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요즘 새벽에 한 번 씩 잠에서 깬다. 코인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오늘도 일찍 깬 남자는 으레 그렇듯 코인 시세를 확인한다.
'어? 휴매닉이 많이 올랐잖아?'
엊그제 휴매닉 호재가 있다는 누군가의 게시글을 보고 조금 사둔 휴매닉 코인이 엄청나게 오르고 있었다.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겠다.'
남자는 코인을 매도하고, 컴퓨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어났어]
잠에서 깬 여자가 톡을 보냈고,
남자는 침실로 가면서 다시 시세를 확인했다.
휴매닉의 가격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치솟고 있었다.
-자기야, 이거 봐봐. 어제 사둔건데, 엄청 오르고 있어. 난 아까 저 아래에서 팔았는데.
잠에서 덜 깬 여자는 답이 없고, 남자는 고민에 빠진다.
-지금이라도 다시 살까?
-살까? 고민되유...
결국 남자는 최고점에서 코인 구매 버튼을 누르고 만다.
팔기 전보다 더 많은 코인을 산 것이었다.
하지만 누르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고
바로 매수 취소를 누른 남자는,
매수 취소가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코인의 가격이 급전직하 하는 것을 목도하고 만다.
7분후 매수 체결 알람이 오고, 상황 판단이 안되어 머뭇거리는 사이, 남자의 손해는 더 커져만 갔다.
정신을 차리고 매도를 마친 남자는 게시판을 둘러보았다.
남자와 같이 거래소의 느린 서버 탓에 손해를 본 누리꾼들이 불만을 털어놓고 있었다.
-자기야, 나 코인 다시 샀다가 또 20만원 손해봤어. 속상해.
어제도 리플 사고 팔다가 30만원의 손해를 보았던 기억이 더해져
남자는 이불을 덮고 울먹였다.
-게시판 보니까, 거래소에 손해 보전 요청할 수 있대요. 이거 해볼께.
다독여주는 여자를 두고, 남자는 거래소 톡 친구에게 말을 건다.
구글문서에 손해액을 적어주면 보상해주겠다는 말에
코인 가격을 계산해가면 피해액을 신고한 것이
12월 16일.
피해는 보전되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