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초

in kr •  7 years ago 

sigm.jpg

바닷가마을 경사진 언덕을 타고 오른 짠바람에
말라 비틀어진듯 여기저기 꼬부라져 자라난 섬초
못난 얼굴을 위로하듯이 단맛은 더 깊었다.

땅바닥에 쭈그려앉아 부산히 꼬리를 자르는 손
엉성한 포대를 하나 둘 채우며
노인은 그저 땅만보고 있었다.

“살까? 어쩌지? 비싸게 부를까?”

망설이는 사이에 바퀴는 벌써 저 멀리 가버렸다.
차를 멈추치 못한 아쉬움이 못내 남았다.
아쉬움은 형편에 따라 풀어본다.

번듯한 박스에 담긴 시장표 시금치 한박스

마루바닥에 털퍼덕 앉아서 뿌리를 긁는다.
흙을 털어낸 잘난 시금치
어느새 손에 밴 향긋한 단내
마루를 따라오던 겨울해가 어느새 무릎위를 비춘다.
저녁 밥상엔 달큰한 시금치가 오르겠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Your post is maizing... @neojew

오늘은 어제보다 낢시가 더 추운거 같네요. 감기조심하세요^^

섬초가 시금치인가요??ㅎㅎㅎ 한양에 마트에도 많이 나온던데요 ?

해풍을 맞고 자란 시금치
못생긴 것일수록 달고 고소한 맛이 더 깊어집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들은 아무래도 보기 좋은 것들이지요^^

못생긴게 더 맛있죠 ㅎㅎ 시금치는 ~~ 길쭉한건 물만나고 맛이 없어요 ㅎㅎ

강한 생명력으로 태어난 반찬인것 같군요.
새로운것을 덕분에 알았네요.
화이팅

산전수전 겪은 사람의 그것과 비슷하겠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농축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날이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우왕 @.@ 섬초와 달큰한에서 시골 고유의 정취와 아랫목 같은 따스함이 전해집니다... 덕분에 마음 잘 뎁히고 갑니다~^^

분석을 잘 읽고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시금치 된장국이 생각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