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이야기] 번호 일기 속 번호 일기

in kr •  6 years ago  (edited)

@dabok

1. 일호와 일호의 단짝 친구(너무 남자같은 성격이어서 여자친구를 못사귈줄 알았던 일호에게 여자 단짝 친구가 생겨서 너무나 좋아하고 있다.)를 데리고 간만에 있는 오프를 맞아 일호가 5세때부터 노래를 불렀던(지금은 8세) 클래비 키즈 파크에 놀러왔다. 아이들이 크니 일일히 안 따라다녀도 되고 나만의 시간을 잠깐씩이라도 가질수 있어 참 좋다. 

2. 오늘 작정하고 노트북을 들고 와서 앉아서 글을 쓰려고 글쓰기 버튼을 눌렀더니...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번호일기가 적혀 있었다. 아마도 지난달에 쓰려다가 다 못쓰고 놔뒀던 모양이다. 

3-1. 14일만의 일기.  대략적으로 10일간격으로 번호일기를 쓰고 있다. 틈틈히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로 연명하고 있긴하나 글쓰는게 쉽지 않다. 그나저나 스팀은 왜 1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걸까.. 분명히 신랑이 노후 대책으로 스팀잇에다 글을 쓰라고 했는데.. 노후대책이 될수 있을까? 스달을 다 스팀으로 바꿔서 파워업을 하면 스파가 뉴비때 꿈에 그리던 1000에 도달할 수 있을것 같다. 그런데 아직 스파가 600대인 이유는 스팀과 스달의 비율이 아직 뭔가 아쉬워서... 이러다 아끼다 똥 되는건 아닌지....

3-2. 신랑의 휴가를 맞춰서 일요일부터 3 off를 신청해서 놀았다. 벌써 내일이면 다시 출근이다. 눈을 한번 감았다 떴을 뿐인데 3일이 지나가버렸다. 사실.. 눈을 한번 감은동안 많은 일을 하긴 했다. 일요일엔 장염으로 몸져 누워있었다. 아, 그래서 시간이 더 짧게 느껴졌구나... 

3-3. 월요일엔 덜 회복된 몸이지만 시간이 너무 아까운 관계로 아이들을 다 보내놓구선 백만년만에 데이트데이를 가졌다. 엄마에게 아이를 맡겨서 좌불안석으로 졸린눈을 비벼가며 심야 영화를 겨우 보던 그런 데이트가 아니라, 당당히 아이들을 보내고, 마치 결혼 전 친구를 만나러 시내로 나가듯,  가벼운(사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휴가 보고를 위해 출근했다가 먼저 시내에 있는 신랑을 만났다. 같이 10년을 산 사람을 만난지라 설레진 않고, 그냥 아이들이 없이 둘이 놀 수 있다는 게 마냥 좋았다. CGV에는 휴가증을 가져오면 할인을 해준다기에 신랑은 휴가증을 발급 받아왔고, 조조로 보는거라 영화표값이 쌀 것이라고 룰루랄라 갔다. 그러나 하필 볼 것이 IMAX관에서 하는 영화라 아무런 할인이 적용이 되지 않은 채 그냥 봤다. 그리곤 팝콘을 사먹었는데 배고파서 맛밤을 하나 추가했더니 영화를 셋이 보는 것과 같은 가격이... ㅎㄷㄷ... 다른 영화를 볼까 잠시 망설였지만 둘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관계로 그냥 보기로 했다. 이렇게 생돈을 다주고 본 영화가 무엇이었냐면... 어벤저스 4. 날 아시는 분들은.. '봤잖아!!' 하실테지만.. 어벤저스는 언제봐도 재미있다. 그리고 그때는 그냥 일반관에서 봐서.... 어쩌다 마블 빠돌이빠순이가 만나 심심하면 마블 영화를 보면서 즐거워한다. 수퍼파워를 가지고 싶어하는 아줌마 아저씨가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일지도...  흔한 데이트 코스가 그렇듯 영화를 봤으니, 밥을 먹고, 시내를 배회했다. 사실 양궁도 해보고 싶고, 만화까페도 가보고싶고 하긴했는데... 안해보던거라... 결국해보지 못하고 흔한 데이트 코스인 커피집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도둑질도 해본사람이 한다고 우리 둘 다 놀아보지 못한 사람들이라... 결국 익숙한 것들만 해보고 말았다. 다음에 또 기회가 온다면 그땐 좀더 색다른걸 꼭 해보리라 다짐해본다.  

3-4. 영화가 끝나고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시던 한 할아버지가 크지 않은 목소리로 외친다. " 세종과 문재인은 하늘이 내린 정치인이요~"  갑자기 당한 일이라 '이게 뭐지?' 하고 있는데 옆에서 신랑이 역시나 크지 않은 목소리로 외친다. "아멘~"  그... 그렇구나....  그 두 분이 하늘이 내렸던 아니던간에 그냥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넘 광범위한가? 적으려면 넘 많기에 생략. 

3-5. 월요일엔 사, 오호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급 화원자연휴양림에 있는 작은 계곡 아닌 계곡으로 갔다. 만만해서 우리가 자주 가는 곳이다. 아직 물놀이 하는 기간이 아니라 그런지 물이 별로 없고 깨끗하지도 않았으나 그냥 놀았다. ......... 여기까지 쓰다 말았나보다.

4. 그렇다. 난 지난달 틈틈히 스팀잇에 들어오려고 간간히 노력은했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한채 8월이 되서야 아이들 이야기로 다시 스팀잇에 돌아오게 되었다. 기억해주시고 반겨주시는 이웃들 덕분에 힘내서 그동안 쟁여놓았던 스달을 스팀으로 바꾸어 파워업을 했다. 뉴비때 꿈꿔왔던 스파 1000을 1년도 안되서 달성했는데... 풀봇을 해도 0.1도 안된다. 슬프다. 얼마전에 봤던 영화에서 cryptocurrency는 망했다는데... 정녕 그렇단 말인가..  그 영화가 틀렸길 바란다.

5. 글을 쓰다 무심코 눈을 들어보니 아이들이 기차를 타고 있다. 이제 커서 혼자서 기차도 타고... 얼른 오호가 8세가 되었음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사실 오호가 5세가 되어 기저귀만 떼어도 짐이 확! 줄어드니 다니긴 참 편할것 같단 생각이 든다. 시간아 얼른 가라~ 

6. 이제 복직한지 3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사직한사람 3명 새로운 사람 4명... 안정적인 병동 분위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대구 카톨릭대 병원이 파업을 하는 바람에 우리 병원으로 환자가 몰려들고 있어 60명 가까이 되는 환자들을 계속 봐야 하는 상황인데 수쌤이 일하는 사람을 듀티별로 안늘려 주시길래.. (몇번 건의를 한지 모른다.) 행정 부장을 찾아갔다. 환자수는 많아지고 믿었던 연차가 높은 선생님도 힘들다고 그만두시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육아휴직 이전부터 같이 일하는 선생님과 마음이 맞아서 급 면담을 신청했던 것이었다. 행정부장은 본인이 얘길 하겠다고 하고 우리는 퇴근을 했는데 갑자기 수쌤한테서 전화가 온다. 애들 픽업하고 있을때라 정신없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지만 뭔가 기분이 쎄~했다. 사실 면담하고 나오면서 기분이 뭔가 찝찝하더라더니.. 아니나 다를까 같이 면담을 갔던 선생님한테도 전화가 왔더란다.  병원장님 만났냐고... 부터 시작해서 자기가 얼마나 편의를 봐주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본인한테 말한마디 없이 그렇게 바로 찾아가냐고 한바탕 퍼부었다는 것이다. 본인말만하고...  아... 우린 행정부장에게 뒤통수를 맞은건가 해서 다신 면담따윈 가지 않겠다 다짐하고 수쌤 달래기에 돌입했다. 말안하고 찾아간건 미안하다. 하지만 넘 답답한 맘에 간거다. 수쌤을 물먹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병동이 안정되었으면 하는마음에 간거다..라는 비슷한 내용의 장문에 문자를 보냈다. 전화를 안받으셨기에...  그러나 읽씹. 그다음날 난 같이 일해야했었는데...  가시방석에 누워있는 것 같은 밤을 보내고 출근을 했다. 수쌤도 모진 성격은 못되서 안좋게 날 대하진 않았다. Day 근무가 끝나고 전날 일에 대해 그날 근무자들을 모아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잘 해보자란 훈화말씀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 뒤로 난 수쌤의 의도 였는지 의도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번의 힘든 근무를 했다는건 안비밀..  직장 생활은 참 쉽지 않다. 요즘은 나나 수쌤이나 아줌마성 치매로 그런일은 뭐 없었다는 듯이 잘 지내고 있다. 

7. 곧 이 키즈 카페를 떠나야할 시간이 오니 오늘 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해야겠다. 눈 앞에서 반짝이는 전구들때문인지... 끊이지 않고 울려퍼지는 동요때문인지.. 온 사방에 널려있는 아이들 때문인지 정신이 멍~하다. 그런데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나랑 비슷하게 멍한 엄마 아빠들이 많다.  특히 나처럼 혼자 애들 데리고 온 엄마 아빠들...  동지애를 느껴본다.

8. 아... 행정부장은 우릴 배신했던게 아닌데 그냥 짐작으로 때려 맞춘 수쌤의 눈치를 감탄했다. 하지만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음모론이 좋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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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데이트 좋으셨겠네요~ 조조영화는 20년은 된 이야기.. 전설의 이야기네요~ 필리핀은 왜 조조영화가 없을까요~~
복직하시고.. 여러 인사이동속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으심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꿋꿋하게 지키세요~~

리자님 오랜만이예요~
여름 재밌게 보내고 계신거죠?^^

미미별님~
여름.. 에어컨 바람쐬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별일 없으시죵?? ㅎㅎ 놀러갈게용

아고~참 안정된 상황에서 일하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오프때라도 잘 쉬셨으면 좋겠네요~

에이카님 안뇽~
안정된 상황이 있을 수 있을까 싶어요.
이번달 새로운 두 선생님이 잘 적응해서 남아주시면 적어도 12월까진 안정적이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새로운 선생님들이 잘 남아주시길 바래봅니다!!!ㅠㅜ

오호 기저귀 졸업하고 뛰댕기는 모습...저도 보고 싶습니다 ㅋㅋㅋ

오호 며칠전 돌 지났음요. ㅋㅋ
곧 뛰어댕길꺼임.
발동동, 짜증 기침하던 그 애기가 더이상 아님.
KakaoTalk_20180803_165719593.jp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여워요!! 꽃미소가 더 레벨업된것 같습니다...트레이드 마트 발동동은 어째서...ㅠㅠ....뛰댕기면서 여심 잡으러 댕길듯....

반갑습니다~ ㅋ 가즈앗!!!

조선생님~!!!!
갑시다요!!!

내일이면 다시 출근....ㅠ 맘이 아프네요!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ㅎㅎ
5호가 빨라 8세가 되길~ 그래도 시간 가는건 싫어요! ㅋㅋ

ㅎㅎㅎ 저두 제 시간은 붙잡아두고 아이들 시간만 좀 빨리 돌리고 싶네요.

남은 시간은 빨래와함께 즐겁게~ 유후~!!

오래간만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  6 years ago (edited)

어머~ 구변태님이다~~~ ㅋㅋ

스팀이 너무 떨어졌어요ㅠ
그래도 꿋꿋하게 버틴답니다
돈의 값어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곳에서 만난 인연들이 좋아서요^-^
리자님도 떠나지 마시고 이렇게 종종 소식 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아이들은 아무리 막아도 커버린다오.
난 우리 애들을 보노라면 이따금 내가 번쩍 안아들을 수 있던 시절이 그리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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