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없는 시기엔 하루에 두 번 산책을 가는 편이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매일 오후 3시가 넘어가면 슬슬 산책을 갈 채비를 한다. 상의는 햇볕을 막아줄 가벼운 외투를 하나 걸치고, 하의는 걷기 편한 헐렁한 바지나 면으로 된 레깅스를 입는다. 주로 모자를 쓰는데, 햇볕이 강한 날이면 선글라스도 낀다. 종종 마스크를 깜빡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날 또한 적지 않다.
집 주변 산책로를 주로 걷는데, 그다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의 걸음걸이로 한시간 쯤 걷다보면 대략 4km 정도 된다. 평균 페이스는 13’16”km 정도다. 4월처럼 날이 좋을때면 조금 긴 한시간 반 정도를 걷기도 한다. 중간에 멈춰 나무를 보고 감탄하기도 하고, 포착한 장면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기도 한다.
때때로 벤치가 보이면 앉아 쉬기도 하면서 답장을 하지 못한 문자들을 읽다가 전화통화를 할 때도 있고, 기분전환으로 음악을 듣기도 한다. 느린 걸음으로 생각에 잠겨 걷다보면, 글이 풀리지 않아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해소가 되기 마련이다. 환기된 기분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와 시원한 물로 손, 발을 씻고 나서 책상 앞에 그대로 앉아 마저 글을 쓴다. 통창을 열어두고 머리를 식히며 한창 글을 쓰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다.
저녁 9시-10시즘, 오후 내내 붙잡고 있던 글이 마무리 되면 동료들이 녹음한 곡을 듣거나 작사를 시작한다. 녹화된 지난 연주를 켜 들으며 또 걸을 채비를 한다. 산책을 하기 위해 글을 쓴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아직 충분히 걷지 않은듯한 목마름에 여유가 된다면 몇 번이고 나가 걷고만 싶다. 동시에 앉아 글을 쓰고 싶은 모순적인 마음과도 싸우는 중이다.
이거 뭔지 알 것 같아요. 요새는 항상 충분히 걷는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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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생각 그리고 그를 끌어내려 노트 위에 적는것 요거요거 참 어느거 하나 빠짐없이 다 중요한 일들이라 그런가봐요. ㅎㅎ 공감해주시니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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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글이 안 풀릴 때 걷는 편인데요. "산책을 하기 위해 글을 쓴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문장을 보고, 깜놀했어요. 사실 글 쓰는 건 괴롭지만, 산책하며 아무 생각이나 하는 건 즐거운 일이고, 그 즐거운 경험 덕분에 돌아와 앉아서도 글이 잘 써지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그 약발이 오래 가지 않아 다시 산책을 나서고 싶지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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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제게 풍경을 환기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운동류 중에 가장 가까운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 오랜만에 댓글 달아주셔서 반갑네요. 아직 스팀잇 초기에 만났던 분들이 꽤 남아계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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