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계신 요양원에 다녀오며

in kr •  7 years ago  (edited)

어제 오후에는 최근 할머니가 입소하신 요양원에 다녀왔다.

2주만에 들렀는데, 왜 자주 안오냐고 타박을 하신다. 조카가 운영하는 요양원일지라도 외로우신 모양이다.
골절상을 입으시고 수술후 거동 자체가 불가능하셨는데, 어제 보니 밀고 다니는 도구를 활용해 조심스럽게 거동은 하시는데, 앞으로 어느정도 회복을 보이실지는 잘 모르겠다.

할머니 조카카 운영하는 요양원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주간보호시설이었으나, 24시간 보호 요양원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할머니는 그 시설의 첫 고객인 셈이다. 이후 한 분이 더 오셔서 24시간 계시는 분이 할머니 포함 두분이고, 주간에만 오시는 분이 두분이다.

시설이 워낙 산골에 깊숙히 있어 들어 오실분을 찾기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원장왈, 자기가 처음 시작할때만해도 우리 지역에 요양시설이 3군데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30군데가 넘는다고 한다. 그 사이에 시설이 10배가 늘어난 것이니, 그만큼 어르신 모집도 힘들어 지고, 이익도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뭘 하나 해먹기가 좀 너무나 어려운듯 싶다. 그만큼 돈되는 직종이 한정적이고, 그마저도 경쟁이 치열해서 초기의 블루오션 영역이 조금이라도 돈된다 싶으면 우르르 몰려 금새 레드오션 영역이 되어 버린다.
이것이 비단 우리 지역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어르신좀 많이 모집이 되어야 할머니도 덜 외로우실것 같고, 조카분도 돈벌이가 될텐데 걱정이다. 애초에 다른 요양원으로 갔으면 모를까 기왕 들어간 이상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힘든 거동 이끌고 나오시며 자주 오라고 문앞까지 나오시는 것을 등뒤로 하고, 심란한 마음으로 내려오는 길에 심장이 멎을 정도로 꿩한마리가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 그 와중에 차운전하며 핸드폰으로 꿩 날아가는 사진을 찍은걸 보면 나도 스팀잇에 심각하게 중독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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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 같은 경우는 돈벌려고 시작하는 경우들이 워낙 많고 점점 레드오션이 되가면서 관리 안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국가에서 필수 인증으로 관리를 하기는 하지만 시골로 갈수록 더 심할 것 같네요.개인적으로 가까운 곳을 추천드리지만 지인이 운영하는 요양원이시라니 아무래도 더 믿을만하실 것 같아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