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을 부산하게 보낸 것 같은데 주변은 어수선하고 주위는 산만하다. 산에 가기는 늦었으니 천변에 꽃이나 보러 갈까 했더니 미스터 션샤인이 연속 재방송 중이다. 띄엄띄엄 봤더니 아, 하고 이제사 연유를 알게 되는 장면도 있고 다시 보니 개연성이 떨어진다 싶은 장면도 있다. 살아온 인생도 돌아볼 때마다 영욕의 순간이 뒤바뀌기 일쑤니 사람이 쓰는 드라마라고 척척 다 아귀가 맞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명절이라고 시답잖은 문자 한 통이라도 보내고 받던 짓도 작파한지 꽤 되었다. 타박을 하는 이도 가끔 있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오래된 변명거리가 있으니 괜찮다. 때마침 사는 게 뭐라고 애쓰고 사냐고 시크한 독거 작가가 말해주었다. 이미 세상 떠난 작가라 그런지 와닿는 글이 많다. 죽은 자는 제 말이 맞다고 어깨를 으쓱대지도 않고 틀렸다고 변명하는 일도 없기 때문이겠지. 나도 구차한 변명 따위는 하지 않기로 한다.
흰 색도 진해진다는 걸 알고부터 가끔씩은 염색을 한다. 오늘이 그날이었다. 늙은 어메 손 빌리지 말고 다음부터는 이발소 가서 해야지, 다짐하는 한가위 이틀 전, 뭐가 그리 급한지 집 앞 하수관 정비공사는 오늘도 계속된다.
일교차가 심하다. 나도 따라 조울증이 도지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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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갑니다!
책 흥미로워 보이네요. 일상 철학 이라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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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는게 바빠서(라는 핑계로) 지인분들께 명절이라도 연락 못드린게 꽤 된것 같습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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