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시

in kr •  7 years ago 

안녕하세요. 친애하는 팔로워 여러분.
얼마나 제 글을 읽어주시는지, 사차산업의 미아는 알 수 없어 오늘도 변함없는 보팅만 바라봅니다.
바뀌지 않는 것에는 암호화페의 가격도 포함되어있지요.
분할매도 분할매수도 하지 않는 요즘에는 별다른 감정도 일어나지 않아서 코인값에 일회일비하던 그 옛날이 꿈결과 같아서 꿈도 꾸어지지 않는답니다.
하지만 세상은 가만히 있지를 않지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이 나와서 살짝 소개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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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소개는 여기까집니다.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시 한 편 올리고 물러갈께요.
안녕~!

시인의 사랑, 진은영

만약 네가 나의 애인이라면
너는 참 좋을텐데

네가 나의 애인이라면
너를 위해 시를 써 줄 텐데

너는 집에 도착할 텐데
그리하여 네가 발을 씻고
머리와 발가락이 두 벽에 닿은 채 좁은 잠이 든다면,
큰 물방울 담요를 뒤집어쓰고 젖은 잠에 든다면,
나는 너의 꿈 속으로 사랑에 불타는 중인 드넓은 성채를 보낼텐데

오월의 사과나무꽃 핀 숲 그 가지들의 겨드랑이를 흔드는 연한 바람을
초코릿과 박하의 부드러운 망치와 빨간 우체통 기차와
처음 본 시골길을 줄 텐데
갓 뜯은 술병과 팔랑거리는 흰 날개와
몸의 영원한 피크닉을
그 모든 순간을, 모든 사물이 담긴 한 줄의 시를 써 줄 텐데

차 한 잔 마시는 기분으로 일생이 흘러가는 시를 줄 텐데

네나 나의 애인이면
얼마나! 좋을 텐데

그녀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큰 빈집이 된 가슴을,
혀 위로 촛농이 떨어지는 밤들을,
밤의 민들레 홀씨처럼 알 수 없는 곳으로만 날아가는 시를
네가 쓰지 않아도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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