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쾌도난마에서 천방지축으로

in kr •  6 years ago  (edited)

정치인은 이른바 가오를 먹고사는 존재다. 표가 가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오가 표를 가져온다.

바른미래당 소속의 박종진 후보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3등에 머물면 잠실의 석촌호수에 빠지겠다고 호언장담했을 적에 그는 당장의 지지율은 얻지 못했어도 장기적 가오는 손에 쥐는 데 성공했다.

그 다음에는? 당연히 국민들과의 약속대로 석촌호수에 풍덩 빠지면 된다. 물론 충분한 준비운동을 거치고서 말이다. 불의의 안전사고는 절대 금물인 까닭에서다.

머쓱한 3등을 기록한 박종진 후보가 석촌호수로 과감하게 자신의 몸을 던진다면 단언하건대 유권자들은 요번에 송파을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승자보다는 낙선한 패자인 박종진의 이름을 더 많이,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은 딱 올해 지방선거 때까지 뿐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혼탁했던 이유는 그러한 사실을 다른 누구도 아닌 더불어민주당 사람들 스스로가 너무나 뚜렷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종진 씨가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에게 슬그머니 단일화를 요청했다가 당 지도부의 만류 탓에 이내 철회한 모양이다. 한마디로, 참 모양 빠지는 짓거리만 골라서 한다.

박종진이 그가 요란스럽게 공언한 바처럼 투표일 다음날에 석촌호수에 몸을 던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허나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다. 바른미래당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후단협 흉내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와 박종진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 구걸로 말미암아 석촌호수의 흙탕물 속으로 이미 다이빙을 첨벙 해버렸다는 것이다.

곧 끝날 문재인의 시간의 다음 시간이 바른미래당의 시간이 될 일은 아무래도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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