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스Ulysses는 마크다운을 지원하는 macOS/iOS 노트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얼마 전에 소개했던 베어Bear와도 비슷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어가 노트 애플리케이션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하다면, 율리시스는 글쓰기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율리시스를 사용해보면 기능을 추가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기능이 얼마나 완벽하게 애플리케이션에 통합될 지를 고민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율리시스는 글쓰기 애플리케이션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율리시스 전용 마크다운 문법
하지만 마크다운의 열렬한 팬이라면 율리시스를 사용하는 동안 분명 위화감을 느낄 것입니다. 율리시스는 명백히 마크다운을 지원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율리시스에서 지원하는 마크다운은 널리 알려알려진 존 그루버의 오리지널 버전은 아닙니다. 율리시스에서 지원하는 마크다운은 방언 중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편에 속합니다. 문법 뿐만 아니라, 문법을 처리하는 방법도 상당히 다릅니다. 따라서 율리시스 전용 마크다운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커맨드 + 9 단축키로 사용가능한 서식 기호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크다운과 아주 비슷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대부분의 문법이 마크다운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마크다운은 코멘트나 표식 같은 문법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또한 [링크]
, (img)
, (vid)
, (fn)
도 마크다운 방식 문법은 아닙니다. 이러한 문법은 율리시스에서 플레인 텍스트가 아닌 특별한 객체로 취급되어집니다.
링크를 만들면 율리시스에서는 링크 객체가 만들어집니다. 많은 마크다운 기반 에디터 중에서 이러한 접근은 율리시스 이외의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찾아보기 힙듭니다. (베어가 율리시스의 좋은 점들을 많이 따라가고 있기는 합니다. 베어의 링크는 좀 더 텍스트스럽지만 특수한 객체로서 다뤄집니다.)
이 방식은 플레인 텍스트의 철학에 직접적으로 반하는 접근입니다. 플레인 텍스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텍스트 에디터로도 똑같이 읽거나 수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율리시스 위에서 작성한 마크다운 문서는 더 이상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오직 율리시스만이 율리시스 전용 마크다운 문법을 처리할 수 있고, 율리시스에서만 이 문법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율리시스에서 지원하는 마크다운은 율리시스 애플리케이션에 강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마크다운으로 복사하기(Copy as Markdown)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율리시스에서 작성하는 문서는 일반적인 마크다운 문서가 아닙니다. 아래 내용을 복사해서 붙여넣어보겠습니다.
아래는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은 내용입니다.
우선 [링크 추가]는 대괄호로 시작하는 문장이나 구절을 타이핑하세요 (또는 `⌘K` 단축키 입력). 이렇게 하면 웹 페이지 링크를 추가할 수 있는 팝오버가 열립니다. 문장 주변을 중괄호로 둘러싸면 {주석} 처리가 됩니다. 주석은 기본적으로 문장에 추가한 메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앞의 주석 글자를 이중 탭해보시기 바랍니다 ++
마크다운에는 없는 문법들이 그대로 복사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율리시스에는 흥미로운 기능을 하나 제공하는데, 바로 본문을 마크다운 문법으로 복사하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사용해 마크다운에서 작성한 본문을 복사하면 다음과 같이 복사됩니다.
우선 [링크 추가](http://ulyssesapp.com)는 대괄호로 시작하는 문장이나 구절을 타이핑하세요 (또는 `⌘K` 단축키 입력). 이렇게 하면 웹 페이지 링크를 추가할 수 있는 팝오버가 열립니다. 문장 주변을 중괄호로 둘러싸면 주석 처리가 됩니다. 주석은 기본적으로 문장에 추가한 메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링크는 마크다운의 링크 문법으로 변환되었습니다. 주석은 특별한 처리 없이 텍스트로 변환되었고 코멘트는 사라졌습니다(오리지널 마크다운에서는 주석이나 코멘트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율리시스는 플레인 텍스트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하지만 율리시스가 플레인 텍스트의 원칙을 고수하고 텍스트 에디터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면 지금만큼 좋은 글쓰기 경험을 제공하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율리시스와 플레인 텍스트 세계관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기능이 바로 마크다운으로 복사하기라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의 존재를 통해서 율리시스의 마크다운은 마크다운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율리시스가 고안한 적절한 타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크다운으로 붙여넣기(Paste as Markdown)
앞서서 마크다운으로 복사한 텍스트는 일반적인 마크다운 문법을 따르는 플레인 텍스트입니다. 재미있게도 율리시스는 이 플레인 텍스트로 작성된 마크다운 문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합니다. 복사한 내용을 다시 율리시스에 붙여넣어봅니다.
링크 부분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링크 추가
객체에도 링크가 걸리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크다운 형식으로 복사한 것처럼, 마크다운 텍스트로 작성된 내용을 붙여넣는 기능을 사용해야합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율리시스에서 정상적으로 처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맨 처음 복사한 내용을 생각하면 정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며
마크다운이나 플레인 텍스트에 대한 율리시스의 접근 방법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플레인 텍스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지만, 율리시스는 게의치않고 플레인 텍스트의 어떤 장점과 GUI 애플리케이션으로서 가질수 있는 어떤 장점을 잘 결합시킨 글쓰기 도구입니다. 이런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용한다면 율리시스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율리시스와 함께 즐거운 글쓰기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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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고, 프로그래밍하고, 투자하는 @mishan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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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프로그래밍도 하시는군요! 멋지십니다! 앞으로 많이 배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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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본업이 프로그래머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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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맘이라도 짱짱하게 먹고있어야겠어요
너무 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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