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질은 나 스스로 높인다. -부탁 고자-
양산의 숨은 동네 맛집. 숨어 있으니까 이름을 밝히지 말자
발단, 팩스
팩스를 사용해야 할 상황이 생겼다.
현재 회사에 팩스가 없다.
가끔씩 일 때문에 방문하는 사무실에는 팩스가 있어 보였다.
우리 회사와 그 사무실과의 관계는 지원을 받고 주는 관계이다.
따라서 한번 부탁해 보는것이 아주 비상식적이진 않다.
하지만 나는 부탁할 자격이 있을까?
타인에게 부탁 할 자격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내 부탁이 그사람에게 수월하든 어렵든 간에
내가 부탁을 하려는 사람과의 관계가 가까울 수록
그 부탁을 들어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간사회에서의 아주 기본적인 상식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인맥, 꽌시, give and take, 네트워킹 과 같이
사용되는 단어가 그렇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다.
이것과 관계하여 원만한 대인관계과 실제적으로 삶에 이득이 된다는 것을
어르신 2분이 직,간접적을 알려 주셨다.
관계 맺기 장인
첫번째로는 우리 아버지이시다. 아버지는 그런 관계를 잘 맺으신다.
은행에서 일하시는 분이나 마트에서 일하시는 분 또한 버스 운전기사분들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잘 거시고 친분을 잘 쌓으신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행동이 나쁘지는 않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한때는 동의하여 미용실 누나나 대학교 학부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종종 친근하게 말을 건네고 친분을 쌓은적이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반만 배워서 여성분들에게는 가능했지만 남성분들에게는
하기가 싫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남성분들에게도 잘 하신다.
글을 쓰다 보니 아버지의 말씀도 생각이 난다.
상대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부탁을 해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셨다.
결과적으로 부탁이 해결되면 사소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스스로 기분 좋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상대의 입장에서 이미 한번 부탁을 해결 하였기에
나에게 부담 없이 부탁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가까워진다고 하셨다.
아버지로 부터 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직접적으로 바뀐 사례이다.
두번째로는 같은 실내 암벽 센터를 함께 다니는 어르신이다.
작년 3월부터 지금까지 꽤나 오랜시간 운동을함에도 불구하고
자주 뵙는 다른 분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았다.
센터 망연회에서 애정 어린 마음으로 (훈계라기 보다는)
센터에서 운동을하면서 다른 분들과 친분을 쌓아야지
자신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구체적으로도 친분을 쌓아 그분들의 도움을 얻을 수 도 있고
자신과 다른 시각이나 의견을 알 수 있기에
생각의 다양성 역시 증가한다고 하셨다.
분명 동의 한다.
하지만 나의 이익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접근하는 생각이 여전히 마음에 안들고
타인과의 관계가 순수히 이득만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결론
팩스 사용에서 시작해서 타인에게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나 까지 생각이 이르렀다.
팩스 사용은 다행이도 회사 근처 가게에서 돈 주고 할 수 있었다.
즉 사회가 발전 할수록 사회 구성원이 필요한 것은 대부분 서비스로 제공 된다.
나에게 영향을 주신 2분 모두 나이가 많으시다.
사회가 지금 보다 발전하기 전에는 서비스가 많지 않았고 따라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거나 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도움이 상대적으로 더 귀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는 적당히 유지하고 대가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능하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부탁 고자
부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대신 해주는 행위이다.
내가 하기 싫거나 못하거나 귀찮거나 등등의 이유로 부탁을 한다.
나는 부탁을 잘 하지 않는다.
내가 못하는 것에 대한 부탁은 단발성 해결책이며
내가 하기 싫은 것에 대한 부탁은 아주 이기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분명 부탁을 통해 서로 관계가 깊어지고 상부상조도 가능하지만
나는 왠지 내가 스스로 하거나 못하거나를 택했던 것 같다.
부탁을 나보다는 잘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영어도 잘하고 자기가 하는 일도
멘토를 잘 찾고 그와 잘 관계를 맺어서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부탁에 능한 재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영어실력을 높이려면 자기 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대화해야 한다.
나는 그것을 잘 못했다.
내가 왠지 상대방에게 조금이나마 손해를 입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1년 반동안 생활하면서도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아주
합리적인 이유를 찾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멘토도 그렇다. 요즈음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도
독수리가 되고 싶으면 독수리와 함께 날아라 라는 말을 했다.
내 인생에서도 본받고 싶은 선배가 몇 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다.
역시나 비슷하게 내가 얻을 것은 있어도 내가 줄 건 없는 상황이 싫었던 것 같다.
머 이렇게 살다가 40대 50대가 되어서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개를 키우면서 외롭지 않게 살아야 겠다.
요즘 인터넷에 보면 개가 똑똑해서
주인 말도 알아듣고 부탁도 들어 준다.
내가 키우는 개라면 아무거리낌 없이 부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