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믿음의 리더십 : 마르쿠스 카토 (3)

in kr •  7 years ago 
☐ 이기는 리더, 승리하는 리더십
- 인내와 믿음의 리더십 : 마르쿠스 카토 (3)


로마의 성공에는 흙 속의 진주를 찾아 길거리 캐스팅에 나선
발레리우스 플락쿠스 같은 수많은 헤드헌터들의 발품이 있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듯이, 낭중지추와 같은 카토의 비범함을 눈치 챈 안목 있는 이가 얼마 후 등장했다. 발레리우스 플락쿠스였다. 상당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유명 인사였던 그는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으나 잠재력을 지닌 인물들을 떡잎부터 알아보는 비범한 재주가 있었다.

흙 속의 진주를 찾아 발품을 팔면서 길거리 캐스팅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야 사회건 조직이건 정체되지 않는 법이다. 인재를 찾는 수고는 기울이지도 않으면서 쓸 만한 사람이 없다는 푸념만 일삼고 있는 한국의 기업과 정당들은 발레리우스 플락쿠스의 사례에서 크게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하리라.

공교롭게도 발레리우스의 농장은 카토의 농토 옆에 있었다. 발레리우스는 수시로 마주치는 카토의 하인들을 통해 그에 대한 하마평을 들을 수 있었다. 남들 같았으면 천하다고 멀리할 이웃집 하인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일일이 귀를 기울일 정도로 인재를 구하는 일에 관한 한 발레리우스의 가슴은 활짝 열려 있었다.

하인들이 전해준 데 따르면 카토는 한마디로 바른생활 사나이 그 자체였다. 아침 일찍 시장에 나가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변론을 기꺼이 맡았고, 밤에는 늦게까지 부지런히 허드렛일을 했다. 여름에는 작업복 차림으로, 겨울에는 웃통을 벗고서 하인들과 뒤섞여 비지땀을 흘렸다. 식사는 하인들이 먹는 푸석푸석한 빵과 질 낮은 포도주로 해결했다.

발레리우스는 마지막 면접심사 삼아서 카토를 집으로 초대했다. 카토와의 식사자리에서 그는 이웃집 사나이가 올바른 품성과 풍부한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발레리우스는 카토가 중앙정치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주었다. 그는 카토에게 다른 여러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카토가 오래전부터 존경해온 파비우스 막시무스와 교분을 나누게 된 것은 발레리우스 덕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카토는 발레리우스의 호의와 후원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군사호민관이 된 다음 재무관을 지냈으며, 발레리우스와 나란히 집정관직을 역임한 이후에는 감찰관직을 맡았다.

카토가 발레리우스의 신세를 일방적으로 진 것만은 아니었다. 플루타르코스는 카토가 파비우스의 숙적인 스키피오와 사사건건 대립한 것은 스키피오를 시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단순한 시기심 때문에 카토가 당대 최고의 실력자들 가운데 한 명인 스키피오를 원로원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불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발레리우스를 따라서 파비우스파의 일원이 된 카토가 경쟁관계에 있는 정파의 수장을 공격하는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을 개연성이 짙다.

원정 중인 군대의 재무관이 총사령관을 전비를 낭비했다는 죄목으로 고발한 일은 상당히 이례적 사건이었다. 카토는 노련미와 순발력에서 아직은 스키피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스키피오는 진상을 조사하러 온 호민관들에게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돈을 펑펑 써서라도 군대의 사기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전쟁 준비의 기본이라고 해명함으로써 카토를 무안하게 만든 다음 임지인 아프리카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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