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부처님께서 두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豪相)으로부터 큰 광명을 놓으시니, 이름을 명여래 법(明如來法)이라 하였다. 그 무량한 아승지 광명으로 권속을 삼아서 시방의 일체 세계를 두루 비추고, 열 바퀴를 돌며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재로움을 나타내어 무수한 보살 대중을 깨우쳤다. 그때 모든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일체 악마의 광명을 가리어 마치 먹덩이처럼 만들었 다. 그리고 모든 보리를 나타내고 모든 대중을 나타내며, 장엄을 성취하여 법계 허공계 등 일체 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그리고 다시 일체 보살 대중을 돌고는 여래성기묘덕(如來性起妙德)보살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모든 대중의 마음은 매우 기쁘고 몸과 뜻은 부드러워져 이렇게 생각하였다. ‘참으로 신기하고 희유하다. 부처님께서 지금 큰 광명을 놓으시고 반드시 매우 깊고 바른 법을 연설하실 것이다.’
그때 여래성기묘덕보살은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부처님이 나타내시는 큰 위력은 불가사의합니다. 이것은 무슨 상서로운 징조입니까.” 보현보살은 여래성기묘덕보살에게 답하였다.
“불자여, 내 생각과 내가 본 바로는 과거 여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면 반드시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부처님이 큰 광명을 놓아 자재한 힘을 나타 내시는 것도 반드시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때 여래성기묘덕보살이 여래성기정법이라는 이름을 듣자 일체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면 서 무량한 광명이 나타났다. 여래성기묘덕보살은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어떻게 하면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알 수 있습니까?” 보현보살은 여래성기묘덕보살에게 답하였다. “불자여 여기 모인 무수한 보살마하살은 청정한 모든 업을 잘 배워 수행하고 생각하는 지혜로 모든 부처님의 장엄을 성취하여 저 언덕에 도달하였습니다. 또 부처님의 위의에 머무르고 부처님 의 행을 갖추었으며, 모든 부처님을 바로 생각하되 어지러운 일이 없으며, 큰 자비로서 일체 중 생을 관찰하고 궁극의 지혜로 보살의 묘한 신통을 분별하며, 부처님의 신력을 얻고 모든 부처님 의 공덕에 머뭅니다. 이와 같이 다함없는 공덕을 성취한 보살이 모두 여기 와 모였습니다.
그대는 과거에 한량없이 무수한 부처님을 공경, 공양하면서 온갖 선근을 심어 보살의 위없는 묘한 행을 성취하고, 모든 삼매문에서 자재를 얻어 모든 부처님의 비밀의 법에 깊이 들어갔으며, 또 모든 불법에서 온갖 의혹을 없앴으며, 일체 중생의 근기를 잘 알고 그들의 성질을 따라 설법 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따라 일체 불법을 분별해 연설하면서 저 언덕에 이르러 이런 한량없는 공 덕을 성취했습니다.”
그때 다시 여래성기묘덕보살이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훌륭하십니다. 불자여! 부처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설명해 주십시오.” 그때 보현보살은 여래성기묘덕보살과 여러 대중에게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은 불가사의합니다. 왜냐하면 조그만 인연으로는 깨달음을 이루어 세상에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무량 무수한 백천아승지의 열 가지 인연이 있어야 깨달음을 이루어 세상에 나오는 것이니 그 열 가지란 무엇입니까. 첫째는 무량한 보리심을 내어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과거의 무수한 겁 동안 온갖 선근을 닦아 그 마음이 정직하고 깊은 것이며, 셋째는 무량한 자비로 중생을 구호하는 것이 요, 넷째는 무량한 수행을 닦아 큰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무량한 공덕을 쌓 되 충분하다는 마음이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무량한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며 중생을 교화하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무량한 방편의 지혜를 내는 것이요, 여덟째는 무량한 모든 공덕의 창고를 성 취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무량한 장엄의 지혜를 내는 것이요, 열째는 무량한 모든 법의 진실한 뜻을 분별해 연설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와 같은 무량 무수한 백천 아승지의 열 가지 법문이라야 등정각을 이룬 부처로 서 세상에 출현하는 것입니다. 여러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은 또한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 은 그 공덕이 무량하나니, 그것은 행이 무량하기 때문이요, 시방에 충만하여 오고 감이 없기 때 문이며, 나고 머물고 멸함을 떠나 행이 없기 때문이요, 마음과 의식을 떠나서 몸이 없기 때문이 며, 성품이 허공과 같아 다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또 일체 중생에게는 ‘나’도 ‘내것’도 없고 그 끝도 없기 때문이며, 일체의 세계가 다함도 변함 도 없기 때문이며, 미래 세상은 끊어지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않기 때문이며, 미래 세상은 끊어지 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않기 때문이며, 여래의 지혜에 의심이 없고, 둘이 없어 평등하며 유위(有 爲)와 무위(無爲)를 관찰하기 때문이며, 정각을 이루어 중생을 이롭게 하고 본래 행을 회향하여 자재하고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보현보살은 거듭 여러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불자들이여, 여래를 알거나 보는 보살은 한량없는 공덕을 원만히 성취합니다. 왜냐하면, 여래는 한 법이나 한 행이나 한 몸이나 한 세계로 중생을 교화하지 않고, 한량없는 법과 한량없는 행과 한량없는 몸과 한량없는 세계를 갖춰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교화하기 때문입 니다.
불자들이여, 비유하면 저 허공은 빛이 있는 곳이나 빛이 없는 곳이나 어디고 다 갑니다. 그러 나 그것은 가는 것도 아니요, 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허공은 형상이나 빛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래의 법신도 그와 같아서 일체의 장소, 일 체의 세계, 일체의 법, 일체의 중생, 어디에도 가지만 가는 곳이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래의 몸은 정해진 몸이 아니기 때문이며, 교화할 곳을 따라 그 몸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불자들이여, 비유하면 허공이 아주 넓어 일체 중생을 다 수용하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 는 것처럼, 여래의 법신도 그와 같아서 일체 중생과 세간의 선근을 비추면서도 세간의 선근을 떠 나 집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의 법신은 일체의 집착을 모두 버렸기 때문입니다. 또한 불자들이여, 해가 세상에 나오면 한량없는 일로 중생을 이롭게 합니다. 즉 어두움을 없애고 일체 산림과 약초와 온갖 곡식과 풀, 나무 등을 기르며, 냉기와 습기를 없 애고, 허공을 비춰서 허공의 중생을 이롭게 하며, 연못을 비춰서 연꽃을 피게 하고, 세상을 두루 비추어 일체 빛깔과 형상을 나타내며 세간의 일들을 다 성취시킵니다. 왜냐하면 해는 광명을 두 루 놓기 때문입니다.
여래의 지혜도 또한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일로 일체 중생을 두루 이롭게 합니다. 또한 불자들이여, 해가 뜨면 먼저 큰산을 비추고 다음에는 일체 대지를 두루 비춥니다. 그러나 햇빛은 ‘나는 먼저 큰산을 비추고 차례로 대지를 두루 비추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산과 대지에 높고 낮음이 있기 때문에 그 비침에 먼저와 나중이 있을 뿐입니다.
또한 불자들이여, 저 해가 세상에 나타나더라도 태어날 적부터 장님인 중생은 그것을 보지 못 합니다. 왜냐하면 육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장님이 비록 해를 보지는 못하더라도 그 햇빛의 이익은 받습니다. 즉 그 햇빛 때문에 음식과 살림살이와 도구를 얻고 냉기와 습기를 없애 어 몸을 가뿐하게 하며, 바람기, 한기, 담증, 종기 등의 병을 모두 치료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지혜의 해가 세상에 나오는 것도 그와 같아서 일체의 그릇된 견해, 무지, 그릇된 생 활 등으로 날 적부터 장님이 된 중생은 부처님의 지혜 광명을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불자들이여, 그 장님이 여래의 지혜 햇빛은 보지 못하더라도 여래의 지혜 햇빛의 이익 은 얻습니다. 즉 사대(四大)의 모든 고통을 없애어 몸이 안락하고 일체의 번뇌와 고통의 근본을 끊습니다.
또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열 가지 한량없는 음성을 알아야 합니다. 열 가지 한량없는 음성이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허공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그것은 이르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요, 법계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사무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며, 중생계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일체 중생들을 모두 기쁘게 하기 때문이요, 행 업(行業)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일체의 과보를 두루 설명하기 때문이며, 번뇌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끝까지 적멸하기 때문이요, 갖가지 음성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교화받을 중생들이 다 그 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또 욕락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모든 해탈을 다 분별해 말하기 때문이요, 삼세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한계가 없기 때문이며, 지혜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모든 법에 깊이 들어가기 때문이요, 물러나지 않는 부처님의 경계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여래의 법계에 순응하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여래의 음성에 이런 열 가지 한량없는 아승지가 있음을 알고 봅니 다.”
그때 여러 보살들은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이 경은 무엇이라 이름해야 하며 또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불자들이여, 이 경의 이름은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진리의 창고’라 합니다. 그리하여 이것은 세간의 그 누구도 헤아리지 못하며 오직 여래만이 알고 있는 큰 지혜 광명으로서 여래의 종성(種 姓)을 개발하고, 일체 보살의 공덕을 기르며, 일체 여래의 경계에 순응하며, 일체 중생들을 다 청정하게 하고 부처님의 궁극의 법을 분별해 연설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 경전은 다만 불가사의한 교법을 의지하는 보살마하살로서 한결같이 보리를 구 하는 이를 위해 분별해 연설할 것이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경은 보살 이외에는 어떤 중생의 손에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비유하면 전륜성왕이 가진 칠보는 첫째 부인이 낳은 왕자로서 원만한 성왕의 상을 갖춘 이 이외에는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불자들이여, 만일 전륜성왕에게 온갖 덕을 갖춘 왕자가 없다면, 그 왕이 목숨을 마친 뒤에는 그 보배들은 저절로 없어질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 경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참 아들로서 모든 여래의 종성의 집에 태어나 여래 의 성과 모든 선근을 심은 이 이외에는 어떤 중생의 손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그런 부처님의 참 아들이 없다면 이 경은 곧 없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성문이나 연각은 이 경의 이름조차도 듣지 못하거늘 하물며 받아 지니며 쓰거 나 해설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보살 마하살은 이것을 스스로 외워 지니고 베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이 경의 이름이라도 들으면 기뻐하여 공경하고 정성껏 받 들어 지닙니다. 왜냐하면 보살 마하살은 이 경을 믿고 좋아하기 때문에 방편을 조금만 쓰더라도 반드시 위없는 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비록 무량 억 겁 동안 육바라밀을 행하고 도품(道品)의 선근을 닦아 익히더라도, 이 경의 이름을 듣지 못했거나, 들었더라도 믿고 받들지 않으면, 그들은 거짓 보살 로서, 여래 종성의 가문에 태어난 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이 경의 이름을 듣고는 그것을 믿고 받들어 지니거나 또 따 르면, 그는 참 불자로서, 부처님의 가문에 태어난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일체 여래의 경계에 순응하고, 일체 보살의 바른 법을 갖추어, 일체 종지(一切種智) 의 경계에 편히 머물고, 일체 세간의 모든 법을 멀리 떠나며, 여래의 행을 내어 기르고, 일체 보 살의 모든 법의 저 언덕에 이르러, 여래의 자재한 바른 법에 대해 의혹 하는 마음이 없으며, 스 승 없는 자리에 끝까지 편히 머물고, 일체 여래의 경계에 깊이 들어갈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로서 이 경의 법을 듣는 이는 평등한 뜻의 행과 무량한 마음을 내고, 일체 허망한 생각을 멀리 떠나 끝까지 정직한 마음으로 평등하고 청정하기를 닦아 익힘이 허공과 같으며, 일체 보살의 행업을 분별하고 관찰하여 법계와 평등하고, 일체 종지를 완전히 성취하여 세간의 더러움을 멀리 떠날 것입니다.
또 청정한 마음을 내어 일체 시방 세계에 가득 채우고 보살의 법문에 깊이 들어가 삼세의 부처 님들을 평등하게 관찰하며, 선근의 공덕과 지혜를 완전히 갖추어 이런 모든 법에 깊이 들어가되 들어감이 없고, 한 법도 생각하지 않고 두 법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무량한 모든 법을 평등하게 다 관찰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이런 공덕을 성취하면 조그만 방편으로도 스승 없는 지혜를 얻을 것 입니다.”
(www.buddhis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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