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워커 이야기] 바이크타는 개발자, 애월조단!

in kr •  7 years ago 

Dae_hyun Kim / 김대현



대현 님을 알게 된 것은, 2016년 ‘따로또같이’ 모임에서였다. 애월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아주 멋진 바이크와 헬멧을 쓴 개발자 한 분이 입장하였다. 대현 님은 바이크를 타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계셨고 조회 수가 많은 인기인이었다. 그 뒤로도 종종 모임에서 대현 님을 뵐 수 있었고, 불편함을 느끼면 직접 만들어 버리는 개발자로 기억되었다. 대현 님은 때때로 J-Space에서 일을 하셨는데,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다른 멤버들도 모이게 되었다. 개발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 이야기도 나눈다. 그리고 대현님은 센터에 아시는 분이 은근 많았다. 종종 체류 지원프로그램으로 육지에서 내려와 있는 개발자분들도 대현 님과 구면이라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대현 님 계실 적에 맞춰서 J-Space에 방문하는 개발자분들도 계셨다.

나는 이런 어마어마한 분을 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그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아서 그와 나눈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인터뷰했다.


바이크타는 개발자, 애월조단!

Date 20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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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제주에 사는 프리랜서 개발자입니다. 웹 개발을 주 업무로 하고 있고, 수도권에서 일을 받아 제주에서 원격근무로 일을 하고 있어요. 라이딩이 취미라서 바이크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최근에는 J-Space에 출퇴근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프리랜서 개발자입니다.

설명해 드리기가 참 어려운데, 우선 저는 Back-end 개발자입니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그 프로젝트 안에 들어가는 개발자들이 쓰는 Component를 만들어요. 예를 들어서, 어떤 프로젝트가 있는데 거기서 메일을 주고받아야 한다면 메일 서버를 만들기도 하고요. 아니면 업무용 메신저 시스템을 써야 한다고 하면,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서버를 만들기도 하고요. 또, UI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툴이 있는데, 그 툴을 Cloud 버전으로 만들고 있어요. 모두 서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업무 형태는 프리랜서고 외주 용역 계약으로 일하는데요. 보통 1년에서 6개월 단위로 계약하죠. 지금 A회사와 2년 정도 함께하고 있고, B회사와 3개월 되었네요. 건 단위로 일을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연결되는 건 아니고, 대체로 원래 알던 사람들을 통해서 단기 계약을 하죠.

제주 라이더, 애월조단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전, 다니던 회사(다음커뮤니케이션)의 본사가 제주에 있었어요. 제주에 이전을 쉽게 할 수 있는 지원 제도가 있었죠. 예를 들면, 언제든지 원하면 팀에서 이동하지 않고도 제주 이전이 된다거나, 길진 않지만 정착할 수 있을 정도로 주거 지원도 해줬어요. 회사가 워낙 좋고, 당시 알던 사람들도 많이 내려와서 저 또한 부담 없이 제주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에서 살고 있던 집 전세계약도 끝나가고 있었던 터라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차에, 회사에서 제주로 이전하는 제안이 있었어요. 1년 정도만 있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내려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심지어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고도 계속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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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엔 아이가 없었을 때라서, 아내랑 함께 내려왔었고요. 5년 넘고 6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지금은 4살 딸아이가 있어서 집에서는 일을 안 하고, 보통은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곳에서 일해요. 쉬는 날에는 딸아이와 함께 바다에 주로 나가서 놀아요. 서울처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이 많지는 않지만, 제주는 자연환경이 너무 좋아서 아이와 함께하는 야외활동은 최고라고 생각해요.

제주에 올 때, 서울에서 타는 오토바이를 갖고 내려왔어요. 바이크에 짐을 싣고 배 타고 내려서 회사까지 바로 출근을 했었어요. 출근하는데 제주항에서 회사까지 너무 라이딩하기 좋은 거에요. 어쩌면 제주에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서 왔나 보구나 싶을 정도로 타기 좋았어요. 서울에서도 늘 타고 다녔지만, 제주가 훨씬 더 쾌적했어요. 서울에선 타더라도 늘 차들 틈에서 달려야 했는데, 제주는 그에 비교해 쾌적한 환경인 것 같아요. 경치도 너무 멋지고, 나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에 찍어서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게 유튜브 채널이었죠. 처음에는 경치만 올리다가 나중에는 안전하게 타는 방법에 대한 설명으로 올리다 보니 의외로 흥하게 되어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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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영상 대표작 : youtu.be/7ufqNaVnXVk

미디엄 이라는 채널에는 개발 관련한 글을 주로 올리는 데, 처음에는 심심해서 올렸어요. 회사 그만두고 프리랜서 하니까 업무적인 개발 관련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글이나 동영상으로 개발 관련 글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저 스스로가 알려지는 면도 있고, 제가 공부되는 것도 있고 좋았어요. 신기한 건 조회 수에 비해 의견을 남겨주시는 (댓글)분들은 거의 없더라고요. 오토바이 글은 대충 올려도 조회 수나 댓글은 좋은데, 개발 관련은 댓글이 인색한 것 같아요. 제가 재미있게 쓰지 못한 것 같기도 하지만요.

새로운 개발자와 소통하는 면에선 꽝인데, 기존에 알던 분들이랑은 피드백이 오죠. 가끔 “대현님이 올린 글을 봤어요!”라고 인사를 주시면 J-Space에서 이야기할 꼭지가 되는 부분이죠. 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채널로는 성공한 것 같아요. 제가 여러 가지의 글들을 올려두면, 그중에 하나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평소에 글 쓰는 것을 되게 싫어하는데, 최근에 많이 좋아진 거 같아요. 예전에 비해서 싫어하는 정도도 덜해졌고, 올리고 나면 재미도 있고요. 작은 피드백이라도 저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되니까 그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한글코딩 관련 글 : medium.com/@hatemogi
*한글코딩 사업아이디어 피칭 글 : goo.gl/DD8RzT


노마드의 업무패턴

최근에는 나름대로 규칙적인 생활방식을 만들었어요. 카페와 같은 일할 수 있는 곳을 몇 군데 정해놓고 다니거든요. 그때그때 다르긴 한데, 아무래도 정해진 공간이 없어 선택권이 다양해지면 뭘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선택하는 게 오히려 더 귀찮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가는 공간도 정해놓고 가는 게 훨씬 편하더라고요. 이따금 멀리 나가서 하는 것도 좋은데 매일 그렇게 하는 건 힘든 것 같아요.

일하는 시간대가 자유로운 것은 프리랜서를 처음 시작할 적에는 좋았어요. 내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일과 삶의 시간 분배를 특권처럼 누렸는데, 이것도 몇 개월 지나니 별로 좋진 않은 것 같았어요. 처음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일을 많이 하고, 안 되는 시간에는 노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것은 단기적인 생각이었어요.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직장인들처럼 출퇴근하는 것이 좋았죠. 나름대로 시간을 정해서 말이에요.

장점은 여유롭다는 거죠. 출퇴근 시간이 서울대비 훨씬 적으니까요. 경치가 워낙 좋아서 여유롭게 일하는 것도 좋고요. 단점은 혼자 떨어져 일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 멤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은 제가 직접 서울에 올라가야 하죠. 프리랜서라서 그런지 회사에서 근무하시는 프로젝트 팀이랑 같은 팀원의 개념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외주로 맡겨진 일하는 사람의 느낌이 강하게 들죠. 그런 부분은 은근 외로운 일이랍니다.


프로젝트 팀원과의 네트워킹

프로젝트는 아예 업무용 툴이 있어서 그것을 쓰거나 메신저를 주로 사용합니다. 회사에서 직접 만든 툴을 써서 진행도 하고 회의도 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용인데 외부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지요. 온라인, 리모트 워커, 현실적으로 장단점은 다 있고 만회할 방법들이 있어요.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만큼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요.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비교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중간이 딱 좋은 것 같습니다. 3일은 모여서 하고 2일을 따로 하는 식으로 말이죠. 팀원들과 모여서 할 때도 있고, 따로 할 때도 있는 방식을 병행하는 거죠. 실제로 그런 회사들이 있어요.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곳(집이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사무실 안에 있을 때도 몇 명은 사무실 밖이고 몇몇은 사무실 안에서 행아웃 등으로 회의를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일주일에 한 번은 같은 공간에 모두 모여서 일을 하기도 하고요.


개발자들을 위한 서비스

지금은 우연히 연결된 프로젝트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상적으로는 밖에서 받은 프로젝트의 비율을 줄이고 제가 하는 프로젝트로 수익을 내는 것이 관건이겠으나....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죠. 제가 잘 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도 있는 프로젝트였으면 좋을 것 같거든요.

저는 개발자 대상의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개발자 한정으로 쓰는 것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을 짤 때 소스코드를 관리해요. 소스 코드는 일반 사람들이 볼 일은 전혀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관리해주는 툴을 쓰고 있어요. 한글코딩도 비슷한 주제 중 하나고요. 개발하시는 분들이 좀 더 나은 환경으로 편하게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한글코딩 페이지 : 한글코딩.org
*스타웍스 : 스타벅스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한 EO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주는 MacOS용 앱 개발. 스타웍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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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book 의 네번째 연재작은 제주도에서 만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마드 워커 이야기> 입니다.
전자책에서는 스팀잇에 연재되지 않은 인터뷰 뒷이야기들이 실려있답니다.

<노마드 워커 이야기> 전자책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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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개발자..
부럽네요 ㅎㅎ
재택근무 ㅎㅎ
유튜브도 한번 구경가야겠어요 ~ 제주도 삶을 동경하는 1인!

대단한 능력자분이시네요 ㅎㅎㅎㅎ back-end 개발자라는 말도 이 인터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 코딩의 세계는 아직 낯설기만 한데, 개발자들을 위한 상위의 코딩이 있다니 신기합니다 ㅎㅎㅎㅎ

어떤 분야든 처음 접하면 낯설 수 있죠. :)

인터뷰 속의 주인공분은 지금은 제주를 떠나 서울로 가셨어요. ㅎㅎ

멋진 삶입니다 !!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