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믿음의 리더십 : 페리클레스 (7)

in kr •  6 years ago 
☐ 이기는 리더, 승리하는 리더십
- 인내와 믿음의 리더십 : 페리클레스 (7)


페리클레스는 자국민들에게는 지킬 박사처럼 온화했지만
다른 나라에 대해선 하이드 씨처럼 난폭한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페리클레스 정권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사람들은 아테네 바깥에도 많았다. 라케다이몬인들이 대표적이었다. 페리클레스는 아테네의 영예와 위상을 드높이려는 목적에서 유럽과 아시아, 도시와 농촌 등 현재의 거주 지역을 불문하고 모든 그리스인들의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아테네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안건은 다음 세 가지였다.

① 페르시아인들이 파괴한 성소의 복구
② 신들에게 바치는 제사 준비
③ 항해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필요한 제반 대책의 마련

회의는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회의 자체가 아예 열리지 못했던 탓이다. 범희랍 대표자 회의가 아테네의 패권을 공고히 해줄 뿐이라고 판단한 스파르타가 회의 초청장을 휴대한 아테네 사절단의 펠로폰네소스 반도 통행을 불허했던 것이다. 아테네 중심의 일극체제를 수립하려던 페리클레스의 야심찬 계획은 초장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페리클레스는 용맹함이 아닌 신중함으로 평판이 높았다. 그는 패배를 모르는 장군이었다. 질 것 같은 싸움은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않았던 덕분이다. 그는 과거의 위대한 장군들을 무리하면서까지 모방하려고 하지 않았다. 페리클레스에게 죽음과 맞바꿔 거머쥔 영광은 덧없는 일일 뿐이었다.

지나친 명예욕으로 들떠 있던 톨미데스가 1천 명의 열혈 청년들을 규합해 보이오티아를 침략하려고 하자 페리클레스는 “나 페리클레스의 말을 듣기 싫다면, 시간의 말을 기다려보는 것은 어떻겠는가?”라며 출병을 만류했다. 톨미데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출전을 강행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그를 따라나선 젊은이들의 대부분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이 사건을 통해 페리클레스가 분별력과 애국심을 겸비한 인물임이 밝혀짐으로써 그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더 탄탄해졌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하거나 승산이 확실할 경우에는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케르소네소스는 흑해 북쪽의 크림 반도에 자리해 있는 도시였다. 페리클레스는 머나먼 이곳까지 원정을 감행해 트라키아인들의 공격을 받고 있던 그리스 사람들을 구원한 다음 1천 명의 아테네인들을 추가로 이주시켰다. 고대에는 엄청난 원거리 작전이었을 케르소네소스 원정은 페리클레스의 대표적인 군사적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1백 척의 삼단노선을 동원해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빙 도는 고대식의 함포외교로 스파르타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듦과 더불어 아테네인들의 자긍심을 고양시켰다. 페리클레스는 군대를 이끌고 실제로 내륙 깊숙이 진군하면서 아테네에 적대적이었던 여러 도시국가들을 유린했다. 그는 아카이아로부터 온 지원병력과 함께 아켈로오스 강을 거슬러 올라가 아카르나니아 지방을 약탈하고, 오이니아다이 사람들을 성 안에서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아테네군 측의 사상자가 극히 적었던 데서 보이듯 주도면밀한 계산 아래 진행되었을 이 무력시위는 아테네 안에서는 천사처럼 거의 항상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던 페리클레스가, 아테네 바깥에서는 악귀와 같은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으로 즉시 변모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 다음에는 화려한 무장을 갖춘 대군을 지휘해 에욱세이노스 바다로 항해하여 이방민족들을 위압함으로써 그곳에 살고 있던 그리스인들의 안전을 강화했다. 페리클레스는 고향에서 추방당한 시노페 사람들을 지원해 폭군인 티메실레오스를 쫓아내고는 시노페에 민주정부를 수립했다. 페리클레스가 파견한 6백 명의 아테네 의용병들은 폭군이 두고 떠난 땅과 재산을 나눠가졌다.

☞ ‘에욱세이노스 바다’는 지금의 흑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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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post. Once thing I've learned in life is "Build your own dreams, or someone else will hire you to build thei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