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인물탐색 : 판문점 사진작가 구와바라 시세이

in kr •  6 years ago  (edited)

"분단에 반세기! 그 오욕과 고통의 세월을 뛰어넘어
통일의 물꼬를 트러 오신 리수혁 상병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 중"

안녕하세요!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나온 대사처럼, '판문점'은 우리나라 분단의 가슴 아픈 상징이며, 더 나아가 남과 북의 화합의 장인 동시에 통일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문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런 판문점을 남한과 북한의 땅에서 제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며 사진을 찍은 ‘구와바라 시세이’라는 인물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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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뉴시스>

구와바라 시세이(1936년 ~ )는 일본의 보도사진가이며, 시마네 현 가노아시 군 쓰와노 정에서 태어났습니다. 1960년 도쿄 농업 대학 및 도쿄 종합 사진 전문 학교를 졸업한 후 미나마타 병 관련 다큐멘터리 사진집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일본, 한국, 캄보디아, 베트남, 러시아, 북한 등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삶을 사진으로 담아내기도 하였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는 특히 사진을 찍을 때 구도나 빛의 상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사진 본연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라는 특성을 중시하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래서 구와바라 시세이에게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라는 칭호가 늘 따라붙기도 합니다.

​그는 ‘격동한국 50년’, ‘다큐멘터리 사진가’, ‘미나미타 사건’ 등 여러 사진집을 출간하였고, 또 최근에는 한국 청계천 박물관에서 ‘다시 보는 청계천’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 구와바라 시세이의 다양한 사진집 중 판문점의 모습들이 기록된 ‘분담원점’이라는 흥미로운 사진집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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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구와바라 시세이, 출판사-눈빛>

2013년 정전 60주년을 맞아 국내 발간된 ‘분단원점’은 일본인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가 남과 북에서 본 휴전선과 판문점 사진들을 집중적으로 수록한 사진집입니다. 그의 사진집은 한국전쟁 후 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하였기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또 구와바라 시세이가 ​방북하여 개성 근처에서 촬영한 북에서 바라본 한국의 최전방 GP 사진, 한국이 비무장지대에 구축한 콘크리트 장벽과 판문점 북측의 정전회담 조인장 등은 국내 최초 공개하는 사진들이어서 당시에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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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바라 시세이는 1964년 7월 처음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경비병 모습과 대성동 자유의 마을과 기성동 평화의 마을, 여기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 모습까지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바라보았습니다. 또 멈춰선 비무장지대 녹슨 기차, 판문점을 방문한 미군 사진 등 분단의 접점지대의 모습을 80~90년대를 거쳐 비무장지대 콘크리트 장벽 등 최근의 모습까지 기록하듯 담아내었습니다. 그의 사진은 철저하게 '역사적 기록'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폐해, 처참함 등을 억지로 부각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과장이나 효과 없이 담담하게 그저 '기록'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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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원점 P.114-115/ 판문점, 1995 Ⓒ 구와바라 시세이>

구와바라 작가가 ‘한국’을 평생의 사진 주제로 삼은 계기는 도쿄농업대학 공학과 재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친하게 지내던 유학생 H군은 6·25전쟁의 혼란 속에 일본에 밀항했다고 합니다. 구와바라 작가는 유학생 H군에게 한국의 분단 현실과 냉전 사실을 알게되면서, 진행 중이던 미나마타병 사진 작업에 이어 한국을 제2 주제로 삼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구와바라 시세이는 “한국을 알면 세계가 보이고, 한국을 찍으면 많은 기록이 남는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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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원점 P.26-27/ 만수대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동상, 평양, 1995 Ⓒ 구와바라 시세이>

구와바라 시세이는 이후 지속적으로 100번 넘게 방한·방북하며 한·일 회담 반대시위, 베트남 파병, 청계천과 판잣집, 미군기지촌, 한국의 군사문화, 민주화운동, 농어촌 풍경, 북한과 판문점, 근대화와 경제성장, 대통령과 대선 등을 담았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이 걸어온 반세기 역사의 굵은 마디’를 카메라 렌즈를 통해 목격해 온 산 장본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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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원점 P.102-103/ 군사정전회의, 판문점, 1965 Ⓒ 구와바라 시세이>

구와바라 시세이가 이토록 담담하게 기록한 판문점이 비록 비극과 분단의 현장이 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우리가 잊어야 할 것이 아닌 오롯이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 역사이기도 합니다. 분명 판문점이 화합과 화해를 도모하는 통일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문이 되는 날도 머지않을 것입니다. 하루빨리 본래의 이름처럼 모두가 널리 드나들 수 있는 진정한 관문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하기 소망하며, 구와바리 시세이가 남긴 말과 함께 이상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아름답고 예쁜 것은 다시 찍을 수 있지만,
역사의 한 순간은 다시 찍을 수 없다.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 1936~)

네임태그 캡처.PNG

(자료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112&aid=0002455673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0688054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186040&code=131600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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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right. That writer is me.

So I have the copyright.

I have been a university student journalist at the Ministry of Unifi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It was brought to you by steam at that time.

I hope you have a good day to ask for your reference.

마지막 문구가 멋지네요 ㅎㅎ

잘보셨나요ㅎㅎ
제가 선생님 블로그에 매일 들어가요 ㅎㅎ
시간되시면 스타한판하셔요^^

넹 ㅎㅎ 출장 복귀하시면 또 해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우리 현대사가 담긴 사진을 볼 때면 자주 언급되는 사진가였는데, 이렇게 자세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고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