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탈중앙화'의 가치를 포기하는가? (18.06.17)

in kr •  7 years ago 

[구글의 창립 모토였던 'Don't Be Evil' ,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이걸 믿는 사람은 없다.]


일요일인 오늘도 스팀잇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포스팅들이 많이 올라오네요. 그만큼 현재의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스팀잇은 대대적인 약관 개정을 실시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포스팅도 많고 현재의 침체된 스팀잇 분위기에 대한 포스팅도 많은데 저는 이 두 가지 사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의 스팀잇 상태를 보면 성공을 논하기도 전에 이미 'Be Evil'이 된 상태같습니다. 그 동안은 개발진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팀잇의 미래에 대한 올바른 비전을 제시할 거라 기대했지만 이번 약관 개정으로 모든 게 명확해진 느낌입니다.


먼저 이번에 개정된 서비스 약관에 대한 포스팅부터 보시죠. @lazyrodi 님이 올려주신 포스팅입니다.

 

[구글번역기] 스티밋 서비스 약관 (2018년 6월 15일)

스티밋 약관 업데이트를 요약해봅니다.


이번 약관 개정에 대한 제 소감은 "모든 이득은 우리가 챙길거고 모든 책임은 니꺼다."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스팀잇은 앞으로 우리를 위해 뭘 하겠다는 건지 알 수 가 없네요. 사실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말이니까요.


우리가 스팀잇에 원한 것은 무엇인가? - 분산화라는 플랫폼의 의미


이 세상에는 많은 SNS 서비스가 있습니다. 한국의 싸이월드처럼 특정한 지역에서 한 시대를 대표했던 서비스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 트위터 등 현재도 SNS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강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스팀잇'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유는 뭘까요?

현실적으로는 스팀잇이 주는 보상이 이유겠죠. 여태껏 내가 쓴 글에 대한 보상이 지급되는 플랫폼은 많지 않았으니까요. 보상과 소통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걷어내고 나면 바로 '분산화'라는 정의가 남습니다.

우리가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서비스는 중앙화된 서비스입니다. 특정한 회사에 의해 운영되는 이들 서비스의 가장 큰 단점은 '내것이만 내것이 아닌' 소유권에 있습니다. 저작권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가 운영되는 플랫폼의 소유권에 대한 개념입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분산화된 플랫폼이 가지는 가장 큰 가치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해당 플랫폼에 사용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창업자가 설립한 개발 회사의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기존의 중앙화된 플랫폼과 다른 점은 그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라는 지분을 보유한 사람들에 의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네이버 측에서 서비스 내용을 변경하거나 최악의 경우 서비스 자체를 종료해도 사용자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경쟁 플랫폼으로 넘어가는게 전부죠. 

우리가 중앙화된 서비스에 반대하고 이 새로운 곳에 자리하게 된 명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국가와 은행이 내 돈의 가치를 함부로 바꾸는게 싫어서 암호화폐를 지지합니다. 기존의 대기업이 마음대로 생사여부를 결정하는게 싫어서 더 불편한 점을 감수하고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겁니다.

이 모든 행위의 당위성인 '탈중앙화'가 없다면 그게 블록체인 서비스로서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코어 개발진 한 마디에 의해 멈출 수가 있을까요?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비탈릭의 한 마디에 의해 종료될까요?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아무도 그 코인들에게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겁니다.

그냥 돈 많은 개발자들의 유흥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스팀잇은 자신들이 그러한 권한을 갇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중단.
12.1. 우리는 단독 재량으로 사전 통지 여부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언제든지 서비스의 일부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수정 또는 중단 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외부에서 귀하가 귀하의 계정에서 유지 관리하는 계정 및 개인 키의 백업을 저장하는 것은 전적으로 귀하의 책임입니다. 

보안과 관련된 모든 책임은 유저에게 떠 넘기면서 왜 서비스 중단은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죠? 노드 유지도 선출된 증인들이 하고 여태껏 서비스를 이 만큼 키워 온 것도 유저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무슨 권리로 이 모든 걸 중지하겠다는 겁니까?

심지어 그들은 자신들이 특정 유저의 스팀잇 접속을 차단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어떤 기준인지 , 어떠한 시스템적 합의인지도 없이 그냥 '우리는 할 수 있다' 정도로만 나와 있습니다. 

과연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유저간의 합의에 의한 시스템이 아닌 개발자 자신의 판단으로 운영을 결정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너는 안 되지만 나는 돼


이번 약관 곳곳을 살펴 보면 결국 요점은 이겁니다.


먼저 스팀잇은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럼 그건 누가 책임져야 하나요? 증인들의 몫인가요?

  위험의 가정, 책임의 제한.
5.1. 귀하는 인터넷 기반 Steem 블록 체인 계정 서비스 사용과 관련된 위험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동의합니다. 여기에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연결 실패 위험, 악성 소프트웨어 도입 위험 및 세 번째 위험 요소가 포함되며 이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 귀하의 개인 키 ( "개인 키")를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귀하의 계정에 저장되거나 연결된 개인 정보에 무단으로 액세스 할 수 있습니다. 귀하는 서비스 사용시 발생할 수있는 통신 실패, 중단, 오류, 왜곡 또는 지연에 대해 당사가 책임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이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 손해 또는 클레임을 포함하여 (단, 이에 국한되지는 않음) 당사의 서비스 사용에 대한 손실에 대해 귀하에게 책임을지지 않으며 그에 대해 책임을지지 않습니다. 잊어 버린 암호, 잘못 구성된 트랜잭션 또는 잘못 입력 된 Steem 블록 체인 주소 (b) 서버 오류 또는 데이터 손실. (c) 손상된 계정 파일 (d)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무단 액세스. (e) 바이러스, 피싱, 무차별 공격 또는 서비스 또는 서비스에 대한 기타 공격 수단의 사용을 포함하되 이에 제한되지 않는 권한 외 타사 활동. 
 우리는 서비스 또는이를 사용할 수있게 해주는 서버가 바이러스 나 오류가 없거나, 내용이 정확하고, 중단되지 않거나, 결함이 수정 될 것이라는 보증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비스에 포함 된 중요한 행위 나 정보에 의존하여 취한 조치 또는 어떤 종류의 손실에 대해서도 귀하에게 책임을지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약관이 적용되는 서비스라면 아무도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가장 많이 공격받는 것이 서비스의 주체가 없다는 점인데 바꾸어 말하면 이것은 특정한 이유로 서비스가 아무렇게나 종료되지 않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즉 ,  기존의 서비스 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이 바로 가장 큰 차별화 요소가 되는 거죠. 그리고 스팀잇은 지금 그걸 자기들 손으로 버리겠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돈이 될 만한 요소는 전부 자기들에게 소유권이 있거나 심지어 서비스 이용에 대한 수수료 부과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낙장불입이군요.

 

상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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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사용료
10.1. 계정을 만드는 비용. 우리는 현재 계정 생성과 관련하여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지만, 우리는 장래에 그렇게 할 권리가 있으며, 그러한 경우 수수료가 부과되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에 해당 수수료가 표시됩니다.
Steem 거래 취소 및 / 또는 취소 권리 없음
11.1. STEEM, Steem Dollars 또는 Steem Power가 거래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서비스 또는 거래 진행을 확인한 후에는 마음을 바꿀 수 없습니다.


미래에 스팀잇이 살아 남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귀하는 암호화가 진행되는 분야임을 인정하고 이해합니다. 코드 크래킹이나 양자 컴퓨터 개발과 같은 기술 발전의 진전은 귀하가 사용하는 서비스 및 귀하의 계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귀하의 재산이 도난 당하거나 손실 될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Steemit Content에 액세스함으로써 귀하는 이러한 내재 된 위험을 인정합니다. 

양자 컴퓨터는 모든 암호화폐 생태계가 두려워하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언제 양자 컴퓨터가 현실화 될지 , 그리고 그 시대에 지금의 암호화폐들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것이 위험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암호화 시스템이라는 것은 늘 창과 방패의 대결이며 공격자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합니다. 

이러한 위협에서 방어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기술 업그레이드 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일부 암호화폐들은 아식이라고 불리는 전용 연산 칩에 대응하기 위한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개발자의 말은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설사 현실이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지금 저 약관의 내용이 개발진들이 열심히 할 일 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면 그냥 약관상의 내용이라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같이 개발진들이 나태한 모습만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저 항목을 보고 있자니 아예 이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계획같은 건 없는건지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에드워드 스노든이 밝힌 바에 따르면 NSA가 보유한 컴퓨팅 파워는 전 지구상의 어떤 암호 체계도 48시간 안에 해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의 하드웨어 수준이 이러한데 미래의 스펙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암호화폐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공격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암호화폐에서 사용하는 암호 체계가 과연 발달하는 하드웨어 성능 , 즉 언젠가는 현실이 될 양자 컴퓨터 시대에도 살아 남을 수 있냐는 것이죠.

여기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개발자들이 그러한 발전에 맞추어 자신들의 암호화폐를 업그레이드 해 나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라고 스스로 밝히는 것보단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 같은 사람도 걱정하는데 당신들은 뭐 하는거요?


스팀잇 개발자들에게 묻고 싶은 말입니다. 저같이 스팀잇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저도 지금의 스팀잇이 위기이자 침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100만 유저를 자랑해도 실제 활동중인 유저층은 이전보다 더 얇아졌습니다.

이걸 단순히 보상이 줄어서 , 즉 암호화폐 침체로 인한 것이니 시세만 오르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면 큰 착각입니다. 유저 이탈 내지 정착 실패는 철저히 현재 플랫폼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며 개발자들은 이에 대해 자신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약관만 고칠게 아니라 진짜 스팀잇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좀 생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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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요소를 바꾸고 업그레이드하는게 싑지 않아서 걱정이됩니당
시간이 길어지니용
좀더 좋아지길 바라는데
아직은 조금 느린감도 있고
여러부분 고쳐나간게 있다생각합니다
공감입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그 방향이 결코 기업의 의견에만 따르지 않는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뭔가 생각이 있기는 하겠죠

그럴수도있죠 ;;그러나유저가
100만명이란 장점이 있기 때문에
변화하는 만큼 스팀잇도 변화해야죠

공감입니다~
우려와 함께 변화를...
감사합니다 ^^

네 어차피 여길 떠날게 아니라면 듣지 않더라도 목소리는 내 봐야죠 ㅎㅎ

이렇게 보면
지금의 스팀 가격이 제법 이해가 되네요.

결국 네드를 비롯한 개발자들이
탈중앙화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안 된 셈이되는 군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역시 돈 앞에선 사람이 변하는 걸까요

약관이 좀 사악하게 바뀌긴 했네요..

꼭 한국 회사 약관같이 바뀌었죠

스팀잇은 서드파티(?)입니다!! 그러므로 같은 서드파티인 busy 를 씁시다, 여러분!!!!

이러다 서드파티앱이 본진이 될지도 모르죠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스팀잇의 발전을 위해 쓴소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의 목소리를 개발자들이 듣기를 바랍니다

스팀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가 있는것 같네요...
뭔가가 있는건지... 알수가 없네요.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의 정체라고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스팀잇 자체의 문제점은 이곳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무슨일이든 초심을 지키는것이 쉽지만은 안은 일 같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다시 수정되길 바라봅니다.

일단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마음이 달라지는게 사람이죠

요즘 계속 회의감이 드는건 사실이네요 ㅜㅜ 걱정입니다

스팀잇에 유저를 장기간 유치할 수 있는 건 단순히 수익이 아닌 플랫폼 자체의 가치란 걸 개발자들은 모르나 봅니다

네드가 일 안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사고 방식이 더 우려가 되네요...
스스로 한계를 만들면서 현실과 타협하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탈중앙화가 없는 암화화폐라....어떻게 보면 dpos의 문제점인 것도 같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네 솔직히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야 넘어가도 이런 태도가 더 힘빠지게 만드네요
그래도 아직 KR 커뮤니티에 대한 믿음은 놓지 않으려고요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