안녕하세요.
킴쑤입니다.
저는 독박육아 중 가끔 기분이 좋을 때 외출을 합니다. 보통 미세먼지가 없는 날 아니면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기 전쯤에 둘을 데리고 나가요. 2, 3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냥 집에만 있었어요. 말귀를 알아듣지 못 하는 아이들은 나가기만 하면 양 갈래로 갈라졌죠. 각자의 길을 가서 제가 동시에 관리가 안 되더라구요. 위험하다는 생각에 외출은 아빠 있을 때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부터였나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 용기가 나기 시작했어요. 올해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주민센터에 다니면서 '이제 혼자 아이들이랑 나갈 만 하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밖에 나가면 손을 잡자고 해도 잡지를 않았는데 이제는 먼저 잡아달라고 합니다. 따라오라고 하면 따라오구요. 큰 발전이지요.
저번 주 금요일 남편이 집에 도착하기 1시간 전에 아이들에게 산책하러 나가자고 했습니다. 미세먼지도 없는 날이었어요. 날씨가 정말 좋더라구요. 아이들도 밖에 나가자 하니 신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나간 지 10분이나 됐을까 둘째가 저를 앞질러 뛰어가다가 자기 발에 걸려 반쯤 날았다 떨어졌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넘어진 채로 울었어요. 원래는 혼자 툭툭 털고 잘 일어나거든요. 울지 않구요. 그래서 제가 일으켜주며 괜찮냐고, 걸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걷기 힘들면 병원으로 가자고 얘기했죠. 한 5시 30분 정도였는데 급하게 동네 병원으로 뛰어가면...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자기는 걸을 수 있다며 쩔뚝거리며 걷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하던 산책을 이어갔습니다. 당장 쩔뚝거리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한들 병원이 마치는 시간일 것 같고 발목 접지른 걸로 소아과에 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는 걸을 수 있다고 하면서 자꾸 걸음이 늦었습니다. 아프다는 소리를 안 하니 아픈지도 모르겠고 저는 첫째와 앞서가다가 따라오지 않는 둘째를 기다리느라 몇 번을 멈췄습니다.
그 날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둘째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니 "안 아파."라고 했습니다. 발을 봐도 부은 것 같지 않고 해서 그냥 괜찮은 줄 알았어요. 진짜 아프면 애가 버티지 못할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아프면 아파 죽는다고 뒤집어지고 난릴텐데....그리고 열이 나거나 해서 딱 티가 날 줄 알았죠. 인터넷에 검색해서 얼음찜질을 해줬어요. 잘 때 발을 높게 해두었구요.
다음 날 일어났는데 여전히 절뚝거렸습니다. 아프다고 안 하니까 저는 괜히 절뚝거린다고 생각했습니다.(이런 바보같은 엄마!) 정신적으로 넘어졌다는 생각 때문에 절뚝거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티 내는 거라구요. 그래서 밖에 나가보자 싶어서 토요일에 병원은 가지 않고 동네 나가서 한참 놀다 왔어요. 절뚝거리면서 올챙이를 잡겠다고....
어제도 나갔다 왔어요. 집에서도 한참 발을 절고 다녔어요. 절뚝거리는 둘째를 보며 제가 괜히 저러는 거라고, 똑바로 걸어보라고, 발가락 들지 말고 걸어보라고 다른 사람이 아픈 줄 안다고 얘기했어요!!!!!! 한쪽 발씩 쿵쿵 걸어보라고 얘기했어요............
오늘 아침에도 절뚝거리면 병원에 가보자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진짜 절뚝거리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어제보다 괜찮은데 그냥 둬볼까 생각했습니다. 혼자 데리고 나갈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해져오더라구요. 근데 오늘 다들, 제 친구들도 그렇고 동서랑 도련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다들 병원에 가보는 게 낫다고 했어요. 가서 이상 없다 소리를 듣고 와야 한다구요. 저도 그런 생각은 들었어요. 애는 자꾸 다리를 절고 다니고.... 정신적으로 그런다는 말을 해봤자 저는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제가 의사도 아닌데 헛소리한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정형외과에 다녀왔어요. 의사 선생님은 둘째를 눕혀보라고 하시더니 부은 발목을 보라 하십니다.
"금요일 오후에 발을 접질렀는데요.... 부은 것 같지도 않고 해서 병원에 안 갔거든요. 얼음찜질은 해줬구요....."
라고 말했는데 둘째 다리를 보니 많이 부었더라구요. 아니 그러니까요. 발목이 부어있었어요! 복숭아뼈가 두꺼워져 있구요. 애를 엎드려보니 발목이 딱 젖혀지지 않더라구요... 저는 한 번도 정형외과에 진료를 받은 적이 없어서.... 전혀 몰랐어요. 엑스레이를 찍고 보니 인대가 늘어났다 하십니다. 그냥 방치해두면 안 될 일이라 하시구요. 병원에 오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아무 이상 없다는 소리만 듣고 오려고 했는데 반깁스까지 하고 왔어요.
반깁스 한 둘째, 그냥 따라다니는 첫 째가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독서실에서 공부 중인 친구를 어쩔 수 없이 소환했습니다. 친구 덕분에 쌍둥이들도 이모 왔다고 즐거워하고 시간을 잘 보낸 다음 남편과 함께 집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난 주말 둘째가 왜 그렇게 짜증을 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팠으니까 그랬겠죠. 그것도 모르고... 병원에 데려간다고 할까 봐 그래서 아프다고 말하지 않은 것을 몰랐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너 어디가 아프니?" 물어봐도 대답이 없는 아이니까요. 아니 심지어 어쩌다 발이 아프다고 발을 가리키며 아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접질렸으니 당연히 아플 수 밖에.' 라고 생각하며 넘겼습니다. 절뚝거리니까 좀 아픈 거겠지 하며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아니 아빠한테 그렇게 배워서 그런지 몰라도 혼자 해결하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고집이 셉니다. 오늘도 친구에게 똥고집이라는 소리를 들었지요. 남편은 어머님을 불러 같이 병원에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어머님도 일하시는데요. 잠깐 불러 병원에 아이들 데리고 다녀오면 되니까 그러면 좋겠다고 했는데, 제가 죽어도 그렇게 안 한다고 했어요. 어머님 일에 방해도 되고.... 어머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죄송하기도 해요. 첫째를 맡겨 놓고 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왠지 둘이 떼어놓기도 그렇고...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ㅠㅠ) 이런 일은 한 두 번 있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제가 좀 해볼 만 하니까 더 혼자 어떻게 해보려고 용을 씁니다. 그게 옆에서 보기에는 무식하기도 하고 무리한 행동이기도 하죠. 그래도 저는 오늘 잘 해냈고, 택시를 타고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국에서 약을 탔는데 큰 알약을 줍니다. 남편이 빻아 가루약으로 만들어서 아이에게 약을 먹였습니다. 둘째는 잠자기 전에 붕대를 벗자고 했더니 그러지 않겠다고 "오지마!" 소리쳤습니다. 붕대가 벗져진 후 둘째는 숨이 넘어가게 발버둥 치며 울었습니다. 의아하더군요. 답답해서 벗고 싶어 할 줄 알았는데 정반대의 반응이었습니다. 그 붕대가 벗겨지면 안될 것처럼 울면서 난리를 치더라구요.
......못 먹는 스트레스에 육아 스트레스는 덤입니다. 스트레스받지 않으면서 다이어트 하려고 했는데, 저녁에 배부르게 먹지 못하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그것도 겨우 버티는데 육아 스트레스는 더 괴롭습니다. .....먹지 않으니 스트레스 풀 방법이 없습니다.
목요일에도 병원에 가야하는데..... 또 친구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더 마음이 편해서요. 친구가 둘째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뭐하러 사진 찍냐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했어요. 그런데 집에 와서 친구가 보내 준 아이 사진을 보니 친구가 사진 찍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순간이 힘들어서 그냥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생각에 사진 찍을 정신 따윈 없는데.... 둘째의 지나가 버린 저 시간이 사진으로 남아있어서 고맙습니다. 나중에 깁스 한 적 있다며 사진을 보여줄 수 있겠어요. 저는 한 번도 깁스해본 적이 없거든요. 엄마도 해 본 적 없는 걸 우리 딸은 한 번 해보네요. 얼른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동안 저는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페이소가 되어야 겠습니다.
ㅠㅠ 토닥토닥...
발목이 그렇게 붓도록 얼마나 아팠을까
그 칭얼거림을 다 받아주느라 들어주느라 킴쑤는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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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견뎌낸 것 같아요 흑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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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네요
저희집 꼬맹이도 새끼손가락 금갔는데 괜찮다그래서
모르고 있다 담날 병원갔네요.... 금방 좋아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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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그만하길 다행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그땐 생각지 못했지만 지금와서 보면 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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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김쑤님 많이놀라셨겠어요..ㅠㅠ
저도 5살쯤 혼자 놀다가 계단에서 굴러서 새벽에 응급차 타고 병원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부모님이 그때 심장이 멎을뻔 했다고 하셨던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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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마음이 그런 것 같아요... 막상 병원에서 내버려 두면 안될 일이라고 하면서 부은 발목을 보니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으아....새벽에 응급차타고 병원갈 정도면 저도 심장이 멎어버릴지 모르겠어요 ㅠ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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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궁... 오늘이라도 병원에 데리고 가길 잘하셨네요.
아이들은 절대로 넘어지면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답니다.
"네가 뛰다 다친 거잖아."하는 핀잔을 들을까봐 그러는 거 같아요.
아무튼 깁스한 모습도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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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길이 남을 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핀잔 듣고 싶지 않은 마음을 알게 됐어요. 어리다고 그런 마음을 모를 거라고 판단했는데 그건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이었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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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이 다칠때의 기분은 모두 알고 있죠.. ㅠ
아이도 킴수님도 많이 놀랐겠네요.
얼른 나아지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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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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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에...
아이까지 다쳐 어쩐디야..
곱으로 힘들텐데..!!!!!
쑤가 키 크고 힘도 쎄니 다행이긴 하지만~ㅋㅋㅋㅋ
그래도 낼은 호국영령님들 덕분에
휴일이니 그걸로라도 위안 삼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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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힛....정말 독박육아는~ 힘겹습니다...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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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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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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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놀라셨겠어요..
아플텐데 씩씩하게 찍은 사진을 보니 대견해요
한동안은 아이의 페르소가 되주셔야 겠네요..
저도 마음속 페르소가 되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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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맙습니다ㅠㅠ 덕분에 잘 나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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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재생능력이 뛰어나니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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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두 한달이나 걸렸따구요 흐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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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다치지않고 건강하게 자랏으면 ㅎㅎ..!
쑤님 잘 지내시죠!? 앞으로 자주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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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이렇게 찾아와주셨는데!!!!!!! 제가 안 왔군요 ㅠㅠ
이럴수가....자주 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괜찮으신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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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대를 다쳐봐서 아는데 통증이 심해요.
둘째가 병원에 가기 싫어서 참은것 같아요.
저녁에 잘때 붕대 풀어주면 안되는걸로 알고 있어요.
고정이 되어야 한다고 해요.
둘째가 씩씩하고 이쁘네요.
엄마가 여러가지로 힘들어서 걱정이네요.
열심히 잘하고 있어요 킴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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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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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누구 신가요
다시만나 진짜 진짜 반가워요~ 킴쑤^^
재돌님도 포스팅이 안보여서 궁금했어요.
둥이들도 모두 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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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놀러왔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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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없는 사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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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다녀갑니다!! 얼른 돌아와 주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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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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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킴쑤 언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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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옵니데이~~~애가 낫고나니 제게 지독한 감기가 왔어유ㅠㅠ 감기 떨구고 오께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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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빨리 나으셔요 킴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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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넘의 감기 아직도 안 떨어졌나요?!
아주 혼쭐을 내줘야 겠어요!!!
얼렁 돌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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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주 넘게 스팀잇을 쉬었는데...^^;
독감으로 고생하고 계시군요.
저는 곧 컴백할려구요~ 킴쑤님도 어여 나오세요~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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