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0 서장금의 추억한끼] 랍스터 된장찌개 + 볶음밥

오늘의 저녁은 랍스터 된장국입니다.
3일 전 가락시장에서 큰 맘먹고 사온 녀석입니다.

‘그냥 쪄먹지 저 아까운걸 된장국에 넣어서 끓인다고?’ 의문을 품으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저로 한 입 떠먹는 순간 의심은 연기처럼 사라 지게 됩니다.
러시아 깊은 바다내음과 한국의 전통 된장이 만나 국물맛을 보면 너무 시원해서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죠.
마치 국물이 입에서 부터 출발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위장까지 도착했다고 표현하는게 좀 더 적절한 표현일까요?

또한, 결정적으로 이 레시피에는 아련한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년 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행도중 랍스터 전문 식당에 들어가 랍스터를 주문했는데 된장찌개와 함께 나왔습니다. 한국인을 위한 작은 이벤트 였던 거죠.

그때 주방장의 배려 깊은 마음에 감사를 표하고자 ‘모든 음식을 남김없이 먹어치워야지’라고 다짐하며 랍스터의 살을 발라먹고 남은 껍질까지도 된장찌개에 담궈 우러난 국물마저 모조리 먹어치웠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었지만 일품이었습니다. 그렇게 랍스터엔 된장찌개 국룰이 탄생한 것입니다.

아직도 저 랍스터를 보면 추운 겨울 속 따뜻했던 추억이 어렴풋이 생각나네요.

여러분도 추위를 녹여 줄 음식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