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예민했던 시절이 있었다.
누군가 나의 이름으로 별명을 붙여 장난삼아 부르기만 해도 심기가 불편해져 나 기분 드러워 라는 티를 팍팍 내며 뚱하게 있었고
남편이 "너 왜 이 레스토랑에 우릴 데리고 왔냐 하나도 맛 없는데" 라는 말만 해도 억울해 울음과 분노를 터뜨리곤 했다.
엄마가 딸에게 서운해 그저 지나가는 말로 볼멘 소리라도 한다치면 나는 더욱 더 날카로운 가시로 엄마를 찔러댔다.
친언니와는 어딘지 모르게 마음의 거리가 있는듯 느껴졌으며 경험자로서 나에게 올바른 소리를 해도 나는 그저 시큰둥했다.
세상이 다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 하는 것 같았고
가족, 친구와의 관계는 나를 더 공허하게 했으며
나를 대하는 모두가 나를 적대시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자신감을 잃으면 세상은 적이 된다"
라는 말을 누군가가 했던데
그때 나는 그러한 상황이었었나보다.
그러던 중 그 당시 인기를 끌었던 혜민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이런 구절을 보게 되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그 사람이 보살입니다."
위로가 되는 듯, 아닌 듯한 말이었고
내 주위엔 참 보살이 많구나 생각했더랬다.
그렇게 방황의 시간이 지나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요즘에는 그토록 예민하던 시절에 비해
사람이 많이 유해진듯 하다.
그리고 요즘 느끼는 것은
내가 그토록 바랬던 '따뜻함을 주는 사람'
을 이제 그만 찾고 내가 바로
'내가 찾던 바로 그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세상이 모두 나를 적대시하는 것처럼 느꼈을 때
나는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랬다.
'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누군가가 따뜻한 미소를 보내줬으면..'
'누군가와 진정한 친구가 되었으면..'
'내가 진정 혼자가 아니었으면...'
하지만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는 가족에게서도, 내 마음을 가장 많이 털어놓았던 친구에게서도, 나는 그러한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으며 세상에서 혼자 고립된 것만 같았고 그 결과 그들과의 사이는 점점 거리가 생기는 듯 했고 나는 더욱 더 고립되어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꿈꾸던, 그런 나를 알아주는,
나를 전적으로 이해해주는 꿈의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기란 불가능했었던 것 같다.
왜냐면
나의 마음은 상처와 편견으로 이미 너무나 비좁아져 있어 내 자신이 누군가가 나의 마음에 들어올 틈을 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마음에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보려 해도 나는 그를 올바르게 볼 마음의 힘을 잃어버렸고 그저 꿈의 사람을, 따뜻한 꿈의 세상을 마냥 기다렸던 것이다..
내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보니
예전의 적대적이었던 것 처럼 여겨졌던 사람들의 태도도 하루하루 살아내가는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만 했으며,
나를 깍아내리는 것처럼만 생각됐던 사람들의 나를 향한 어설픈 농담이나 실없는 대화도 이제는 그것이 나와 조금 더 친근하게 지내보려는 그 사람의 노력이 아니었을까 오히려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마음의 평정을 잃어버리면,
내가 꿈꾸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
온다 해도 나는 그것을 올바르게 볼 힘이 없다.
우리는 진실의 그것을 오해하고 존재하지 않는
환상 속의 꿈의 사람, 꿈의 세상을 그저 힘없이 기다릴 뿐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지금껏 바래왔던 그런 사람.
내가 지금껏 기다려왔던 바로 그런 사람.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이다.
살면서 언제나 따뜻한 사람이 그리웠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고
세상이 나에게 호의적이길 바랬다면
내가 세상에게 호의적이면 된다.
우리 인간은 다른 듯 다 비슷해서
내가 깊이 바라는 것은 대부분 다른 사람도 바라는 것이다.
내가 사랑을 받고 싶으면
그도 사랑을 받고 싶다.
내가 내편인 사람이 필요하면
그도 자기편인 사람이 필요하다.
바로 그런 사람이 '내가 되어보는 것'이다.
마냥 기다리고 있지 말고.
우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내가 그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면
그는 행복을 느끼고
나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그를 보며
나도 같이 행복을 느낀다.
내가 타인에게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 주었는데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그저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순수한 목적 외에 다른 목적이 끼여들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면
'잘 보이기 위해서' 라든가
'칭찬받기 위해서' 라든가
'외로움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라든가
등등 그 외의 목적이 끼여들어서일 가능성이 많다.
우리는 하나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며
우리가 진심으로 행복해질 수는 없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의 행복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 인해 만들어진거라면 우리는 우리가 쓸모있는 존재라는, 가치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더 이상 '꿈의 사람, 꿈의 세상'을
마냥 기다리고 있지만은 말자.
내가 바로 그 '꿈의 사람'이 되자.
그 곳에서 의외의 행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삶이 왜이리 힘든건지..
진정 꿈의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좋은글 잘 읽었어요 팔로우 하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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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kain님 삶이 왜 이리 힘든건지 라는 말씀에 참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어쩔땐 인생이 참 허망하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하고..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감이 안 잡히기도 합니다.. 내 생각처럼 안 되기도 하구요.. 길지 않은 인생을 보내면서 느끼게 된건 더이상 기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거 같아요.. 더이상 꿈의 세상이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야 한다는 것..그걸 느끼네요.. 인생은 참 짧고 모두 자신을 위해 살기 때문에 더이상 누군가가 나에게 잘해주길, 나에게 기회가 알아서 찾아오길 기다리면 안될것 같아요..팔로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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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안보이시는 megaspore님.. 잘 지내시죠?
팔로워분들 정리하면서 보다가 접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megaspore님 글 정말 좋아했는데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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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y님! 저의 근황을 물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무념무상 (멍 때리는) 상태를 유지하다보니 별다른 글감이 떠오르질 않아 계속 글을 올리지 못 했어요~~
안부 물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새글을 하나 올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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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없이 쓰던... 우리라는 낱말이 평소와 다르게 가슴팍에 새겨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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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우리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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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이런 스타일의 글을 자주 쓰곤 하는데, 잘 읽고 갑니다!
보팅 및 팔로우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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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그 '꿈의 사람'이 되자. 좋은 말씀인거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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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megasore i hope you remember me. It's been a while since i saw your pos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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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맞는 말입니다.
오랜만에 예전 스타일의 글(?)을 적어주셨네요~
방법은 알지만 또 실천하기 어렵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게 또 삶이라고 생각되기도 하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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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셨네요.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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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말..
읽고나니 생각이 많아지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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