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았는가? 아마도 4차산업 혁명을 일으킨 사람의 회고 #5

여러분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당신이 하는 일이,
당신의 아이디어가 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왜 당신은 그렇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까?
당신의 시도가 틀림없이 힘없는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난회는 유통물량의 증가로 관리의 문제에 부딪힌 부분까지 올렸습니다.

어느 날 ‘네오’는 매장을 부하직원들에게 맡겨두고
저녁에 근처 증권회사에 다니던 친구와 술자리를 합니다.
술자리에서 업무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문득 이야기를 꺼냅니다.

친구: “너 엑셀 알지?”
네오(아무 생각 없이): “응, 알쥐~”

***네오의 자동차가 ‘엑셀 ’이었습니다..ㅋㅋ

친구: 너가 관리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엑셀이 도움이 될거야.
우리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필요하면 내가 하나 구해줄께.
네오(그제서야 눈치를 채고): 어, 그래 고마워..

다음날 친구는 플로피디스켓 몇 개에 담겨있는 ‘엑셀4.0’을 선물합니다.
네오는 오래전부터 PC통신을 이용하고 있었고,
도스환경에서 구현되는 다른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한 두번 사용해봤지만 불편해서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준 엑셀을 집에 있는 컴퓨터에 설치하고
윈도우환경에서 구현되는 스프레드시트를 보면서 신천지를 느꼈습니다.

산뜻한 화면에 쉽게 작성할 수 있는 표,
그리고 수식만 넣어주면 자동으로 계산을 해주는 엑셀은 그야말로 구세주였습니다.
이제는 이력서의 프레임도 엑셀로 쉽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복사해서 사용할 필요가 없었고 구조도 쉽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자동으로 계산이 되는 그 감동’

도스에서 윈도우로 바뀐 모니터를 봤을 때의 감동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제 구매, 판매, 재고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개 하나의 소매상에서 ‘엑셀4.0’을 사용하여 관리를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입니다.
지금은 초등학생도 엑셀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만^^

당시에 ‘미스제품’이라고 부르던 패션쥬얼리의 매출이 급증하자
비로소 ‘스미스’는 쥬얼리의 미래를 느끼고 마침내 부산에 직영지점을 오픈하기로 합니다.
이미 이때는 작은 사무실이 준비되고 사무직 사원을 채용했습니다.
영업점포가 성장하여 사무직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네오는 장사가 발전해서 관리를 위한 사무실이 생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무실부터 차려놓고 장사를 시작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습니다.
이때 ‘스미스’와 ‘네오’ 사이에는 사업의 발전방향을 놓고 동의를 합니다.

‘월마트’식 직영매장전략이었습니다.

이력서는 이미 1차개선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은 필요 없었고
단지 사진을 추가로 인화해서 오려 붙이면 그만이었습니다.
새로 오픈하는 매장을 위해 또 한 부의 이력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픈한 부산매장이 대박을 쳤습니다.
손님이 몰려들자, 멀리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오픈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네오는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애당초 지점을 낼 당시에도 직원을 한 달 정도는 서울 매장에서 교육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였습니다.

게다가 직영방식에 비해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마치 ‘회사형 나까마’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판매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네오’가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스미스'는 어느날 ‘영업 전문가’라며 새로운 관리자를 데려 옵니다.

스미스: 이 사람이 오늘부터 프랜차이즈 영업의 책임자다.
네오: 음…

역시 사업에서는 ‘스미스’ 가 갑입니다.
갑자기 출현한 영업책임자는 원래 프랜차이즈 의류회사 영업부에서 근무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쥬얼리회사로 왔다는 것도 뜻밖이었지만,
쥬얼리에 대한 지식도 전무하고 알고자 하는 의욕도 없었습니다.
그는 ‘스미스’의 친위대였습니다.
곧 프랜차이즈 매장이 오픈하게 됩니다.
매장 오픈을 위해 또다시 이력서가 필요했습니다.
한 달에 두 개를 오픈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이력서를 2부 만들어야 합니다.
매장에 진열할 상품을 선정하고 제작하여 가격표를 만들어 매달게 됩니다.

[가격표]
사업초기엔 딱딱한 도화지를 잘라서 펀치를 이용해 한쪽에 구멍을 뚫고
‘금사’를 적당히 잘라 구멍에 끼고 묶어 줬습니다.
볼펜으로 가격택에 모델명과 가격을 적어서 제품에 매달았습니다..ㅎㅎ

나중엔 모델 및 가격을 엑셀에 입력해서 라벨 용지로 프린트 후 잘라서 기존의 가격택에 부착했습니다.
손으로 쓴 글씨에 비해 뭔가 있어 보이는 효과를 냈습니다.

프랜차이즈로 오픈한 매장도 성공이었습니다.
사무직원이 늘어납니다.
외부에서 영입한 직원과 내부출신 직원들이 영업부와 생산관리부로 나뉘어 근무를 합니다.

상품을 보관하기 위한 대형금고가 준비되고 재고관리를 전담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엑셀을 이용해서 상품별 재고현황을 파악하고 매장의 주문에 대해

보유물량은 출고장에 기록하고 출고한다.
비보유 물량은 주문장에 기록해서 주문담당자가 처리를 합니다.

날마다 본사보유물량의 현황이 파악되었습니다.
판매순위와 재고현황을 파악해서,
상품별 회전율을 관리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습니다.
감각으로 상품을 관리하던 단계에서 나아가 '숫자'로 쉽게 근거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일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한계가 뚜렷합니다.
엑셀에 있는 자료에는 이미지가 없습니다. 오직 텍스트와 숫자만 있습니다.

판매분석을 한 자료에도 이미지가 첨부되지 않았습니다.
제품의 정보가 분리되어 불완전한 상태였습니다.
실물과 대조를 위해서는 기존의 종이 이력서가 필요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오’는 3.5플로피디스크와 사진이 부착된 이력서 한 페이지를 들고 근처
스캔전문점을 찾아갑니다.

네오: "이거 스캔해서 디스켓에 좀 담아주세요."
점포주인: "용량이 부족해서 안됩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봤으면 사진을 스캔했을때 이미지파일의 크기를 알 수 있었을텐데.."
라고 생각하시지 않나요? 아...'neo'는 바보여~~

이력서 스캔을 통해 엑셀에 이미지를 넣으려던 계획은 실패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서 바로 엑셀에 삽입하는 것이었습니다.
‘네오’는 이런저런 근거를 대며 ‘스미스’에게 200만원대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스미스’는 기분좋게 거절합니다.

직영중심의 점포확장전략을 팽개치고 프랜챠이즈 방식을 결정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상의도 없이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와 영업책임자로 앉히고,
줄줄이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다가 영업부를 채웁니다.
영업부서 직원들은 쥬얼리에 대해 문외한이고, 오로지 수량으로만 점포를 관리합니다.
상품이 인기가 있어서 매장들의 매출은 성공적입니다.
내부출신으로 이뤄진 생산관리부에 대해서는 찬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