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을 걷다. (1)

in kr •  4 years ago  (edited)

아침부터 이슬비가 촉촉이 창가를 적셨다. 눈앞이 흐린 것처럼 안개가 천지에 가득하다. 어느 날의 꿈처럼 기묘한 고요가 차분히 가라앉힌다. 산 사이로 우뚝 우뚝 서 있는 아파트들. 검게 파먹힌 창문사이로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올 것 같다. 아니, 무언갈 본 것 같다. 시선이 붙잡히어 눈도 깜빡이지 않고 들여다 본다. 겁이 많은 난 달아나고 있는데 점점 점점 그곳에 가까워져 어느새 평범해 보이는 아파트 단지 안이다. 입구의 유리문이 한 짝 열려 있다. 어떻게 이 곳까지 왔는지는 기억에 없다. 익숙한 동네인데 자꾸만 낯설게 느껴진다. 전혀 다른 곳을 내 동네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인가? 같은 위치인데 아파트 단지의 모양이 달랐던 것 같은데...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다. 어쨌든 이 곳을 벗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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