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맘의 간호사 이야기] ......

in kr •  7 years ago  (edited)

로메브라더스 벗겨진 산소마스크에대한 해설판(https://steemit.com/kr/@familydoctor/4ve23f-2)을 보고 환자분들이 생각났다.

10년이 넘게 쉬었던 임상(환자를 직접적으로 케어하는 파트)이지만 병원 규모가 작아 중환은 없을거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성인 파트도 배워보잔 생각에서 다시 시작한 임상 생활이었다. acute한 중환은 없지만 나이 있는 분들... 말기 암환자분들이 계신곳이라 내 생각보다 많은 죽음을 접할 수 있었다.

본인과 가족들의 생각보다 오래 계셨던 분들도 계시고...

생각보다 너무 빨리 가신분들도 계시고...

내가 생각하기보다 넘 빨리 상태가 안좋아지신 분이 있었다.
나의 엄마 나잇대 분이라 어머니~어머니하며 부르면서 이래저래 장난도 치고 간호사들 말 안듣고 하시면 핀잔도 주고 하던 사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안좋아지시면서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가족들이 병실로 찾아왔다.

숨 쉬기가 힘들어서 간신히 쉬면서 가족들한테 겨우 말씀 하시는 모습이 보기 힘들었던 어떤 가족분이...

우리 누나좀 어떻게 해봐요!
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힘들어하잖아!!!

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셨다.
환자분도, 다른 가족들도 만류를 하는데도 진정이 안되고 계속 여기저기 다니면서 소리 치며 다니셨다.

사실, 우리가 해줄수 있는게 별로 없었다. 시간을 기다리는 수 밖에..
환자분도 더 치료를 원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있다가 가시고 싶단 의사를 밝히셔서...

하지만 담당 의사 선생님 특성상 끝까지 놓지 않으신다. 그래서 약물 투여하고 시간당 소변량과 혈압을 체크 해, 계산해서 약물 조절하고..... 이때도 그 정도의 처치는 계속 하고 있었다.

약물이 들어가는 속도를 조절하러 병실에 들어갔는데 평소에 잘 다니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나도 울컥하는바람에 코 끝이 찡, 눈이 빨개져 버렸다.
그래서 고개를 좀 숙인채 조용히 빠져나가려는데..

그 가족분이 나보고 좀 어떻게 해보라며 소리를 다시 지르기 시작하시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눈이 좀 크다. 그래서 눈이 빨개진 것도, 눈물이 고여있는 것도 너무 잘 들킨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 가족분은 더이상 소리지르지 않았다.

그냥 내 빨개진 눈을 보는것 만으로도 위로가 됬을지도....

그 가족분은 집에 돌아가시면서 아깐 소리질러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고 가셨다.

그때 말 한마디 안해도 위로를 할 수 있구나..

슬픈 사람에겐 같이 울어주는게 가장 좋은 위로라는걸 알 수 있었다.

이분 이야길 하려던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생각나 그때 기록을 해 놓고 싶다.

그 어머님이 가신지 1년이 지났다. 좋은데 가셨을거다.
그리고 그 가족분도 잘 계시겠지...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포스팅을 보며 감정이입이 되어 눈시울이 붉어질뻔했습니다ㅠ

마음이 말랑말랑한 여린 사람~ 이시군요.
비광을 보니 알겠어요. ^^

병원에서 일하다보면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보죠..
적응 안되는 건 슬픔인것 같아요
내 가족이었다면.. 이라고 생각하면 환자 대하기 넘나 힘들기 때문에
그냥 환자로만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또 불가능...ㅠㅠ

전 사무 파트라 이런 일이 적지만
간호사 선생님들은 ㅠㅠㅠ

적절하게 감정을 맺고 끊고를 지혜롭게 하는게 중요하겠죠.
공감하되 내가 그 상황에 말려들어가면 안되는... 그런 훈련을 하게 되는것 같아요.

간호사 의사는 전문직임에 동시에 감정노동자의 역할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의 합니다.

심적으로 너무 힘드셨을 것 같네요.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 감정이입을 하다보면 마음이 버텨내지 못할 것 같아요..

다행히 회가 거듭하니 좀 무뎌지긴 하더라구요. 회복도 좀 빨라지고..

아~ 그렇지요.. 한마디 위로의 말보는 그사람의 마음과 똑같은 표정을 지어주는게 가장 큰 위로가 된다는게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ㅠㅠ 넘 슬프네요

  ·  7 years ago (edited)

heeyaa35님의 그림은 제마음에 위로가 된답니다~^^

진심이 보이면 말없이도 위로가 되는군요..
간호사분들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힘들 것 같습니다.
힘내시라고 말뿐이지만 위로의 말씀 건네 봅니다^^

여긴 글이 주된 세상이니 말씀 감사합니다~^^

leeja님 이야기 듣는데 생각보다 많은 죽을을 마주하신다니
정신적으로 괜찮으실까 하는 걱정이드네요
괜찮으세요? ㅠ

못견디면 그만 뒀었겠죠. 그리고 지금은 암병동이 아니라 재활병동에 있어서 돌아가시는 분이 없어요. ^^

아~ 그렇겠네요
리자님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있는데요
혹시 병원에서 알려주지않는 000
의사에게 살해당하지않는 00가지 방법
이런책들 보신적 있나요?
병원관계자분 입장에서 그런책들이 궁금해서요

ㅎㅎㅎ 제목을 들어봤는데 보진 못했어요. 책을 읽을 맘의 여유가 없어서...
어떤 내용인가요? 궁금하네요.

블로그에 포스팅했었는데 전 그책을보고
전적으로 믿으면 안되곘구나 그런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리자님 보니 다른생각이 들어서요

그분이 의사를 하면서 알게된
해열제의 위험성 고혈압약의 진실 암의 진실등이 나와있어요

  ·  7 years ago (edited)

^^;;;
모든 약은 남용 오용 하면 안되고... 정말 써야할때만 써야 하겠죠. 이걸 먹어서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보다 안먹어서 위험해지는게 더 클때 약을 써야한다고 생각하고 기본적으론 그렇게 사용될꺼예요.
사실 우리 나라나 어느나라나 과잉 진료 하는 곳이 있고 적절하게 진료하는 곳이 있다고 생각은 하나...
우리 나라가 너무 쉽게 병원을 접할 수 있어서 좀 오남용 되는경우가 많긴 한거 같아요.
저희 할머니 약만봐도... 이건 왜 처방했지? 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가득 들어있는지라...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어서 검색도 쉽잖아요. 그냥 무턱대고 병원에서 하는 말을 다 믿기 보단 잘 비교해가면서 선택해야할 것 같아요.
블로그에 포스팅 한거면.. 스팀잇에다 하신건가요? 찾아보니 없어서요..

https://blog.naver.com/yuhjh12/220878337368

네이버 블로그요 블록체인이다보니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했지만
어차피 여기다 얼굴까지 공개한 마당에
그냥 올리곘습니다 ㅋㅋ

이거보면 뭔가 속상하질지도 몰라서
보여드릴까 말까했는데
저책을 접한 일반적 사람들의 생각이 저랬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저도 저 책을 읽고
열났을때 해열제 복용을 안시켜봤지만
책과 현실은 한계가 있긴하더라구요

제가 안주는게 아니라 아이가 이책의 내용을 말해주니
백혈구가 열심히 싸우도록 해결제를 왠만하면 안먹고
버텨요 정말 힘들떄는 제가 설득해서 먹이구요

ㅎㅎ 제가 속상할게 뭐가 있나요.. 자세힌 못봤고 쭉 보니 저 책은 뭔가 좀 자극적인 요소도 많은것같아요.
맞는 얘기도 있고... 아직까지 논란이 있는 부분도 좀 자기 얘기가 맞다... 라고 적어놓은 부분도 있는것같고....
저도 알쏭달쏭하네요.
^^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입니다..ㅠ

에고~ 의사, 간호사는 참 감정노동이 대한한 직업같아요..
존경스럽 습니다~~

어디나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은 감정이 고된거 같아요. 서로 조금만 배려해주면 신나게 잘 일할수 있을텐데... 아쉽죠.. 좀...

다른 이들의 아픈 모습을 보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네요. 도와줄 수 있을 땐 보람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땐 참 가슴아플 듯 합니다. 그래도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공감하고 갑니다~

제 아는 분도 간호사 하시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셨지요.
참 힘든 직업입니다.

매번 정든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일을 하신다는게 너무 마음 고생이 심할 것 같아요... 그 가족분께서도 진정하시고, 사과를 하셨다니 다행이네요...

마음이 안좋긴한데... 연속으로 계속 보내드리다 보니.... 처음만큼 오래 힘들진 않더라구요. 참.. 사람 맘이라는게.. 그렇네요.

  ·  7 years ago (edited)

우리나라의 간호사에 대한 처우개선이 빨리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저도 고작 2년동안이지만 소방서에서 일하는 동안 많은 죽음을 마주했는데 뭘 어떻게 해줄 수가 없고 그런 죽음들도 계속 겪다보니 감정이 점차 무뎌지는 자신이 느껴지더군요.

아~ 소방서에서 일하셨군요. 거기도 엄청 열악하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고생하셨네요.

정말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봐요... 반복되는 일엔 적응하게 되니.

정말 병원에서 근무하시는거 쉽지 않을거 같아요 ㅠㅠㅠㅠ

슬픈사람에겐 같이 울어주는게 가장 큰 위로라는 말씀 참 와닿네요!

기쁠땐 같이 웃어주고.. 슬플땐 같이 울어주는 사람이 필요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