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단상

in kr •  6 years ago 
  1. 바람을 거스르지도 앞지르지도 않고 페달 한 번 굴러 가는데까지 가보면 그제서야 바람이 밀어주는지 막아서는지 명확해진다. 적인지 동지인지도 어깨든 목이든 힘을 빼봐야 안다.

  2. 지하철역사 앞 대한애국당 노인네들이 박근혜 무죄 석방 서명을 받고 있었다. 세월호 리본이 달린 가방을 든 게 다행이었다.

  3. 얼린 생수가 영 녹지 않는다.

  4. 단골 미용실이 하필 노는 날이라 다른 남성전용미용실을 갔는데 70대 중반의 이발사가 맞아주었다. 쓱싹쓱싹 가위질 소리가 기분 좋게 만드는데 반해 바리깡 잡은 손은 떨리고 있었다. 나이 탓이든 익숙지 않은 기계 탓이든 세월은 그의 시대가 끝났음을 말하고 있었다. 카드를 내밀었더니 맞은편 마을금고를 말없이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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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니, 저도 단골 헤어샵이 구월 한달간 쉰다고 했습니다(개인적인 이유인듯해서 이유를 묻지는 않았습니다만^^). 꼽쓸머리라 고무줄로 쫌맬수도 없고, ... 찾아봐야 겠네요, 이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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