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꽃이 되어 찾아온 너희들을 우리는 잊지 않을께...
수요일 삼월삼짇날 세시풍속 행사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만들어 줄 진달래화전에 얹을 진달래를 채취하러 숲에 왔어요.
숲입구에 다다르니 여기저기 노오란 민들레가 반겨줍니다. 그런데 그 꽃을 보니 가슴이 순간 먹먹해져오네요.
4년전 오늘. 지금도 그때의 참사를 떠올리면 너무나 마음이 아파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꽃이 일찍 피었던지라 항상 삼짇날 전에 나무나무마다 진달래꽃 만발하여 이렇게 많은 꽃들 중에 조금만 나눠줄래? 마음으로 전하며 땄었는데 오늘은 거의 다지고 초록빛 새 잎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있었더라구요. 드문드문 핀 진달래꽃을 따려니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나무 한그루에 외로이 홀로 핀 꽃은 막바지까지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습에 차마 따지 못하고 화전에 얹을 몇잎만 겨우 얻어서 내려왔어요.
노오란 개나리꽃도 잎들에게 양보하듯 져가는 모습에 아쉽고 서운했지만 내년 봄이 오면 어김없이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올 것을 알기에 그동안 편히 쉬라고... 그토록 추운 겨울 그 추위를 이겨내고 우리에게 꽃이 되어 찾아와줘서 너무나 고맙다고...비록 꽃은 지고 없지만 초록빛잎이 너희를 기억할 것이고 열매가 되어 너희를 기억할 것이라고...
그리고 씨앗이 될 너희들의 마음을 널리널리 새들이 전해줄꺼야...다람쥐가 전해줄꺼야...우리 모두가 너희를 기억할꺼야...
내년에 다시 만나자.
꽃이 되어 우리에게 다시 올 너희들을 기억할꺼야...
을 추모하며 꽃으로 보내는 편지에 홀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