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 워킹맘의 간호사 이야기] 구졸도 슬퍼. ㅜ.ㅜ

in kr •  7 years ago  (edited)

저번이야기 신졸은 슬퍼( https://steemit.com/kr/@leeja19/t-t ) 는 제가 신졸때 입장에서 쓴글이고.. 

오늘은 그 이후 구졸(?)이 되어 경험하게 되는 일입니다. 

다시 시작한 병동 생활... 

많게는 10살 정도 차이 나는 간호사들과 임상생활을 다시 하려니 쉽진 않더군요.  하지만 마음씨 착한 울 젊은 간호사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에 일을 잘 할수 있었죠.  병동 간호사는 교대 근무이다 보니 그 전 근무자가 일을 제대로 해놓지 않으면 뒷번 근무자는 정말 독박씁니다.  태움의 문화가 어쩔수 없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기인하죠. 앞에 신졸이 제대로 일을 안해놓으면 그 뒷감당은 오로지 내가 해야하니... 눈앞이 캄캄해 지죠.  

저희 병원은 functional 간호를 하고 있던터라 환자 전반적인 상황 인계와 전반적인 컴플레인 처리, 의사 오더 받고 수행 지시하는 것은 '데스크'라하고 윗년차 간호사들이 담당하고, 소위 '액팅'이라고 하는 간호 수행(투약, 정맥주사 주입, 이런저런 간호 처치들..)을 낮은 연차 간호사들이 하게 됩니다. 이렇게 두명이서 병동 내 환자들을 케어하는 시스템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 신졸한명이 들어오게 됩니다. 일 손이 귀한 터라 애기 다루듯 애지 중지 하면서 열심히 가르치고 가르치고.. 절대 태움따윈 없다고 자신합니다. 어떤 집단에도 있듯이 일 잘하는 사람과 일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죠.   헌데 이 신졸이 일은 엄청 열심히는 하는데.... 한달이 되도 일의 속도나.. 환자 대하는 태도나.. 사회성이나... 암튼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질 않는게 문제였죠. 그리고 한 소리 들은 날이면 카톡 아이디에 욕도 적어놓고...  한달이 되니 가르쳐 주던 제 밑에 연차 선생님들도 지치기 시작하더라구요. 한달을 가르쳤는데 같은 실수를 늘 반복하니... 환자들은 그 간호사 절대 자기한테 오지 않게 해달라고 컴플레인하고... 

보통 저희 병원같이 작은 병원은 일주일 정도 트레이닝 시키고 바로 혼자 투입시킵니다. (일주일도 안해주는 병원도 있지만요.) 자잘한 실수 윗년차가 커버해가며 큰 실수도 커버해가며... 신졸이라 그렇다며 환자들 보호자들에게 사과해가며 이해좀 해달라고 부탁해가며... 그런데... 이 신졸은 가면 갈 수록 커버가 되는 수준이 아니라서... 다 적으면 아마 읽는 분들 충격받으실듯해서 못적겠네요. 

병동 쌤들과 함께 간호부장과 함께 이 신졸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를 했죠. 신졸의 실수 커버때문에 병동 간호사들이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안그래도 일하는 사람 숫자가 적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데 신졸 가르친다고 한명을 계속 더 붙여놓으니 더 쉴수가 없다.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맘 약한 병동 선생님들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하니..(엄청 열심히 합니다. 그날 실수한것들 다 A4지에 적어서 관련된 공부들 빡빡하게 적고 그 공책을 열심히 들고 다녀요.. 그정도로 하면 외울텐데... 같은 실수 무한반복... ㅠㅠ) 좀만 더 지켜보자... 하지만 혼자 일하게는 못하겠다. 한명더 따라 붙여서 조금만 더 해보자.. 라고 결론을 내렸죠. 혼자 놔뒀다간 정말 누군갈 죽일수도 있을거 같아서요.. ㅡㅡ;;

 그래서 간호부장님이 그 신졸을 불러 상담을 했더랬죠.. 근데 하는말이.. 자신은 혼자 할 수 있는데 병동 선생님들이 자길 못믿는거 같다고.. 자길 따돌리는것 같다는 말을 했다네요.. 

아......... 거기서 저희 병동 쌤들 다 돌았죠. 전 봐주지 말고 그냥 그만두게 하는게 그 신졸한테도 빨리 자기 길 찾고.. 우리는 안그래도 사람없어서 일주일에 두번씩 쉬어야하는거 한번 쉴때도 있고 못쉴때도 있고하는데 그냥 빨리 보내고 새로운 사람을 찾는게 좋다. 라고 주장하던 터라.. 그럼 도와주지 말고 듀티에 할일 혼자 하게 해보도록 하자. 하고 하루를 지켜봤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시간맞춰 약도 못돌려...  정맥 주사하려다가 두번 실패하고 환자가 다른 간호사 불러오라했더니 환자 한테 혈관이 안좋다그러고 움직여서 그렇다며 환자 한테 화를 내고 나와선  간호사실로 와서 뒤에서 봐주는 다른 선생님한테 해달라고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그 선생님이 환자 병실로 하러 들어갔는데... 바늘이 그냥 꽂혀있는채로 환자가 앉아 있더랍니다. 보통의 간호사라면 잘 못찔렀으면 사과와함께 환자의 마음을 좀 진정시켜둔뒤 다른 잘하는 간호사 불러오겠다고 하고 꽂았던 바늘은 빼고 지혈을 하고 나와서 다른 간호사들한테 부탁을 하죠..   뒤에 들어간 선생님이 미안하다고 수십번 사과하고 다시 제대로 해놓고 나와서 신졸에게 한소리 했더니... 그날 그만두고 나갔습니다. 

아.. 구졸도 슬픕니다. 정말 이상하게 사람을 태우는 사람도 있지만 이상하게 일해서 동료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다보니 신졸이나 구졸이나 슬프네요.

(사진 출처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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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리 들었다고 카톡 아이디에 욕까지 ㅜㅜ

그리고 바늘을 꽂아놓고 나오다니 정말 너무하네요 ㅜㅜ

리자님 간호사셨군요~~ 백의의 천사~~^^

그리고 사진 출처 1호 ㅎㅎㅎ 첫째 얼굴은 안 보이지만 너무 예뻐요~~

살다 살다 그런 신졸은 첨 봤네요. 그 신졸도 부디 제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넘 오지랖인가요?? ^^;;;

아마 그 신졸도 적성에 맞는 직업이 있겠죠? 제발...

아.. 저도 제발... 다른병원 안가고 그냥 다른 일 했으면 좋겠네요.

저도 대학생 때 친한 누나가 간호사였는데, 교대근무로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남매의 워킹맘 간호사라는 그 제목만으로도 치열한 삶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늘 건강한 기운으로 힘차게 가즈앗!! 하시기 바랍니다~~

오남매의 워킹맘 간호사 정말 대단하세요!!

ㅎㅎ 가즈앗!! 남편때문에 알게됬는데... 재미있네요.

아~ 진짜 간호사는 많이 뽑아야되는데 인력풀이 너무 적어요...

  ·  7 years ago (edited)

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1월 20일에 간호사들 시위하러 갑니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좀 제한 하자구요. 그리고 인력들은 넘쳐나는데 너무 근무 환경이 안좋다 보니 다 그만두고 딴거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ㅠㅠ

맞아요!!! 시위응원합니다!!!

간호사 셨군요! 정말 멋지세요! +_+ 오랜만에 다시 일하려면 정말 적응하기 힘들텐데. 힘내세요! 화이팅!

조금 적응 했다싶었는데 출산하러 다시 집에 들어왔네요.. 다시 출근하면 또 적응 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ㅠㅠ

글 잘봤습니다!! 팔로우했습니다~ 맞팔부탁드려요 ^O^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