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 이야기] 그 사람이 누나라면요...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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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누나
썸이되기까지
그것은 썸.

그냥 이야기를 짧게 끝내고 싶은데 곱씹고 기억을 더듬다 보니 자꾸 길어진다.
2회로 끝날 줄 알고 보러 오셨던 @asinayo님께 뭔가 미안해지는 듯. ^^;;;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렇게 달 문자로 낚아 올린 교회 동생(내가 일부로 낚은 건 아니다. 본인이 낚인거지..)과 문자로 전화로 썸을 타는 동안 우리는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했다.
성경 공부. 그냥 좋은 이야기,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라고 적어 놓은 성경공부 책으로 하는 삶의 나눔들 말고 뭔가 좀더 학문적으로, 깊게 성경공부를 하고 싶어했던 생각이 통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우린 목사님과 다른 청년들이랑 일주일에 한번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평일에도 그 애를 볼 수 있었다. 거기서 보여준 진지함과 성경을 연구 하는 모습이 더 깊은 썸으로 우릴 인도했다.

그렇게 썸을 타는 동안 주고 받은 대화 속에 기억나는건 내 생각과 다르게(곱게 자라 공부만 할 것 같은 약한 이미지) 굳은 일도 해보고, 집도 지을 수 있다는 예상치 못한 매력을 뽐내 주셨다. 그 말을 들으면서..

음... 어디다 갖다 놔도 살아남을 수 있는 놈이네..

란 생각을 하며 그 애는 나에게 한층 더 믿음과 신뢰의 포인트를 쌓았다.

그리고 또 기억나는건..
여자는 사다리가 두개라 남자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이성이 될 수 있지만... 남자는 사다리가 한개라 그냥 이성 밖엔 안된다는 것.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본인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무디고 무딘 나는..

아. 그래? 그것 참 신기하네...

라고 끝내버려서 그 애의 의도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실 그 애가 맘에 따로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게 누구냐고 계속 물었지만 시원하게 대답해주지 않았던 터라, 계속 물어봤던것 같다. 그 애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아 듣지 못 한 나로썬, 그 사람이 나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내가 아니라면 조금씩 싹트고 있는 내 맘을 빨리 정리 하고자..

자꾸 그 애가 좋아지는 마음이 들었지만, 설령 내가 그 애를 많이 좋아하더라도 그 애가 먼저 표현하지 않는 이상 내가 먼저 그 관계를 시작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내가 금사빠 기질이 좀 있었다. 한번 좋아지면 앞뒤 안가리고, 내가 먼저 고백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나이도 나이니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문자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또 다시 나의 중매는 시작되었다.

그 맘에 두고 있는 사람이 누구야? 내가 소개 시켜줄게~

이렇게 계속 몇 통의 문자가 오가다가

그 사람이.. 누나라면요....

란 문자를 받았다.

엉? 이게 무슨 소리지? 지금 문자로 고백하는거? 뭐지? 뭐지?
좋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한 마음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그 애가 전화를 받자마자 따지듯이.

이게 무슨 소리냐? 지금 고백한거냐? 언제부터냐? 정말이냐? 무슨 생각인거냐?

라며 다다다다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역시나 나중에 들은 이야기는 자기는 처음부터 내가 좋다고 계속 돌려가며 말하고 있었는데 내가 the love게 못 알아 들더란다. 그러다 나중엔 내가 자기를 안 좋아하나란 생각이 들다가도, 또 내가 연락은 잘 하고 하니 본인도 헷갈렸다고 한다. 그리고 고백 문자는 본인은 나름 낭만적으로 보낸 문자였는데 그 문잘 보내자 마자 바로 전화가 와서 취조하듯이 물어봐서 놀랬다고 하면서 자기 생각엔 아~ 정말? 하면서 놀래면서 수줍게 답할 줄 알았단다. 날 뭘로 보고...

아무튼 고백을 받고 난 더 신중해 지기로 결심했다. 고백을 받고 나서 그 애 얼굴을 보면 더 좋아져서 그냥 막 "yes, yes, yes"를 날려 버릴거 같아서 계속 피했다. 피하는 동안 성경공부를 인도해주던 목사님에게 상담을 했다. 그 사람이 누군지 밝히지 않고 (웃긴 건 그 상담을 그 애 집에서 했다. 그 애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그 집 거실에서...) 목사님의 대답은 내가 나이가 있으니,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할 마음이 있는지 물어보고 잘 선택해라 였다.
그래서 막 피해 다니다가 그날 다시 물어봤다.

너 나랑 결혼할 생각은 있어? 내가 나이가 좀 있어서 그냥은 못 사귈 것 같아.

라고 했더니,

당연히 결혼할 생각으로 사귀는거 아닌가요?

라고 멋지게 답하는 그 애에게 알겠다고 생각할 시간을 좀더 달라고 하고 다시 피해 다녔다.

아.. 맞다. 그 애가 나에게 성경구절을 보내 줬었다. 우린 성경에 심취해 있었기에...

궤를 멘 자들이 요단에 이르며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물 가에 잠기자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이 그쳐서 (여호수아 3장 15~16 중)

나에게 고백할때 줬던 건데.. 그 의미를 그때 당시 들었을 때는.. "아..... " 했었는데.. 지금은 무슨 의미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잘 안난다. 신랑에게 다시 물어 봤더니 삐졌다. 대충은 나에게 고백을 한 것이 그냥 한 행동이 아니라 믿음의 행동이었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마침 청년들과 함께 기도원에가서 기도회를 하게 되었다. 어떻게든 대답을 해줘야겠는데.. 마지막까지 그분께 기도를 드리면서 어떻게 할지를 물어보고 있었다. 이미 내 마음은 다 넘어갔는데 말이다. 그러다 성경구절로 나에게 고백을 했으니 나도 성경구절로 대답을 하기로 했다. 다른 청년들이 기도를 하는 동안 난 성경책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애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이삭과 같았다.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창세기 24장 63절)

이 모습이 그 애와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던터라 이삭과 결혼한 리브가에 대한 부분을 찾기 시작했다. 일면식도 없고 자기보다 훨씬 나이도 많았던 이삭과 결혼하겠다고 선뜻 따라나선 리브가의 모습을 담은 구절이 눈에 보였다.

리브가를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 그가 대답하되 가겠나이다.(창세기 24: 58)

그래 이 구절이다. 그 애가 나에게 나아오는 믿음의 행동(요단강에 발을 담근 행동)을 보였으니 나도 용기있게 그에게 가리라.
종이에다 구절을 적어서 저쪽 구석에서 기도 하고 있는 그 애에게 던져 줬다.
못 알아 들으면 말아라. 란 심정으로.
그러곤 다시 자리에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청년들은 기도를 하기도 하고 식당에가서 간식을 먹기도 하고... 그러고 있었다.
그애는 다른 사람들에게 귤을 하나씩 가져다 주면서 나에게도 던져줬다.
글이 적혀 있는 귤
정확한 문구가 기억나지 않는다. 이놈의 기억력...
아마..

고마워요. ^^

였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1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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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찍은 사진이다. 자정이 가까운 밤에 OK를 한 탓에 1일은 몇 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 노래가 떠오른다.

내 눈엔 너 밖에 안보여 너~ ♪

오늘 신랑에게 "그 사람이 누나라면요~" 라고 했던거 기억나냐고 했더니 부끄럽다고 하지 말란다. 그게 말로 들으면 넘 이상하다고.. 문자로 써서 분위기 있는거였다며... 그래서 왜? 말로 해도 괜찮잖아? 했더니.. 그런 이야길 말로 하려면 박보검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단다.. ㅋㅋㅋㅋ 주제파악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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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시가 아닌 성경구절로 연애룰 시작하시다니~ㅋㅋㅋ뭔가 신기하네요!!

저희가 그땐 나름 믿음이 좋았던지라... ㅋㅋㅋ
성경구절로 농담도 따먹습니다.

오오! 뭔가 유니크 합니다!ㅋㅋ

그래서 왜? 말로 해도 괜찮잖아? 했더니.. 그런 이야길 말로 하려면 박보검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단다.. ㅋㅋㅋㅋ 주제파악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리자님 이 박력은 무엇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족끼린 뭐... ㅋㅋㅋㅋㅋㅋ

예쁜 사랑이야기 넘 잼나게 읽었어요. ^^

잼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무슨생각인게냐?

ㅋㅋㅋ재밌게달달하게잘봤습니다

혹시나.. 어린 치기에 걍 좋다고 했을까봐... ㅋㅋㅋㅋ

확인 사살 했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이삭....
일단 한발부터 들이대는 이삭님이네요..ㅎㅎㅎ

궤를 멘 자들이 요단에 이르며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물 가에 잠기자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이 그쳐서 (여호수아 3장 15~16 중)
저 팔로해 둡니다. ㅋㅋㅋㅋㅋㅋ

일단 발 담그고 보는.. ㅋㅋㅋㅋ

저도 팔로했습니다.

안 그래도 다들 남편님 역할에 박보검 대입해 놓고 읽고 계셨을 거에요 ㅎㅎ

남편분 버전도 읽고 싶네요. 대조하면 재미있을 듯

ㅎㅎ 전 손예진이고 신랑은 박보검이네요. ㅋㅋㅋ
저희 신랑은 지나간일을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며... 제가 제안을 했지만 안하고 싶어 하는 눈치네요. ㅎㅎ

면..대면.... 고백...박보검 얼굴...필수....

ㅇㅇ
회장님 박보검 얼굴 하나 장만하셔요~ ㅎㅎ

지금도 혹시 호칭이 누나? 인가요? 이어야 하는건가요? 궁금 궁금... ^^

지금은...
여보... 누구엄마... 할매... 너... 뭐 다양합니다..
겁이 없어진거죠. ㅋㅋㅋ

첫줄의 '2회로 끝날 줄 알고 보러 오셨던 @asinayo님'
설마 저때문에 후다닥 1일! 이 된건 아니겠죠? ㅎㅎㅎㅎ

재미있게 읽었지만 기억에 남는건 ..

말로 하려면 박보검같은 얼굴을 가지고

...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겠습니다.

ㅋㅋ 아닙니다..
제가 더 끌기 힘들어서 후다닥 1일 만들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리자님은 나쁜남자가 아니라 나쁜누나...ㅋㅋㅋ매력적인 리자님 이제 썸이 아닌 남편이 된 남편분과 백년해로 하셔요~~~~으아앙 달달시원하게 잘 보고 갑니당~~~흐으ㅋㅋ

전.. 나쁜 누나에서 이젠 할머니로.. ㅋㅋㅋ
제가 죽으면 새장가 들거랍니다.
새장가 못들게 백살까지 살아보렵니다. ㅎㅎ

와 완전 로맨틱한 러브러브+.+ 지금 저사진에 리자님도 있도 리자님 남편분도 계신거네요 으흣
리자님 필력이 좋으셔서 진짜 재밌게 보았나이다. 감사합니다^^

노래에 남편에 대한 힌트가 들어있죠~ ㅋㅋ

꺄... 이런 금슬은 이미 연애시절부터.. 아니 썸시절부터..+_+

ㅋㅋ 썸이나 연애땐 다 사이 좋은거 아닌가요?? ㅎㅎ

그사람이 누나라면요....
그사람이 누나라면요.......
그사람이 누나라면요.............
저 런닝머신 뛰다가 내려왔어여ㅋㅋㅋㅋ 오글오글 거리면서도 미소가 아니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글... 그때 페북에 올림 글 보고 진즉에 알아봤어요 그분의 심성을^^ (젠장~ 오늘도 키스씬은 없ㅜㅜ) 마지막으로 이 말로 오늘의 답글을 마감합니다. “아멘~”

런닝을 뛰면서 글을 읽으시는 건가요?? ㅎㅎㅎ 운동하는 여자~

ㅋㅋㅋ 오글오글... 그래서 신랑이 저한테 자꾸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나봅니다. ㅋㅋ

욕쟁이 아주머니 키스신 없다고 화가..... 성난 독자는 무섭군요.

인내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언젠간 키스신을 볼 것이요.

아멘!

아....달달....고백...소개팅이라도 얼른해야하나..하...ㅋㅋ저도 고백좀 받아보게...(받아본지가 언젠지...까마득...)

소개팅 고고~!!!
연애하고 있는데 연애하고 싶은 봄님이랑 같이 손잡고 2대2 미팅? ㅋㅋㅋ
그나저나 상대는 누구랑?? ㅋㅋㅋ

저희 오빠가 나이가 더 많은데 나보고만 시집가라고...그냥 나도 뻐팅길랍니다!!

좋은 사람 생기면 가십시옹 꼭.
등떠밀려서 가면 안됩니다.
혹시 자꾸 밀리면 제가 안 밀리게 잡아드리죠~ ㅎ

좋은 사람생기면 극현실주의자님께 소개시켜드릴게요 ㅎㅎㅎ

ㅋㅋㅋㅋ재밌네요. 글도 잘쓰시고 보팅 팔로우 누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저두 팔로우 했어용~

하아.. 요즘 손예진 정해인 나오는 그 연상연하 달달한 드라마 보면서도 흐뭇함과 염장을 동시에 느끼는데 여기서도.... 풋풋한 한국 남자는 이제 틀린걸까요..

엄... 94년생을 만나봐요... ㅋㅋㅋㅋ

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네요.
성경 구절과 현실 사이의 연계성까지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성경이 현실과 이어지지 않으면 그냥 남의 나라 신화로 그치는게 아닐까요? 하지만 요즘은 남의나라 신화보듯하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처음 글을 늦게 보는 바람에 한달음에 다 읽을 수 있었어서 다행이었네요 ㅋㅋㅋㅋㅋ 티비 드라마 수준의 흡입력입니다. ㅋㅋㅋㅋ

남편분이 주방에 자주 있으시네요 ㅎㅎㅎ 큰장점인듯 ㅎㅎㅎ
근데 마지막에 너무 애태우셨넹 ㅋㅋ 남편분 너무 속탔겠어요 ㅎㅎㅎ

따뜻한 이야기 잘 봤습니당,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티비 드라마라니.. 뭔가 으쓱해집니다~

좀 눈치도 없었고... 뭔가 확실히 하고 싶었던지라.... 속을 좀 태웠네요. ^^

엽기적인 그녀 이후로 이렇게 재미진 연애담은 처음 보네요 ㅎㅎㅎ 리자님의 박력! 멋집니다 ^^

우와.. 엽기적인 그녀.... 오래된 영화죠. ㅋㅋㅋㅋ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풋풋한 대학생때 봤군요.

전.. 좀.. 박력 넘치는 여자입니다. ㅋㅋㅋ

신실한 교회 청년들의 연애,, 매력적입니다.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연애가 당연해진 시대에서, 신중하고 마음을 절제하고 다시 기도하며 묻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 아름답습니다. ^^ 아, 넘 늦게 봤습니다 .이 흥미로운 연애사를. 요근래 체력이 약해져서ㅋ;;

ㅋㅋㅋ
넘 늦은게 어디있나요.. 글들은 여기에 박제되어있는걸요~ ㅋㅋㅋ
하지만 체력은... 운동하셔야합니다. ㅎㅎ 수영 어떠신지요?

리자님 같은 회원들의 눈을 thelove히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어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