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게임 이야기 1탄. 1인칭 던전 탐험 RPG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은 누구나 시간이 흘러도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자신만의 인생게임 한둘은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얼마전 자료 조사차 이런저런 게임 영상들을 둘러보다, 유툽의 관련 리스트에 굉장히 반가운 게임이 보이더군요.

지금은 사라진 명가 westwood 와 ssi 에서 합작해 만든 AD&D (어드벤스드 던전앤 드래건) 세계관을 토대로 한 Eye of the Beholder 시리즈 입니다. 국내 패키지 제목은 "주시자의 눈" 이였죠. 이 게임을 처음 접했던 때가 제가 국딩(아재여...) 저학년 때인데, 컴퓨터 상점 쇼윈도에 떡하니 서있던 웅장한 패키지를 처음 봤던 그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이런 패키지 디자인 이였는데, 어린마음에 저 패키지 일러스트를 보고 얼마나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는지...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패키지 게임은 초딩이 구매하기에는 상당한 고가였고 (3~4만원선) 구매할 여력이 부족했던 저는 , 당시 인기 PC 잡지였던 "마이컴" 의 별책부록 "게임컴" 에 수록된 공략글을 몇번이나 반복해 읽으면서 상상플레이를 하고 그랬습니다.

사실 제가 1인칭 던전 게임을 처음 접했던건, SSI 사에서 나왔던 시리즈물 이였습니다.

ssi 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골드박스 시리즈중의 하나인데, 사촌동생이 뭣모르고 산 게임을 같이 플레이하던게 처음 이였죠.

이런식의 우측상단에 조그마한 이미지. 왼쪽상단에 나의 파티원들에 관한 스테이터스. 아래쪽에 텍스트로 이루어진 화면구성으로 진행하는 게임 형태인데, 저 조그마한 이미지와 아래의 텍스트 나래이션이 정말 어마어마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요즘에서야 화려한 그래픽으로 상상한것이 거의 모두 표현되어 있는 화면을 보고 있지만, 저렇게 투박한 화면에 마치 책을 읽는듯한 느낌의 몰입도 또한 그 맛이 엄청난지라.. 특히 그당시의 그 분위기? 소리나 냄새까지 기억 날법한 공간기억 비스무리한 인상이 강렬하게 아직 제 머리속에 남아 있습니다.

저런 1인칭 시리즈는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일단 크게 그래픽적인 연출에 연연하지 않는다.
텍스트의 양이 많다.
퍼즐적 요소가 도처에 깔려있다.
난이도가 살인적이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런게 익숙해질때즈음 등장한것이 바로 첫단에 소개해 드린 주시자의 눈 시리즈인데요. 화려한 그래픽(당시 기준) 으로 무장한 1인칭 던전 RPG 라니!! 해외에서도 이 이슈로 상당한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런 투박한 화면에 만족하다..

이렇게 화려한 컷신이!!!

그래픽이 화려해지긴 했으나, 오프닝 엔딩과 중간중간 시나리오 나래이션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고유의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점이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이죠.

저 작은 던전 화면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던전 어디선가에서 정체모를 무엇이 걸어다니는 발자국 소리 같은것이 전부이고, 딱딱 끊어지는 화면 이동은 시야를 제한하여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 와중에 눈앞에 몬스터라도 맞닥뜨리면 손에서 땀이 절로 나고 그랬죠.

그 모든 역경을 뚫고 한층 한층 공략해나가는 던전의 맛이란 정말이지 다른류의 게임에서 느껴왔던 것과는 또 다른 이 장르만의 특유의 성취감 이였습니다.

가끔식 이런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스팀같은 곳을 살펴보면, 저같은 생각을 하는 개발자나 유저가 많았던지 최근 까지도 다양한 작품들이 발매되고 있더군요. 몇년전에 legend of grimrock 라는 게임이 평이 너무나도 좋아 구매해서 한동안 즐겼었는데, 게을러 진건지 근래의 편리한 게임들에 너무 익숙해 진건지, 초반 진입에 애를 먹기도 하고...

사실 이 장르에는 더 큰 네임드 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위저드리 시리즈,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등의 ) 저는 앞서 설명한 주시자의 눈 시리즈를 가장 좋아합니다. (역시 첫인상이..)

혹시 이장르 아직 좋아시는 분들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