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맘 간호사이야기] 슬픈 현실.

in kr •  7 years ago  (edited)

간호사 이야기란 주제로 글을 쓰려니 머리도 복잡 마음도 복잡하다.  이대 목동 신생아실 이야기.. 간호조무사를 의료인력에 넣어서 안그래도 많은 간호사 1명당 많은 환자수를 더 늘리겠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그러다 의료 사고 나면 간호사 책임지워서 자르고 말려고?), 소위 보호자 없는 병동을 늘리겠다는데... 실상은 알고나 늘리겠다하는건지...

하고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은데.. 정리도 잘 안되고, 감정은 북받쳐오르고, 짜증도 나고, 이런 이야길해도 괜찮을까, 너무 내 입장에서만 쓰는게 아닐까, 나만 이런걸 경험했던건 아닌가, 란 생각들로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간호사한다고 하면 취직 잘되겠네~ 돈 잘벌겠네~ 돈 버는 만큼 일하는거지~ 라고들 한다. 

취직? 정말 잘된다. 왜냐? 병원은 많아지고 일하던 사람들은 그만두고 빈자리가 너무도 많으니깐...해마다 신졸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와도 그것 못지않게 그만두는 숫자가 많으니.. 간호사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중에 두명 중 한명은 병원에서 일을 안하고 있다는 통계를 보았다.  우리병원도 들어오면 나가고 들어오면 나가고... 상시 모집중이다. 

돈? 서울에 있는 Big 5 병원이나 대도시 큰 국립대학 병원정도 되면 어느 정돈 버는것 같다. 하지만 병원이 어디 그곳뿐인가? 나머지 병원들은 3교대하고도 200정도 겨우 버는 곳이 허다하다. 외래간호산 주 6일 근무에  200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 난 우리가 이 정도 받는 걸 돈 많이 받는다고 생각들한다면 대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적게 받고 사는건가 궁금했었다. 근데 얼마전 고졸 신입경리가 주 5일 일하고 180을 받는단 말을 듣고 차라리 경리나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내가 근무하는 병원은 작은 병원이라 3교대 한달에 나이트 13개를 하고 쉬지 못한 오프수당(일주일에 1번정도 쉬는 꼴) 받아도 300을 못받는다. 그런데 이 병원 면접볼때 들었던 말 바로 옆에 있는 대학 병원보다 많이 줄꺼란다. 이래저래 들어보니 그 대학병원은 대구에서 월급 적게 주기로 유명한 곳. 요즘 기사에도 떳던 곳.. 수당도 다 안챙겨줘서 난리났단 소문이 들리는 곳이다. 

임신하고있을때 라운딩을 돌면, 다들 묻는다 "첫째? 둘째?" 그래서 "다섯째입니다~" 라고 말하면 다들 놀라면서 "힘들겠네.. 그래도 병원일 하면 돈 많이 받지?"란다. 내 월급을 까자니 부끄러워 "많이 못받아요." 라고 말하면 "많이 못받으면 300??"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대답 대신 고개를 저으며 그저 웃지요...

나이트 안하고 300 받으면 정말 기분 좋게 병원에 충성을 다 할지도.... 난 연차도 좀 되는데...

너무 돈 이야기만 했나? 그래도 어쩔건가.. 적어도 일 한 만큼은 돈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 못받으니.. 

돈 적게 주면 일은 편한가? 개뿔. 

안전한가? 개뿔. 간호연대 단톡방에서 결핵환자있는 병실에 N95 마스크를 안줘서 수술용마스크를 여러겹 끼고 들어갔단 말을 들었다. 결핵은 공기 감염이라 N95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 메르스때 썼던 한번끼면 숨쉬기 힘든 마스크...  아무리 수술용 마스크를 겹겹이 착용한들 옮을 가능성 100%. 그런데 그 마스크가 비싸단 이유로 간호사는 겨우 내줄 정도고 간호학생들은 주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 이야길 한 본인은 검진했더니 잠복결핵으로 나왔단다.  아.. 이게 무슨 정말 개떡같은 경운지...  그런데 잠복결핵은 전염이 되질 않으니 근무 쉴  필요가 없다고 계속 일하고 있단 말..  산재도 적용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간호사의 열악한 환경을 나열하자면 아직 멀었다. 지금까지 말한건 조족지혈일뿐.

이렇게 된대는 간호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간호사들이 노력하지 않은 이유도 큰 것 같다. 

간호협회라고는 있지만 그냥 우리나라 국회의원들같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어 기대를 할 수 없는...

그래서 간호연대라고 작년에 간호대학생과 간호사들이 연합해서 단체를 만들었다고 하길래 그곳에 후원금으로 어제한 시위에 동참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엔 창대해져 간호사들의 처우가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란다.


-------- 덧글입니다---------------------

1월 20일에 있었던 집회 기사입니다. 

http://m.kukinews.com/m/m_article.html?no=51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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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 하면서도 그 만큼의 돈을 못받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일 한 만큼 벌 수 있기를,
사회의 격차가 줄어들기를 기대해봅니다.

나라 사는거에 비해서 한국이 좀 심한거 같아요. 일한 만큼 벌면 참 행복할거 같아요.

제주위에도 간호사분들이 많으셔서 너무나 공감가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교대근무를 해보았기에 얼마나 힘든지 잘알아요. 그뿐인가요. 간호사친구들 말들으면 나이트뛰고 바로 퇴근이 아니고 인수인계하다보면 3-4시간이 훌쩍간다고하더군요.
그치만 힘내세요 @leeja19 님은 너무나도 소중한분이세요 @leeja19님이 계셔서 많은환자들이 안전하게 오늘도 케어받으니까요!
외국에서 친정엄마 없이 아기낳는데 첫애라 어찌나 무섭고 겁나던지요 그때 제손 잡아주던 필리핀간호사가 아직도 너무 기억나네요!!

그죠 인계하고도 할일이 산더미라 칼퇴가 불가능하죠. 그나마 지금 전 연차라도 좀 있어 좀더 일찍 퇴근 가능하지만 저 신졸땐... 이브닝 인계후 12시 넘어서 끝난적도 허다했죠.
저희가 소중한 존재라고 알아주시는분들이 있어 넘 다행이지만 병원 윗분들은 저흴 일회용 소모품 취급들을 종종 하셔서 슬프네요.

여기도 물론 힘들겠지만 그래도 고연봉에 대우가 확실히 한국보다 좋아요. 이러니 좋은 인력이 마구 해외로 빠져나가는 거겠죠..

잘알죠. ㅜㅜ 연봉도 연봉이지만 미국은 RN에 대한 인식이 너무 좋잖아요. 미국간호사협횐 확실히 일을 잘하는것같습니다. 우리나란 등산가고 차모임 하기 바쁜 할매들 밖에 없는듯합니다. 자기네들때는 더 안좋았다며... 이정도면 좋아진거 아니냐며.. 요즘 애들 참을성이 없다고 꼰대소리나 하는.....

그러게요 왜그런 말들만 하면서 젊은세대를 압박하는지모르겠습니다!!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잖아요. 너희는 눈이높아서 취업안되는거라고. 정말 눈이높아서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살면서 여기는 닥터들도 간호사 무시안하고 인정해줍니다. 그게 참 좋아보이더라구요. 오셔요 ㅠ 미국으로
아이 5 키우기도 훨씬 재정적으로도 좋으실거예요 연봉이 받쳐주니까요

안그래도 비행기값 모아서 가려구요. 저희집은 비행기 값만 몇백이라.. ㅎㅎ
가도 외국 간호사 잘 스폰 안해줘서 걱정.. 영어 못해 걱정이네요. ^^;;;

병원 시스템 구조가 바껴야됩니다. 병원스텝들이 전부 갈려가는 상황입니다.

옳소!!!!

전문가를 대우하지 않는 현실이 화가 납니다!

저두요!!!!! 화나서 참을수가없어서 생전 안해보던 간호사연대 집회를 후원했습니다. 좀 많이 소극적이긴하지만요.

우리 모두가 같이 바꿔 나가야 할 일입니다. 월급이야 많이 주라 적게 주라 할수 없는 부분이지만 안전은 우리 모두가 같이 목소리을 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게 누구의 일이든 간에...

월급은 둘째치고라도... 안전하게 즐겁게 일할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렇게 일하고 있어도 담당 환자가 좋아지면 뿌듯해하며 좋아라하는 간호사들입니다

  ·  7 years ago (edited)

그래서 큰 힘은 못 되더라도 저도 관심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간호사님들 만나면 더욱 더 따뜻해 지도록 하겠습니다. 응원의 목소리가 필요할때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ㅜㅜ

저도 병원에 입원했을때 간호사들 보면 너무 힘드시겠다 생각했는데 환경이 이리 열악하다니.. 진짜 속상하네요. 간호사들의 처우가 정말 많이 개선되길 바랍니다.

속상하죠. 저희 병동 환자분들도 넘 힘들게 일한다. 고생많다 해주셔요. 일할 환경이 난장판이라도 환자분들땜에 일합니다.. 그게 간호사가 제대로 된 파업한번 못한 이유기도하구요.

  ·  7 years ago (edited)

우리나라 간호사 시스템은 어째서 이렇게 힘들고 가난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1인입니다. 근무 시간을 1/3 줄이던지 급여를 1/3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박근혜님같은 선배님들이 넘쳐나서???라고 탓하고 싶네요.

덕분에 간호사의 현실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ㅠㅠ 그래서 미국으로 나가려는 사람들도 많았던가 봅니다. 힘내시고 적극적으로 주장해 권리 쟁취하시길 빕니다~!!! 힘내시란 의미에서.. 가즈앗!!!

괜히 말도 안통하는곳으로... 인종차별 받는 곳으로.. 배달의문화가 이렇게나 잘되어있는 한국을떠나 미국으로 가려고하는게 아니죠. 가즈앗!!!!!!

맞아요.. 우리나라 좋은 나라... 가즈앗!!! ㅋ

이번에 소방관 여러분에 관한 문제도 그렇고 병원 간호사 문제도 그렇지만 공통점이 최전방에서 일하시는분들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겁니다. 소방관이 뭘 잘못하였는지? 간호사가 뭘 잘못하였는지 근무조건을 맞추어 주지도 않으면서 말단 끝머리에서 일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에 계신분들을 탓으로 돌려 놓습니다. 병원이면 병원장을 구속하면 되고 소방관은 해당건물주를 구속하면 됩니다. 건물주가 누구의 누구다! 그런 말이 나올때 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구조적 문젤 건들자니 윗분들이 너무 많이 걸리니 쉬운 저희들을 치는거겠죠. 자기들도 머리 아프니... ㅜㅜ

그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 겁니다. 쉬운 사람이 있고 어려운 사람이있고 ~~ 세상이 누구때문에 돌아가는지 모르고 이기주의만 가득차서 나만 먹고 살면 된다고 하는 인간들이요.

제가 아는 동생이 예전에 간호사를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힘든 직업인줄 그때야 알았습니다... 3교대 라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건지...

20대엔 그래도 좀 하겠던데... 애낳고 30대후반 되서 하려니 못하겠더라구요... 나이트 하면서 토하는줄 알았네요. ㅡㅠㅡ

제 사촌동생도 이번에 간호사 되는데 걱정이 되네요. 워낙 티비에서도 많이 봤고 힘든게 많이 보여서요. 그래도 힘내세요!

제 사촌 동생도 이번에 취직하는데....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맛 보겠죠. ㅠㅠ

보라매 병원에서 간호사선생님 한 분이 손가락 절단 사고를 겪으셨단 기사 보고 너무 깜짝 놀랐어요..ㅠㅠ 간호사연대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