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니트입은 해리포터 입니다.
오늘은 제가 니트족이 된 경위를 쓰고자 합니다.
2015년 8월 4년제 대학교를 졸업후 남들과 마찬가지로 취업준비를 했습니다. 제 스펙으로는 가당치도 않은 대기업, 공기업 등도 지원해보았죠. 들어가는 건 아무나 못 들어가도 지원하는 건 누구나 가능하니까요.
누구나 이름을 아는 기업들에 지원하자 제 가족과 지인분들은 마치 그곳에 제가 이미 합격한 양 기뻐해주셨습니다.
당연히 서류에서 광탈했죠. 하지만 계속 넣었습니다. 때마침 당시 뉴스에서는(지금도 그렇지만) 청년 실업이 문제다, 고용 한파다 하며 제가 취업을 못하는 이유를 타인들에게 정당화 시켜주었습니다. (실은 비루한 스펙때문인데)
(응? 이 1명에 내가 들어간다고오?)
이렇게 취업 준비라는 그늘아래 공백기를 가지다보니 어느새 1년 6개월이 후딱 지났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큰 열정이나 간절함을 가지고 취업에 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가지지 않아도 될만큼 집이 잘 살거나 숨겨둔 믿는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남들이 이 맘때 이렇게 하니까...이런 마음이니 탈락에 딱히 슬퍼하지도 않았죠.
그러나 저도 사람인지라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해 '취업성공패키지'라는 것에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3달간 취성패를 통해 전공 관련된 교육을 받고 결국 한 회사 사무직에 취업을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끝나서 남들처럼 잘먹고 잘살았으면 좋으련만...
(내 삶은 이렇게 흘러가지 않핟ㅅ다...)
취업한 첫 날 오후 4시좀 안되어서 퇴사를 하였습니다.....
조짐은 첫 출근 새벽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단순히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출근이 낯설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취업했다고 부모님께 선물받은 멋진 정장을 입고 (이거 생각하니 저 진짜 개ㅅㅐㄲ....)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는데 엄청난 좌절감과 우울감이 밀려오더군요. 아 내가 첫 출근이라 낯설어서 그렇구나 하고 내 자신을 다독이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출근을 했습니다.
첫 날부터 이것저것을 교육받고 간단한 사무작업도 해보았습니다. 직장 사람들도, 사무실도 특별히 모난 사람없이 친절하고 좋은 분들 같았습니다. 물론 지내다보면 다른 면도 보이겠지만,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출근한 후 좌절감과 우울감은 사라지긴커녕 훨씬 더 커져만 가더군요. 평소 딱히 우울증 같은게 있는 것도 아닌데...제 자신도 당황스러웠습니다.
아 내가 왜 이러지? 이 회사가 그렇게 맘에 안드나? 왜 맘에 안드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간단한 사무 작업을 하던 저는 이렇게 오늘도, 내일도, 1주일, 1년, 3년....다닐 걸 생각하니 더욱 큰 좌절감과 '끔찍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그 회사에 다니는 분들에게도 실례일 수 있고, 면접까지 보며 절 뽑아준 분들에게도 엄청난 실례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솔직한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하 도저히 안되겠다. 이런 마음으로 하루 이틀 어떻게든 버틸 수는 있겠지만, 길게는 못 버틸 것 같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회사를 다니느니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는 게 나에게도 회사에게도 나을지도 몰라.'
이렇게 억지로 생각을 정리하고 결국 오후 4시쯤 모두가 보는 앞에서 퇴사를 선언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네요. 저도 '염치'나 '상식' 이란 것이 있는지라 하루도 안되어 퇴사를 하는게 얼마나 어이가 없는 일인지도 잘 알고 있었거든요. 아침에 웃으며 인사해주던 모든 사람들 앞에서 '다니지 못할 것 같다.'며 말하기까지 머리속으로 얼마나 고민을 했었는지...
어쨌든 '국내 최초 입사와 동시에 퇴사' 타이틀을 달고 처음이자 마지막 칼퇴근을 하였습니다. 2차 관문이 남아있었습니다. 몇년만에 드디어 취업했다고 축하해주셨던 부모님....하.....이 역시 괴로워하며 소식을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부모님은 그러냐...그럼 더 좋은 직장에 가면 되지 하며 크게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제가 입사한 곳이 엄청나게 좋았다면 충격이셨겠지만 그럭저럭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회사였거든요.
이후 또 한두달이 지나고 또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이번에 취업한 곳은 연봉 및 복지도 꽤 괜찮고 제 스펙에 비하면 훨씬 높은 회사였습니다. 면접을 꽤나 잘봐 운이 아주 좋게 들어간 곳이었죠. 규모도 꽤 있고 회사 사람들도 능력있고 괜찮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시겠죠? 이 곳 역시 똑같은 이유로 퇴사했습니다. 이 곳은 그래도 첫 날 오후6시까지 일하고 퇴근까지 했네요. 여긴 전망도 꽤 괜찮고...돈도 만족할만큼 주고...칼퇴도 나름 하는 것 같고...회사 사람들도 괜찮아 보이는데....왜 이러지? 지가 지 발로 나가놓고 대체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묻고 있었습니다.
역시 한 두달후 세번째 직장에 취업했습니다. 이곳은 두번째 만큼 좋은 회사는 아니었지만 나름 탄탄한 중소기업 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집에서 훨씬 가까운 곳이었죠. 제가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곳이어서 면접을 보고 나서도 이번엔 느낌이 좋다. 오래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이 곳 역시....이 곳은 출근 첫날 오전 10시쯤 근로계약서를 쓰던중 퇴사했습니다.
(이쯤 되면 슬슬 그냥 인생 막 사는 것같다.)
(이젠 출근길에 퇴사할 차례인가?)
마지막 저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네 번째 퇴사...는 다음에 쓰겠습니다....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