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에는 금은보화가 없다. 씨로 채워진 속은 약재로도 쓰인다지만 대부분 버린다. 겉은 굳이 톱으로 자를 필요도 없이 연육질이라 식칼로도 충분하다.
동네 어귀에 농산물 무인판매대가 있다. 이 동네에 오래 살았던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로 텃밭이나 한두 그루 있는 유실수에서 가꾼 볼품없는 채소나 과일을 내놓는다. 볼품이 없는 까닭은 천연 무공해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이 동네가 농촌이었다는 흔적이다. 가격은 사는 사람 마음 내키는 대로 옆에 있는 돈 바구니에 집어넣으면 된다.
저게 박이라는 걸 처음엔 몰라 나중에 물어알았다. 속은 파내고 겉 육질만 도려내어 채를 썰어 무침을 해먹든가 토막토막 썰어 국이나 찌개, 조림에 넣으면 별미라 한다. 입맛을 당기는 쓴 맛이라는데 그 맛이 궁금하지만 도전해볼 용기는 없다. 그냥 금은보화가 쏟아지는 신화가 깨지니 오히려 세상은 뒤죽박죽 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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