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알던 사람이 던진 말이 있었다.
차 안에서는 조용한 발라드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내게 슬픈 노래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한 때는 좋아했지만,
지금은 밝은 노래만 듣는다고 대답했다.
...잠깐의 정적 뒤 그가 말했다.
이 정도 나이가 되고보니 슬픈 발라드를 잘 듣게 되더라.
어느덧 가사에 정말로 공감하고, 인생에는 슬픔도 정말로 남았다고.
나는 슬픔에 빠지기 싫어 고개를 돌렸다.
내 인생에는 밝은 날만 지속되어야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날들이다.
모자란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이 겪을 감정들을 이제서야 겪는걸까?
02년에 들었던 '슬픈 혼잣말'을 다시 찾아 듣는다.
어쩌면 뮤비 속 임창정 같은 내 삼류 이야기가, 누군가의 아픔 또한
정말로 공감해줄 수 있는 상처가 되었다고.
정말 노래 가사를 그 자체로 볼수 있는
그정도 이야기 쯤은 되었다고.
룸펜같은 내 꼴이라도, 석양이 보이는 호숫가에 식당 하나 차릴 수 있는
그런 뒷이야기 쯤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임창정이 분한, 뮤비 속 룸펜 청년의 슬픈 사랑이야기.
사실은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든 마음 한 구석에 담고 살아가기에,
우리는 남의 아픔 또한 공감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 잠이루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이 노래를 추천한다.
한때 사랑으로 그 누군가의 곁에 살았던 그대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