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9월 통계자료…30대 매입 비중 32% 월간 최대, 마용성ㆍ송파구 등 몰려
30대 ‘강남 로또’ 청약시장에서 소외, 정부 ‘수상한 뭉칫돈’ 집중 단속 나서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입자 가운데 30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0대의 강세는 마·용·성과 송파구 등에서 두드러졌다. 사진은 용산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저금리 기조와 공급부족 우려 속에 서울 아파트값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체 연령대 중 30대의 매입 추세가 최근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송파구 등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에서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강남 로또 아파트’ 등 청약시장에서 소외된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주택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2273건으로 나타났다. 전월(2608건)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월 30.3%에서 지난달 32%까지 올랐다. 올해 1월 연령대별 매입 통계를 공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아파트 구매자 3명 중 1명이 30대인 셈이다. 1월부터 6월까지 30대의 매입 비중은 23~27% 수준에 머무른 바 있다.
9월 전국의 아파트 매입건수는 4만3979건으로 이 가운데 30대가 1만913건(24.8%)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 지역만 유독 이들 연령대의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와 6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각각 18.4%, 10.6%로 연초 대비(21.9%, 12.4%) 줄어든 모습이다.
구별로 보면 강남·서초·양천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30대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달 성동구 아파트의 30대 매입건수는 151건으로 전체 378건 중 39.9%에 달했고, 마포구(37.8%)와 동작구(36.2%)의 비중도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이어 용산구(34%), 강동구(32.1%), 송파구(32%) 등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에서도 30대가 1위를 차지했다. 송파구의 경우 지난 8월까지만 해도 40대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9월 들어 순위가 바뀌었다.
통상적으로 30대는 신혼부부가 많고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층이 두텁다. 연초 거래절벽이 두드러졌을 때는 서울에서 집을 사지 않고 있다가 최근 반등세가 뚜렷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주택 구매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4050세대보다 청약가점이 낮아 분양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도 30대가 시장으로 직접 뛰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5월부터 예비 당첨자 선정 비율이 전체 분양물량의 80%에서 500%로 확대돼 30대가 무순위에서도 분양받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분양 당첨자 연령 현황’을 보면 지난 8월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정책 발표 이후 공급된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와 역삼동 ‘센트럴 아이파크’의 30대 당첨자는 각각 5명(4%), 6명(4%)에 그쳤다. 반면 당첨자 90% 가량은 40대와 50대가 차지했다. 이들 단지는 인근 시세 대비 5억원 이상 분양가가 차이가 나며 소위 ‘강남 로또 아파트’로 꼽혀온 곳이다.
여기에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감안하면 같은 나이대에서 양극화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7일 실거래가 고강도 합동조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모·가족으로부터 들어온 뭉칫돈과 관련해 수상한 흐름이 있는 지 자금 출처를 면밀하게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국토부가 이상거래의 사례로 제시한 14건 중 6건이 30대의 매입 계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