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중에서 나오는 명언의 이미지 검색 결과와 함께 보이는 풍경의 사진
필자가 지내는 이 곳 부산은 벚꽃이 거의 졌다. 어느 주말과 다름 없이 뭔가 하기는 싫고 시간을 때워야 할 때는 아무 생각없이 영상을 보는 것이 최고이다. 2019 새해 다짐, 게임 영상 금지와 유머 사이트 접속 금지를 실패 한 이후 시간이 너무 잘 간다. 일단은 쉬운 유머 사이트 부터 시작한다. 유머 사이트를 다 둘러 보면 유튜브를 켠다. 내가 구독하는 스트리머나 혹은 재미 있어 보이는 영상이 있다면 본다. 그러다 지겨워 지면 트위치를 켜서 오버워치나 롤 스트리밍을 시청 한다. ( 요즘은 트로피코6 가 재미있다 ) 그러다가 이것 도 좀 질리면 넷플릭스를 켜서 보던거나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시청한다. 이것 도 좀 지겨워 지면 다시 처음 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하루가 아주 금방 가고 찾아온 다음 날에는 내 젊은 하루를 낭비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날이 혹시 일요일이어서 다음날이 월요일이면 어쩔 수 없이 일 해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 한다. 혹시나 그날이 토요일 이여서 오늘이 일요일 이라면 그런 죄책감에 짖눌려 그날 역시 그렇게 보낼 확률이 높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위와 같은 패턴을 토요일 저녁에 시작해 오늘까지 영상으로 하루를 채울 뻔 했다. 하지만 어제 저녁에 본 영드가 점심도 어머니께서 해주 신 반찬으로 해결 후 지금 카페에서 이렇게 글을 쓰도록 날 이끌어 주었다. after life. 한글 netflix 로 보면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이라 적혀 있지만 아마도 angry man 은 부제인 듯 하다. after life의 주인공이 조금 비호감으로 생겼다. 그리고 광고 card에서도 역시 매우 떨떠름한 표정을 짖고 있다. 주인공 얼굴만으로는 선듯 보려고 결정하기 힘들었겠지만 netflix original 이며 또한 앵그리맨 에 호기심이 생겼다. 저 사람은 뭐에 화가 났을까? 그래서 일단 1화를 시청 할 수 있었다.
주인공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하면 저분은 유명한 영국 탤런트 인 것 같다. 위키링크 를 보면 꽤나 내용이 길다. 다양한 경력을 쌓으신 것 같지만 나는 처음 본다.
일단은 1화에서 내 관심을 끌기에 필요한 요소들이 충분 했다. 첫번째로는 영국드라마이다. 넷플릭스에서 본 영국 드라마는 거의 다 재미 있었다. 두번째로는 거친 욕의 사용이다. 이 것 역시 영드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신사의 나라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매우 논란이 될 만한 욕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저런 상식을 벚어나는 욕을 보면 불쾌해 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불쾌 보다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 충격적이라서 내 뇌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주인공이 매우 또라이짖을 종종 하는데 매우 합리적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좀 더 스토리를 들여다 보며 이 영드에 매력에 대해서 알아 보자. 전체적으로는 주인공이 아내가 암으로 죽은 이후 삶의 의미를 잃고 막 산다. 그러다 삶의 의미를 깨닳게 되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이다. 성경의 돌아온 탕자와 같은 전개라고 해 두자. 내용에 따르면 주인공은 이러한 상황을 슈퍼파워를 얻은 것 같다고 묘사한다. 즉 내가 삶에 더이상 미련이 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고 정 안되면 죽으면 그만이라는 태도 이다. 작중에서 저런 슈퍼파워를 써서 하는 행동은 회사에서 개판치기, 동네 건달 혼내 주기, 10살 어린이 협박하기 등등이 있다. 제일 부러웠던 것이 회사에서 깽판치기 이다. 설정 상 회사 대표가 자기의 죽은 아내의 남동생이고, 그 남동생이 매우 착하고 또한 회사 일 자체가 별로 힘들지 않아 가능했다. 회사에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직장 동료들을 못살게 하고 또한 개 산책시키러 무단 결근 하는 등 매우 부러웠다. 그러고 보니 좀 전에 본 영드인 아파야 사는 남자에서도 주인공이 암 걸린 것 때문에 직장에서 혜택을 많이 보았다. 한국 사회에서 본인이 암에 걸리거나 부인이 일찍 죽으면 직장에서 편의를 봐 줄까? 매우 쓸데 없는 생각이다. 이야기 전개 상 직장에서도 일어나는 일이 꽤 크고 재미있지만 이것은 직접 확인을 하자. 내용이 전개 될 수록 주인공이 더 막장이 될 지 혹은 구원을 받을지 궁금할 틈 세가 없다. 왜냐하면 6부작에 약 20분 정도의 길이라 금방 결과를 보게 된다. 주인공이 결정적으로 생각을 고쳐 먹을 수 있는 계기는 여러 사건을 통해 발생한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2가지 이다.
첫번째로는 조카(상사의 아들)와의 관계이다. 따뜻한 마음의 주인공의 처남은 가끔식 주인공이 조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주인공에게 부탁한다. 주인공의 그런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개를 챙김과 동시에 맞겨진 조카에게는 잘 대해 준다. 도움이 필요한 인간,특히 어린아이,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비단 일방적인 기여의 관계가 아닌 그 속에서도 자기가 쓸모 있는 혹은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받게 만드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가 된다. 주인공이 조카를 지키기 위해 조카의 같은 반 아이를 협박함을 처남이 알게 되어 더 이상 조카를 맡기지 못하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에 주인공은 꽤나 큰 충격을 받는다. 나에게도 내 아이가 생길 수 있지만 내 조카는 이미 2명이다. 한명은 이제 똥오즘을 가리고 있고 한명을 곧 세상의 빛을 볼 예정이다. 나에게 많은 것을 해준 부모님 보다 귀여운 조카애게 있어 멋있는 삼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은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다음으로는 남편을 잃은 연상의 여인의 조언이다. 묘지에서 우연이 만나 주인공은 그 분과의 대화에서 전체적인 깨닮음을 얻고 그 깨닮음과 관계된 여러 이벤트 들이 결과적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만든다. 연상녀(묘지의 그 분) 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지만 꿎꿎히 잘 살 고 있다. 연상녀가 말하는 삶의 의미는 누구든지 타인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 수 있고 그런 호의를 베푸는 것이 인생의 의미라고 말한다. 그때 나오는 명언으로 "A society grows great When old man plant trees whoese shade they know they shall never sit in" 이다.
한국은 경쟁 사회 이며 물직적 분배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 빈익빈 부익부도 심하고 젊은이들은 직장 구하기 힘들고 어르신들은 노후 자금이 충분치 않고 아이 엄마는 아이를 키우기에 주변의 도움이 적다. 이런 상황은 제 한 몸 건사하기 힘들다. 일단 자기가 먹고 살아야지 남을 돌 볼 여유가 생긴다. 그런 현실적인 상황이 오래 지속 되다 보면 그 무엇보다 나의 이익이 가장 우선 시 된다. 그런데 그런 마음 가짐을 오래 가지고 있다 보면 그것과 관련된 물질적인 것이나 사회적 위치는 만족 시킬 수 있어도 그 이상의 만족감을 얻기 힘들다. 비교적 내가 잘먹고 잘사는 것은 쉽다. 내가 잘 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롯이 내가 가진다. 하지만 남을 기쁘게 하거나 행복하게 하는 것은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내가 잘해도 잘 안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함께 나눈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음날 먹을 것이 없어 걱정하는 수준이 아님에도) 삶에 있어 공허함을 느낀다면, 혹은 객관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처한 상황이 너무 힘들어 버틸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 나와 가까운 주변의 사람이나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나 혼자서 체울 수 없는 부분을 체워 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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