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학도로살기] Ch14. 생애초기 친밀한 관계, 애착에 대해서 (feat. 일일 조카 봐주기

안녕하세요 상담하는 뇽입니다!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제 글을 보시는 분들을 위해 [상담심리학도로살기]에 관한 포스팅은

안전하고 전문적인 상담에 대한 정보
상담사, 상담교사의 삶과 애환(?)
마지막으로 상담 혹은 심리학 관련 용어와 주제에 대한 이야기
총 세 주제가 작성자의 공부상태, 심리상태, 상황여건에 따라
진행됩니다 ^,^ㅋㅋㅋ

오늘은 상담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모로써 생의 초기 관계들을
맺고 있는 조카를 위해 애착을 주제로 포스팅을 해보려합니다

ㅎ,ㅎ 언니가 육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오늘 반나절 동안 조카를 제가 혼자 봐주면서 주제를 정하게 되었네요

애착이란

"애착가는 곡이야"
"애착있는 물건이야"
우리는 애착이라는 단어를 일상에서도 심심치않게 사용합니다
오래동안 강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들에 우리는 애착을 가진다고 하죠

심리학에서 애착(attachment)이란 인생 초기 가까운 사람들과
맺는 정서적인 관계를 말합니다.
애착이론을 가장 처음 소개한 사람은 존 볼비(John Bowlby, 1969)입니다.
영국의 정신분석가로 2차세계 대전 이후 보육원에서 부모와 떨어져 자란
아이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영아기 때 부모와 적절한 정서적 관계를
맺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다양한 정신병리적 문제가 나타난다고 주장했습니다.

Bowlby가 왜 애착이론을 연구했는지는 그의 살아온 환경을 보며 이해할 수 있는데요
굉장히 차갑고 냉정한 부모님과 6명의 형제자매와 함께 살아온 볼비는
사실 애착을 형성하기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집안분위기를 바꾸기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나 바꾸지 못했고 그 대신 유모와 가정교사가 그의 애착대상이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1925년에 발달심리에 관심이 생겨 1년간 아이들을 챙겨주는
활동을 했었는데, 이 때 엄마와 아이의 불안정한 애착관계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오늘 조카와 시간을 보내며 조카가 국그릇을 엎을뻔 한다던지(...)
바나나를 소파에 잔뜩 묻힌다던지(...) 선풍기를 넘어뜨린다던지(...)
이런 돌발행동에 최대한 화를 누르고 먼저 걱정을 해주거나 안아주면서
조카에게 따뜻함과 관용을 초기관계에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애착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린 것 처럼 볼비도 경험을 통해 이론을 만든게 아닐지^,^...

볼비가 애착이론을 발표한 이후로 지금까지도 애착과 관련 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고, 특히 애착은 정신병리나 적응적 문제의
선행변인(원인)으로 자주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ㅇ'

애착과 관련된 연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할로우(Harry Harlow, 1905-1981)의 원숭이 실험이 아닐까 싶은데요 'ㅅ'

가슴에 우유병이 있는 철사로 만든 엄마와 먹을 것은 없으나 헝겊으로 만들어져
좋은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엄마 두 엄마를 제공하자, 실험에 참가하게 된 원숭이는
처음에는 철사엄마에게 다가가 먹이를 먹다가 나중엔 몸은 헝겊엄마에게
철사 엄마에게는 딱 먹을 것만 먹고 가까이 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출처: http://psychclassics.yorku.ca/Harlow/love.htm

이를 통해 어린 시절 보살핌과 애정에 대한 충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었죠 ㅎㅎ 이는 아무리 돈으로 보상을 해주어도 어린 시절에
엄마의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 자라면서 결핍된 애정을 갈구하게되고
문제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정신분석이론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즉, 애착이론에서는 애착 대상과 원치 않는 분리나 상실을 경험했거나
애착대상과 충분한 관계를 맺지 못하면 불안, 분노, 우울, 초연과 같은
정서적 고통과 성격장애로 연결된다고 말합니다(Bowlby, 1977)

상담에서 애착 유형을 밝히는 것 역시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 이유는
내담자의 결핍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담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파악할 수도 있죠

예를 들면 남자친구에게 집착하는 여성내담자A의 부모님과의 애착관계를 살펴보니
부모님이 내담자를 혼자 방치하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혼자서 하라고 하는 등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했고, 결국은 이혼을 선택한 과거력이 있었던 것이죠
그로 인해 애정결핍이 생기게 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집착하는 자신의 모습이 부모님의 상실과 연결되어 남자친구도 자신을 떠날까봐
두려워서 24시간 연락을 하려하는 부적응적인 모습이 나타남을 이해하는 것부터
상담이 시작될 수 있는거죠.

애착이 절대적으로 모든 정신병리에 영향을 주는 변인은 아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맺는 대인관계나 생활방식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 볼비는 생후 1년 간의 관계가 애착형성에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지요..

내가 지금 대인관계가 어려운 것이나 적응이 어려운 건
애착관계를 제대로 형성해주지 못한 부모님 때문이야! 보다는,
나의 애착형성 시기를 돌아보고 어떤 점에 결핍을 느꼈는지
한 번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본인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는 자가적
심리치유를 경험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