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from @inhigh
전에 말씀드렸듯, 군부대 내에는 한 달에 한번씩 발간되는 잡지가 있습니다. 이 잡지는 매 달 주제를 주고 글을 모집하는데, 이번 달 주제는 「다짐」이어서 그 주제로 적은 글을 한번 올려보고자 합니다.
2014년도. 지금까지도 나에게 있어서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해는 아니다. 3년이나 지났음에도 가끔은 그 당시 내 모습을 떠올리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당시 내가 했던 하나의 다짐 덕분에 지나간 아쉬움 정도로 남아있는 것 같다.
1996년생인 나는 2014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나는 공부를 그럭저럭 잘 하는 편에 속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내 성적은 내신점수보다 모의고사 점수가 좀 더 높았기 때문에, 고등학교 3학년 내내 수능을 목표로 하고 공부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른 친구들처럼 공부를 미친 듯이 하지는 못한 것 같다. 사실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안 한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보드게임에 빠진 게 컸고, 그 외에도 당시 카카오라는 기업에서 이름을 내걸고 많은 게임을 만든 시기라 공부할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도 했었다. 자연히 성적은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부모님과 선생님은 성적으로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다음엔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오히려 그래서였을까. 성적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성적표의 %가 조금씩 떨어지는 게 보일 뿐 대학 진학에 대해서는 당장 보이는 지표가 없으니 성적이 떨어져도 크게 실망을 하거나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학교 수업만 듣는 수준으로 바뀌었고, 나중에는 학교 수업마저도 잘 듣지 않았다.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결국 그런 것들이 쌓여 눈에 보이는 결과로 드러난 것은 수학능력시업에서였다. 수능이 종료됨에 따라 나오는 예상 등급 커트라인과 예상 대학 합격점수 등을 바라보니, 처음 확인한 날에는 멍하니 하루를 보냈고, 날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게 구체화되자 식은땀이 흘렀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다. 성적표가 나온 날에는 보고 싶지도 믿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현실이었다. 그동안의 하락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 바로 전 모의고사보다도 20% 정도의 백분위 하락세를 보였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나 또한 큰 충격에 빠졌다.
딱 3년 전 이맘때쯤이었다. 대학 지원일이 다가오면서 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성적에 맞게하도 대학에 진학할지, 혹은 1년더 공부를 해서 더 좋은 성적을 노려야 할지라는 선택지를 두고서. 주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결국 결정해야 하는 것은 나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이 성적 그대로라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애초에 스스로 1년씩이나 더 공부를 할 자신이 없었다. 친구들이 다 대학교에서 자유를 누리는 동안 공부하면서 느끼는 그 상대적 박탈감도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 다만 스스로에게 한 가지 다짐을 했다. 다른 길을 포기하는 대신 그것에 대해 아쉬워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렇개 지금 내가 다니는 대학에 합격했고, 진학 이후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괜찮은 학점을 따기도 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봐도 그 당시 내 결정에 아쉬움이 아예 남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선택하면서 후회하지 않자고 다짐을 했기에 대학생활 내내 만족하면서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또 다른 것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그런 선택을 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것 또한 굉장히 많았다. 3년 전 나의 선택과 다짐이 있었기에 나는 지금 3년 전 과거를 후회가 아닌 추억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여담이지만, 지난 달에 제가 쓴 글이 실린 잡지가 오늘 도착했었네요 ㅎㅎ
Good I lik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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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원하던 대학이 아니더라도 그 대학에 가서 오히려 열심히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딜 가든 얻는건 분명 있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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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행히도 대학가선 정말 열심히 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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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학 가서 놀다가 망했죠
쓴맛은 일찍 볼 수록 좋은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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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오히려 이렇게 한번 망해서 더 열심히 했을수도 있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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