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이야기] 당신이 강사로 성공하지 못하는 여섯 번째 이유

in kr •  7 years ago 

6) 식어버린 열정 


 “설렁설렁 대충하기”라는 꼭지에서 무성의한 강의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면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연애를 예로 들어보면 어떨까? 

 보통 연애 감정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한다. 

 새로운 이성을 만나서 호감을 느끼고 사랑으로 발전해서 연애를 시작해서 3년 정도가 지나면 그토록 정열을 불태웠던 감정이 사그라진다는 말이다. 

 이 시기가 되면 뜨거운 연애감정은 사라지고 늘 그렇듯 오늘도 똑같은 그런 감정이 남게 된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연기한 상우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지만 결국 은수와 헤어지고 만다. 


 사랑만 그럴까? 

 누구나 새로운 시작은 설렘과 두려움, 긴장이 뒤섞인다. 

 사랑이 되었든, 일이 되었든 상관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처음과 같은 긴장이나 콩닥거리는 심장소리는 잦아들게 마련이다. 


 익숙해진다는 건 참 편한 일이다. 

 손에 땀이 차지 않고, 말소리가 떨리지 않는다. 호흡도 편해지고 실수는 현저히 줄어든다. 때론 아주 완벽하게 해치울 수도 있다. 

 이때부터 우리는 여유 있게 다양한 상황에 대입해가면서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베테랑 소리도 듣게 되고, 나만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된다. 

 운이 좋으면 더 큰 기회를 만나 쑥쑥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게 될 수도 있다. 적당히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좋겠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약간 더 넓은 세상을 만나 조금 더 긴장해야 하고, 익숙해지면 또 넓은 세상을 만나고... 이렇게 반복되면 아마 꾸준히 열정을 갖고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게 늘 그렇듯 언젠가는 정체되는 시기가 찾아온다. 

 매일매일 똑같고, 딱히 나아지거나 달라지지 않고... 

 이렇게 되면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새로울 것이 없으니 긴장감도 없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들만 생기니 집중할 일도 없다. 쉽게 하는 말로 매너리즘에 빠져버리는 것. 


 운전을 하다 보면 조금씩 자신감이 붙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달리면서 하품도 하게 되고, 초보 시절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음악도 귀에 들린다. 가끔 신호 위반을 하고 과속도 잠깐 해볼 수 있다.  경찰에게 딱지를 가장 많이 떼이는 시기가 이때다. 사고가 나도 크게 난다. 초보는 사고를 내도 경미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시기에는 다르다. 

 운전에 자신감이 붙는 걸 넘어서 자만하게 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이럴 때가 꼭 온다. 

 강사 생활에서 한 번은 만나게 되는 이 시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많은 것이 달라진다. 


 강사라는 직업은 정체되기 쉬운 직종의 하나다. 

 다른 직업과 달리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내용을 전달하는 게 주 업무이고, 변화가 거의 없다. 익숙해지고 나면 더 이상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여지가 없다. 


 수강생들에게 나쁜 평가를 받지 않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으면 된다. 어설프게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나쁜 소릴 듣는 것 보다 하던 것 하는 게 가장 낫다. 

 특히 기술교육, 취업교육을 담당하는 강사의 경우 이런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이런 분야는 어느 정도의 수요가 항상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리를 잡게 되면 꽤나 안정적으로 강의를 할 수 있다. 

 문제는 강사가 가르치는 분야의 수요가 적어지고 취업률이 떨어지면 발생한다. 한동안 한가지분야만 가르쳐왔으니 딱히 다른 분야에 대한 강의 능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그렇게 한 가지 분야에 매몰되어 있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열정, 자기계발이다. 가끔은 이런 단어가 마치 숨통을 조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90년대 초반,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분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 때는 단순히 프로그램의 사용법만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당시에 컴퓨터 그래픽은 정말 생소한 분야였기에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조차 정립되지 않았다. 배우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컴퓨터 그래픽을 접목하고 싶어서 비싼 수강료 – 그 당시 컴퓨터 그래픽 수강료는 정말 비쌌다 – 를 내고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만 잘 가르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걸 어떻게 써먹느냐는 온전히 배우는 사람의 몫이었다. 

 게다가 그 때는 프로그램의 업데이트 주기도 꽤 늦었다. 심지어 2~3년이 지나도록 전혀 업데이트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고 설령 업데이트가 되었다고 해도 강의 현장에서 가르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컴퓨터 그래픽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늘었고, 강사 몸값은 뛰었다. 새로운 프로그램, 새로 업데이트 된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안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지금은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만큼 세분화되어서 개별 프로그램이 하나의 과정이 되었고, 달랑 프로그램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수강목적에 따라 강의안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결국 끊임없이 새로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어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무언가 새로 배운다는 것은 그만큼의 열정이 필요하다. 

 강의에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최악의 경우에는 실력 없는 강사라는 비난을 들어야 할 정도의 모험이다. 당장 눈앞을 바라본다면 열정을 갖고 무언가 시도하는 것만큼 미련하고 위험한 일은 없다. 

 하지만 그런 열정을 포기하면 강사로써의 생명은 줄어든다. 아주 빠른 속도로... 


 늘 새로운 강의를 하는 강사들이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현장에서는 어떤 강의를 요구하는지 끊임없이 살피고 연구하며 틈만 나면 책도 쓰고 그렇게 새로운 강의 콘텐츠로 중무장을 하는 강사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늘 바쁘다는 것. 

 남들이 못하는 분야를 강의해야 하니 몸값은 비싸고, 강의하느라 바쁘다. 게다가 또 다른 무언가를 계속 연구하고 끊임없이 강의용 콘텐츠로 만들어 내야 하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이들은 늘 성공하는 강사의 대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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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것도 결국은 늘 새로운 것을 배워야 가능한 일일 거 같습니다. 그러기위해 더더 노력해야하고 바빠지는 것이겠지요.
좋은 글들이 묻혀지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에 몇 가지 첨언을 드리자면 태그 사용에 대해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https://steemit.com/kr/@myfan/3-10
태그를 정리해 놓은 글이오니 확인 하시고 사용하시면 좋지 않을까 하네요. 그리고 jjangjjanman 태그를 하면 하루에 1개의 글에 대해 보팅을 해줍니다. ^^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스팀잇의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고민 중이었는데, 도움이 되겠네요.^^

확실히 1류 강사로 알고있는 사람들은 노량진이든 어디든 바쁘고 정신없이 살더군요... 항상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남으려고 죽을만큼 뛰는 그들은 마치 야생마 같내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어쩌면 강사라는 직업이야 말로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받는 정글같은 곳이 아닌가 싶어요.
그 정글에서 당당하게 승리하는 강사가 있고, 저처럼 30년 가까운 세월을 버티기만 하는 강사도 있는 거겠죠.ㅠㅠ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