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맘의 간호사 이야기]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을 보고

in kr •  7 years ago  (edited)

오전 7시32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에 있는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오전 11시30분 현재 33명이 사망하고 81명(중상 14명, 경상 67명)이 부상을 당했다.

기사를 인터넷으로 접하기 전에 간호연대의 단톡방으로부터 먼저 소식을 알게 되었다. 언론보도들이 또 의료인이 이상하게 대응한것처럼 몰고 가는것 같다며 걱정들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 인증관련 글을 올렸을때 잠깐 언급한적이 있다. (https://steemit.com/kr/@leeja19/5rpj2b-1)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인증평가단이 물어볼 수 있기에 숙지해야했었다고..
그런데 이게 아무리 외운다고 한들 머리속에서만 외우면 실제로 할 수가 없다. 화재 대피 메뉴얼이야 병원마다 있어야하니 있지만 실제로 연습을 해본적이 없다.
그걸 연습하기엔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너무바쁘고, 윗 분들은 귀찮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연습을 하면 환자들의 불평도 만만치 않게 된다. 삼박자가 딱딱 맞춰 돌아가니 정말 불이 나면 큰일날 곳이 병원이다.

화재 당시 간호사 2명이 밖으로 탈출해 "갑자기 뒤쪽에서 불이 났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재 정확한 화재원인을 파악중에 있다.

간호사도 사람인지라 불이 나면 놀라기 마련이라 그 상황에서 제정신 차리고 대처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정신없이 빠져나가기 바쁜 사람도 있으리라. 이 기사를 보고 너무 그 간호사 두명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여론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아.. 화재가 났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병원 단톡방에 **"화재 위험성이랑 전열기 사용금지 한번더 설명부탁드립니다~~" **라고 기사 링크와 함께 수쌤의 공지가 떴다.
그 공지를 보면서 울병원 환자들이 생각이 났다.

보통 입원을 하면 입원생활안내문이란 종이와 함께 이것 저것 설명을 하게 된다. 그때 하는말은 전기장판같은 전열기구 안됩니다. 가 있다.
하지만 참 안 지켜진다. 지키라고하면 첨엔 '왜그래~ 좀 봐죠' 로 시작해서 자꾸 반복하면 화를 낸다.

우리병원은 암병동과 재활병동으로 나누어져있다. 암병동은 급성기가 아니라 관리차원으로 입원을 많이 하는 경우라 심각하신분들보단 일상생활이 어느정도 가능한 분들이 많다. 그리고 재활병동엔 재원 기간이 많이 긴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입원 기간이 늘어나고 살림 살이가 많아진다. 그냥 병실이 집이 되니 전기장판이며, 물끓이는 주전자. 몸에 좋다는 온열마사지기구 등등 쌓이게 된다. 한 병실에 전열기구들이 점점 늘어나다보면 화재 위험성은 그만큼 더 증가 하겠지만... 당장 편한게 더 중요하지 안전은 눈에 안보이니 뒷전으로 밀려난다.

일하는 사람이 보기엔 불안불안하다. 그래서 몇번을 말한다. 전열기구 사용 안된다고.
그러다보면 불친절한 간호사로 낙인 찍힌다. 병원장에게 컴플레인을 한다. 그럼 우린 할말이 없게 된다.
그러기 싫어 수선생님이나 부장님한테 미룬다. 아무래도 우리는 환자들을 바로 대하는 사람이니 관계가 껄끄러워지면 일하기가 힘들다. 이렇게 미루면 환자들은 우리들에게 간호부장 뭣도 모르고 치우라고만 한다고 욕을 한다. 맞장구치기도 뭐하고.. 참 난감하다.

이번 사고가 무슨 이유에서 난 것인진 아직 모르겠으나 그냥 불이 난 걸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난다.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부탁드린다.

혹여나 입원하게 되시거나, 아님 가족 중에 누가 입원하게 되시면, 다 이유가 있는거니깐 간호사들이 하는 말 잘 좀 지켜달라고.. 대부분의 지켜야 할 규칙은 간호사의 편의를 위해 있다기 보단 환자들의 안전과 일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덧글-----------------
추가기사가 떠서 링크 걸어요.
http://m.news.naver.com/hotissue/read.nhn?sid1=102&cid=1075947&iid=5079499&oid=008&aid=0003998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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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신 약자분들이 사고를 당해서 더욱 그렇네요 ㅠㅠ

다들 비슷한 맘이실 거 같아요. 반님... 힘내요...

맞아요. 저는 간호원도 아니지만 오남매맘께서 무슨 말씀을 하고자 하시는지 충분히 알겠네요. 무슨일이든 원칙이 중요한데 그 원칙을 지키고 사는 것이 쉽지가 않잖아요~ 원칙을 지키면 융통성없고 불친절한 사람, 고지식한 사람으로 찍히기 쉬우니... 간호사도 사람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세월호 선장같이 직업의식도 소명의식도 없는 사람이 있으면 안되겠지 싶네요. 그나저나 피해가 너무 커서 어쩌나요ㅜㅠ

저도 세월호 선장이 생각나긴 했어요. 다만 그곳 상황이 어찌 돌아갔는진 제가 정확하게 모르니 쉽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마음입니다.
맘이 안좋네요. ㅠㅠ

이런 안전 불감증은 어떻게 해결될까요 .. 어릴때 부터 안전에 대한 교육이 약해서 그런게 아닌지.. ㅠ 정말 사람들이 다치고 하는걸 보면 ㅠ 정부에서 좀 차분히 대처했으면 ㅠ

저만 해도 안전에 대해서 몸에 베이지 않아 별로 할말이 없네요. 요즘 애들은 그래도 저희때보단 훈련되고 있는것같아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ㅜ 가족 중에 간호사가 2명이나 있어 공감이 갑니다. 힘내세요.~~

두분이나 계시다니.. 간호사 가족도 쉽진 않죠. ^^;;

너무 슬픈일이 발생했어요 ㅠㅠ
간호사로서 현장을 아시니 더 안타까울거라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 당부의 말씀.. 꼭 기억하겠습니다!

네. 안타까워요.
꼭 기억 부탁드려요~^^

저도 십여년전쯤 병원에서 한달간 생활한 적이 있어 공감이 되네요. 오래 입원생활을 하다보면 그 좁은 6인실이 더 좁아지는...누구 남 탓을 하기전에 자신도 돌아보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죠.. 벽이 점점 다가오는 느낌... 오래계시면 짐이 많아지는건 이해가 가지만.. 한국병원은 너무 좁아서요.

여러모로 에로사항이 많군요...ㅠㅠ 이번 화재는 스프링쿨러 의무대상이 아니라 아예 설치 자체가 안되어있다더군요.... 이명박근혜때 소방관련법이 허술해진 문제가 이제서 나타나고... 결국 피해자는 일반인들이 되는듯요..
이번에 화재난 요양병원도 얼마전에 시정명령 받았다고 하던데.... 병원장은 법적으로는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더군요... 당연히 처벌은 법을 기준으로 받을테니... 의사 1분 간호사 2분 돌아가셨다던데... 안타까울 뿐이에요...

앞으로 혹시라도 병원에 가면 간호사 지시를 잘 따라야겠군요~~

환자분들 의료인분들 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ㅠㅠ
병원엔 안가시는게 제일 좋겠지만 가시게 되면 잘 따라 주셔요

간호사님들이 정말 힘든 직업이죠. 3교대에.;;
많은 사람들이 간호사님들의 노고를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울곰님이라도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당장 편한게 더 중요하지 안전은 눈에 안보이니 뒷전으로 밀려난다."
공감되는 말이네요. 큰 사고가 있었어도 또 시간이 지나서 안정이 되면 잊기 마련이죠
참 안타까운 사고에요ㅠ

넘 잘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일을 계기로 작은 병원도 제대로 된 소방 시설이 있어야하는 규제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오늘 안타깝게 읽은 기사인데 ㅠㅠ
아무쪼록 간호사 일 하시는데 정말 힘드시겠어요...
저도 만약 입원을 하게 된다면 간호사 님이 말씀하시는거 잘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네~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간호사 일이 굉장히 고되다고 들었는데 책임만 자꾸 늘어나고 원성은 원성대로 듣게되면 정말 맥 빠질 것 같아요. 이번 사건엔 그런 일이 제발 없어야 할텐데요. 지켜야할 건 다같이 지켜 줘야 하는데 말이지요. 나 하나쯤이야하다가 이렇게 사고가 날 수도 있는 것을..!

그놈의 나 하나쯤이야..가 자꾸 사고를 만드네요.

한국에서 간호사는 정말 맥이 빠집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나아서 나가는 모습을 볼땐 또 이 직업을 선택하기 잘했구나.. 라는 생각에 힘들어도 계속 할 수 있게 되나봐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돌아가신 환자 여러분과 의료진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더이상 돌아가시는 분이 없으면 좋겠네요.

Thank you for the news and i'm really sorry for the fire that happened in Milyang as well

All my prayers goto those that got hurt

Thank you

너무나 갑작스레 찾아오는 위기상황에서 잘 대처하기란 정말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비는 마음으로 서로 안전에 대한 의식을 제고해봐야 할 듯 합니다.

안전 제일. 이런문구를 덕지덕지 붙여놓아야 하나 생각했는데...
그것도 의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겠죠.?

그렇죠~ 평소에는 거의 신경도 안쓰니까요. 의식개혁이 되게끔 평소에 교육하고 홍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릴때부터 안전이 중요하단걸 머리에 각인시켜놓는게 젤 좋은거 같아요.

진짜 어쩔때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누군가는 책임을 저야한다는게 너무 안타깝기만합니다.

어떨땐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안지고 엉뚱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는 것을 보게 될때 화가 나기도 하죠. 이번일도 잘 해결 됬으면 좋겠어요.

에고~안타까운 사연이네요..
당부의말씀 꼭기억하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네~ 좋은 소식들만 들려왔음 좋겠네요. ^^

참 안타까운 사건이죠 ㅠㅠ

네. 병원관련 사건사고가 터질때마다 더 맘졸이게 되는거 같아요.

오남매라는 말에 살짝 간장하고 들어왔다가가 너무 좋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규칙은 필요에 의해서 정해진 약속인데 모두들 잘 지켜줬으면 좋겠네요.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짐작이 될뿐입니다. 화이팅 드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규칙은 모두를 불편하게 하는것 처럼 보이나 결국은 모두의 편의를 위한거라 잘만 지켜주면 참 좋을텐데 하는 마음입니다.

더이상 희생자가 늘어나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두 같은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