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우리가족이 독일에 살았을 때 아버지는 차타고 어딜 갈때마다 옛날 트로트 노래들을 많이 틀고 다니셨다. (그때는 그 노래들이 왜 그렇게도 듣기 싫었는지 모르겠다.)
타지에서 가족이라고는 식솔들, 그리고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들 뿐이었을 것이다. 지금 내 나이 서른살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사실 누구하나 마음 가까이에 붙이기 어려운데, 당시 아버지는 얼마나 타지의 삶이 녹록치 않고 외로웠을지, 내가 당시 아버지의 나이에 가까이 되니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그 시절은 아직 Sony 제품들이 Samsung 제품들 보다 잘 나가던 때 였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삭막한 독일 사회에서 아버지는 가장이라는 무거운 어깨의 짐을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는 시간이 노래를 듣는 시간이 었을지도 모르겠다.
'국제시장'을 보면서 불운하게도 가난한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밥한끼 제대로 먹는 것이 쉽지 않게 힘들게 살았구나, 아버지들이 온 몸과 정신을 다 바쳐서 일구어낸게 현재 우리들이 이만치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토가>
내게 90년대 가요는 독일에서 살 적에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잊지 말라고 부모님께서 직접 한국에서 공수해온 비싼 씨디로 듣던 노래들이다. 내 인생 행복했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의 청소년기에 듣던 음악들이라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려 주는 것이 좋았다. (물론 그 시절 Nirvana 와 같은 밴드에도 미쳐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나도 단발머리를 하고 기타를 치게 될 줄 알았다.)
아버지가 틀었던 트로트 가요도 그 외로움을, 그 고된 삶을 한국에 있는 할머니, 가족, 친구들 생각을 하면서 달래는 방법이지 않았나 싶다. 난 90년대 가요를 들으면서 당시 좋았던 기억 밖에 없는데, 그 즐거운 기억이 누군가의 외로움으로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환갑이 넘은 아버지가 지금도 저녁 늦게까지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Samsung 티비로 가요무대와 콘서트7080을 즐겨보는 모습을 이제는 조금 이해할 수 있다.
저도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가끔 어른들이 듣는 음악이 제 가슴에 팍 꽂힐때가 있습니다. 음악이 대단해서라기보다는 그 음악을 들었을 당시의 젊은 부모님의 시절이 떠올라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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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사람의 경험, 기억이라는게 참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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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회 포스팅!
1일 1회 짱짱맨 태그 사용!
^^ 즐거운 스티밋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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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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