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in kr •  7 years ago  (edited)

올림픽은 분명 전세계인의 축제다. 어느 종목이 다른 종목에 비해 우수하다든지의 차이는 없다. 선수들의 피, 땀, 열정은 분명 메달 혹은 매달 색깔만으로 평가받아선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종목을 똑같이 볼 수도, 보고 싶어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후보인 경기 A가 있고, 우리나라 선수가 그저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경기 B가 있다. A와 B 중 하나만 볼 수 있다고 하면 B를 시청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방송사는 이를 뚜렷하게 반영한다. 반영해야만 한다. 비인기 종목이 빛을 보지 못한다고 해서 비인기 종목을 챙겨주는 자선행위를 했다가는 바로 경쟁사와의 시청률 싸움에서 완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어제 밤에 쇼트트랙 예선 경기를 보고 있었다. KBS 우측 상단 화면엔 여자 아이스 하키 대표팀의 스웨덴전 예고가 붙어 있었다. 어라? MBC에선 스위스전을 한다고 했었다. 뭔가 했더니 스웨덴전은 월요일이다. 올림픽 경기가 얼마나 많은데 내일도 아닌 모레 경기를 이렇게 벌써 광고하다니....

9시가 돼서 MBC에서는 쇼트트랙 대신 아이스 하키 '독점중계'를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1피리어드 절반은 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국 대표팀이 두명이나 올라간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있다. 스위스전은 이제야 예선 첫 경기이니, 메달 이벤트 경기 중계를 놓칠 순 없었을 거다. 다만 쇼트트랙 경기가 끝난 뒤에 진행된 인터뷰, 시상식, 거기다가 리플레이 삼플레이까지 MBC에서도 볼 수 있었다. 대신 아이스하키 독점중계 채널에서 정작 아이스하키를 볼 수 없었다. 하긴 금메달을 딴 쇼트트랙 대신 스위스전을 송출하면 시청자는 SBS, KBS로 넘어갈 수도 있으니 어찌보면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 있겠다.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아닐까 싶다. 당장 나도 KBS1에서 비인기 종목, 한국 선수들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경기들을 보다가 토트넘 경기를 보려고 채널을 돌렸다.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비단 올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에 동등한 관심을 쏟아줄 수가 없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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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ㅈ

ㅇㅇㅈ~

저는 어제 mbc에서 아이스하키를 응원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쇼트트랙으로 넘어가드라구요. 금메달을 딴 모습을 봐서 너무 기분좋았지만 한동안 아이스하키는 보여주지 않더라구요..... 재밌게 보고있었는데 ㅠㅠ

이제 슬슬 다시 하키로 돌려줄 때가 됐는데.. 됐는데... 됐는데........(반복)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