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종영한 "나의 아저씨"를 와이프가 집에서 보기 시작하면서 나도 오며가며 가끔 보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나에게 엄청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장면이 있었다.
극중 망한 영화 감독으로 지금은 형과 청소용역업을 하는 송새벽에게 역시, 지금은 한물간 배우로 송새벽과 함께 영화를 찍었던 나라가 송새벽에게 망해서 좋고 사랑스럽다는 고백을 하는 대목이였다.
인간은요 평생을 망가질 까봐
두려워 하면서 살아요. 전 그랬던것 같아요.
처음엔 감독님이 망해서 정말 좋았는데
망한 감독님이 아무렇지 않아보여서 더 좋았어요.
망해도 괜찮은거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
안심이 됐어요.
이 동네도 망가진 것 같구
사람들도 다 망가진 것 같은데
전혀 불행해보이지가 않아요.
절대로. 그래서 좋아요.
날 안심시켜줘서.
나 역시 망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았다.
하지만, 두려워한다고 피해갈 수 있는 것만은 아니였다.
솔루션 회사에 스카웃 되어 들어가서 게임사업부를 만들고, 그 게임사업부를 분사시키며 투자금을 넣어 경영진에 합류하고, 작은 모바일 게임 업체였지만 큰 온라인 게임업체로부터 35억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또 카카오게임 초창기에 "모두의 게임"을 성공적으로 런칭하여 천만 다운로드와 함께 많은 돈도 벌어보고... 대표이사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항상 주위에는 만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고,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강연요청들...
나는 아니였다고 하지만, 지인과 가족들의 증언(?)에 의하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고 사장놀이까지 하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제보가 있었다. OTL
하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후속작 흥행에 실패한 후, 모든 책임은 대표인 나에게 지게 되었고, 정말 세상을 원망하며 회사를 청산하게 되었다.
무기력에서 탈출하는 법, 미움 받을 용기 등등 다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많은 책과 글을 접하며 노력을 하였다.
그 당시에 내 마음에 들어온 말은, "못해도 괜찮아"
지인들과 함께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다른 경영진을 보좌했다.
남을 원망하고 상황을 한탄하기 보다, 한발짝 물러서서 나를 돌아보고, 또 내려놓고 시간을 가졌다.
실패하면 안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뭐 어때... 못해도 괜찮아. 꼭 내가 아니어도 괜찮아.
1년 반이라는 기간을 마음을 다스리고 내려놓고 한발짝 뒤에서 나를 보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나는 뭘 하고 싶은지 시간을 들여 고민을 했다.
그렇게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동업을 하여 세운 회사를 나와 내가 원하는 개발을 하기 위해 만든 지금의 회사 스티키핸즈.
그리고, 나와 함께 일하기 위해 멀쩡한 회사를 때려치고 달려와 준 소중한 동료들.
지금도 조금 달린다 싶으면 템포 조절을 하며 동료들에게,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말한다.
못해도 괜찮아. 우리 이거 계속할 거잖아.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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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고맙습니다!! 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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