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투자일기(12)

in kr •  7 years ago 

남자는 오늘도 코인 커뮤니티에 접속한다.
구천불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만삼천불을 회복했을 때, 남자는 다시 코인을 구매한 터였다.
여자는 존버를 신봉하고 있었고, 가격이 떨어지면 줍줍타이밍이라며 더 많은 돈을 투입해 코인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러던 투자금이 모두 코인으로 바뀐 지도 일주일.

만삼천불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오늘 아침, 칠천불을 돌파하며 여전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여러 이유를 찾지만, 내 생각엔 그냥 떨어질만 하니까 떨어지는 것 같아.
-우째유?
-뭐, 그냥 삼년짜리 적금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봐야지. 앞 날을 어찌 알겠어. 그래도 당분간은 떨어지기만 할 것 같아.
-삼년이나... 그래요 그럼.

코인이야기가 줄어든 것도 일주일 정도 되었다.
비트코인 가격 만불이 다시 깨지며 그간 벌었던 수익금이 모두 사라지고, 원금이 사라지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돌이켜보니, 20만원이 참 아쉬워.
-응. 그러게, 900만원에 원금 빼려고 했는데, 880만원이었고. 자기는 천만원에 빼려고 했는데 980만원까지만 늘었었으니까.
-응. 우리는 코인복이 없나봐.
-그래도 나는 남편 복이 있으니까, 괜찮아.

없는 셈 치고 살자. 코인 잔고 확인하지 말자. 이런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했었나.
남자는 12월 말, 대만 출장 중 NXT 코인으로 날렸던 돈을 생각했다.
그리고 돌아온 인천공항에서 업비트의 코인4대장으로 불렸던 4개의 코인을 사서 180%의 수익을 올렸던 날도 생각했다.
그 때에 우리 부부는 참 좋아했었지.
서로 얼싸안고 아이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새롭게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었다고 좋았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정부의 거래소 폐쇄 언급 이후 계속되는 하락 속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던 기억도 여전했다.
남자는 불로소득을 꿈꾸면서도, 불로소득으로만 사는 건 죄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이런게 양심의 가책이란 건가봐유.
왜 우냐는 여자의 질문에 남자는 히끅거리며 간신히 답을 했었다.

이제는 돌이켜 생각해볼 여력도 없고.
그저 언제나 처럼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야지.

언젠가 1월의 환희를 다시 볼 수도 있지 않겠어?

남자는 자문자답하며 오늘도 회사에 출근을 한다.

갑자기 시간이 빨리 흐른 것 같은
2월6일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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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보고 힘내세요
스팀잇 강제 존버다! 라고 스팀을 지난번에 7600원에 사서 박았답니다:) 반토막났네요 ㅎㅎ

산뜻한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황홀한 @mini8601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섹시한 @koreancrypter님 소개로 왔어요. 칭찬이 아주 자자 하시더라구요!! 섹시한 글 올려주신것 너무 감사해요. 작은 선물로 0.6 STEEM를 보내드립니다 ^^

항상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칭찬해

요즘 같은 철에는 버티기가 쉽지않죠 ㅠㅠ

처음 폭락했을 때보다 마음은 편안하네요. 많은 투자 실패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죄 없는 죄인으로도 살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ㅠㅠ
그런 2월6일 아침 맘 속 울림을 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힘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