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보장 가능한 보험과
중복 보장 불가능한 보험 구분하는 방법
사망 보험(종신)은 1억 짜리 하나랑 5억 짜리 하나를 가입하면 실제 사망했을 때, 6억을 받는다. 중복 보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실손보험은 병원비가 100만원이 나왔다고 했을 때, 한 실손보험에서 9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2개 가입했으면 180만원, 3개 가입했으면 270만원 이렇게 받을 수 없다. 3개 가입했으면 그 중 한 회사에서 90만원 받고 끝내던지, 아니면 3개 회사에서 30만원씩 나눠 받던지 둘 중 하나다.
그렇다면 어떤 보험은 중복으로 받을 수 있고, 어떤 보험은 중복으로 안 주는 것일까?
보험은 갑작스럽게 무슨 일이 발생했을 때 감당 할 수 없어서 인생 끝나는 일이 없도록, 무슨 일 발생한 만큼 도움을 받으려고 미리 돈을 넣어 놓는 것. (다만, “지금으로부터 1년 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매달 얼마씩 몇 년 동안 낸다고 약속하시면 다음달에 암 걸려도 저희가 이 정도 돈은 드릴게요” 하는게 바로 보험)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일확천금 노리라고 있는게 보험이 아니라는 거.
보험에는 “이득 금지의 원칙”이 있다.
보험으로 돈 벌 생각(이득)하지 말라는 것. 예컨대 3만원짜리 실손 보험 10개 들어놓고, 한 보험당 90만원씩 10개 회사에서 보상 받으면, 900만원. 이렇게 남는 장사가 어딨나? 자꾸 조금 아프다고 꽤병 부리고 병원 다녀와서 여기저기 보험사에서 보험료 타서 돈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으니, 이런 짓 하지 말라는게 이득 금지의 원칙.
일상생활 배상 책임도 마찬가지. 친구 집에 가서 도자기 깨거나 가전제품 고장내거나 했을 때 뜻밖의 돈이 나갈 수 있으니까 그 때 보상받으라고 만들어 놓은 보험이 일상생활 배상 책임 보험. 그런데 보험 한 10개 들어 놓고 친구 집에 가서 5만원짜리 물건을 자꾸 부숴버리면서 보험료로 50만원 타먹으면 안되니까 이런 보험도 중복 보장 안 되도록 해 놓음.
회사에서는 실제 사용한 금액에 대해 영수증 첨부하면 돌려주는 실비 처리가 있다. 이것과 비슷한 보험은 중복 보장이 안 된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일상생활 배상 책임 보험. 실손보험. 벌금(운전자 보험), 산재 보험 등이 중복 보장 안 해 주는 보험들이다.
그렇다면 암 보험, 종신 보험(사망 보험) 이런 것들은 왜 중복 보장을 해주느냐. 이걸로 이득 보려는 사람들이 사실 더 많다. 일단 돈의 규모가 억 대로 올라가니까. 물론 이것은 형사 처벌 대상인 보험 사기.
뉴스 통해서 간간이 접하는게 가족 누구, 혹은 배우자에게 수십 수백억원의 사망 보험 가입시킨 다음에 살해하는 사건들. 이처럼 중복 보장 가능한 보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즉, 보험으로 이득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보험들은 중복 보장을 해 주는 것일까?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혹은 소득에 따라 사후 가족들이 필요한 생활비는 다 제각각이다. E또, 똑 같은 암 진단을 받은 사람도 자신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금액은 제각각이다. 예를들어, 암에 걸려 치료를 받느라 일을 못하게 되어 생활비가 필요한데, 어떤 사람은 딸린 식솔이 2명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애가 셋에 아직 정신 못 차린 동생까지 딸린 식솔만 9명이나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치료하는 동안 2명만 먹여살리면 되는 가장은 암 보험 하나만 있어도 충분할 수 있겠지만, 9명 먹여 살리면서 자신의 치료비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암 진단금에 생활비 보험 등 등 몇 가지 보험이 있어야 겨우 가족들이 연명할 수도 있다. 그런데 보험으로 돈 벌 생각하지 말라면서 식솔 2명을 기준으로 만든 보험만 가입할 수 있고 중복 보장이 안되면 9명 식솔 딸린 가장은 보험이 있어도 가족들이 굶게 됨. 반대로 “그럼 딸린 식솔 많은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넉넉하게 보험료 책정해줄게. 대신 중복 보장은 안돼!” 이러면 같은 보험으로 식솔 2명 딸린 가장은 이득을 보게 됨.
어떻게 보험을 만들어도 이런 불평등과 불합리가 생기니까. 이런 보험들은 “나중에 정액으로 얼마 돌려줄게. 무슨 일 생겼을 때 돈이 많이 필요한 사람은 정액짜리 여러 개 들고, 많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만 들어. 그 선택은 너에게 맡길게.” 하는게 중복 보장 가능한 보험. 그래서 암이나 질병, 사망에 관한 보험은 중복 보장을 가능하게 해 놨음.
정리하면, 회사에서 영수증 실비 처리하는 것처럼 실제 발생한 금액에 대해 보장을 받는 보험은 중복 보장이 불가능하고 그 외의 보험들은 중복 보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