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댕입니다.
경찰이 왔다. 하루에 두번... 아침엔 신고. 저녁엔 또 다른일로...ㅠ
화요일에 도둑이 다녀갔다.
수요일, 어두운 새벽에 일어나 위층에 올라갔을 때 처음 도둑이 다녀간 흔적을 봤다. 가슴이 철렁했다.
나에게 별일없이 지나간 것이 다행이었다.
이곳에 살기 싫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몇 년 전에 지인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도둑이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분은 그날, 그 집에 들어가서 잠자기 겁난다고 했는데 그 말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아...여기 살기 싫다.
일단 천천히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시시티비를 되돌려 밤 시간을 검색했다.
아무도 안나왔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낮 시간을 살펴봤다.
전날 날이 화창해서 집을 환기하려고 오전내 앞문을 열어놓았다.
점심먹고 그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오분도 안된사이에
한 남자가(백인) 그 문으로 들어와서는 일 층에 있는 내 방쪽을 가만히 보다가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십분쯤 머물다 신발을 들고는 차까지 맨발로 몰래 가는 모습이 보였다.
돈만 조금 가져갔다. 그래서 더 겁난다. 또 올까봐...
그걸보니 심장이 쿵쾅거리고 오싹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날 아침에 경찰에 리포트했다.
그리고 경찰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어렸을적 경찰에 대한 추억은 좋다.
250cc 오토바이를 타던 기동순찰대를 얼마나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던가.
그리고 나는 십년후에 대림 125cc를 장만하게 된다.
경찰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생각이다.
내꿈의 한줄을 채웠던 오토바이..ㅎ
우쨌든 경찰에 대한 나의 기억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전라북도 시골에서 자랄 때 마을에 차가 없었던 시절에
경찰아저씨들은 가끔 술 취한 동네 어르신들을 마을까지 모셔다 드리기도 했고,
시장에 갈 때 읍내까지 모셔다 드리기도 했다.
딱히 경찰을 두려워 할 이유가 나에겐 없었다.
그저 걷기 힘들 때 지나가던 경찰차를 보면 손을 막 흔들었었다. 태워달라고...
경찰이 무서웠던 적은 산에 불을 조금 냈을 때 정도...ㅎ
그리고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친구 집이 한채 홀로 있었는데
주기적으로 경찰이 그 집에 들렀었다. 경찰하고 친한 줄 알았다.
어느 정도 자라서야 그 아저씨가 이북에서 내려온 사람이라서
경찰이 친구 집을 감시하기 위해 자주 들린다는 것을 알았다.
뭔지모를 분노가 일었다.
그래도 시골 경찰은 참 착했고 많은 분을 잘 도와줬다.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존재다.
어느 때인가 경찰서 창문에 붙어있던 쇠창살을 떼어냈고
길옆 벽을 허물어 시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안다.
시골에서 경찰은 지역 건달과 어느정도 공생관계라는 것도 안다.
그래도 한국 경찰은 국민에게 친절하고 착하게 하는 편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만난 경찰은 그런 사람이 훨씬 훨씬 많았다.
굳이 제일 싫은 경찰을 뽑으라면 스피드 측정하는 경찰이랄까...
미국에서도 경찰을 많이 만났다. 싫다.
미국에 오기 전까지 내가 아는 미국경찰은 다아하드의 NYPD와 마약과 총 이정도 이미지만 있었다.
모두 영화에서 만난 경찰이고 가끔 경찰이 흑인을 죽였다는 뉴스정도의 이미지가 내가 아는 미국경찰의 전부였다.
처음 뉴욕에 여행와서 한달정도 머물때였다.
친구 자동차를 빌려서 어색한 운전을 하며 마트에 갔다.
운전하는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별문제는 없었다.
낯선 지역에서 오는 두려움 정도랄까....
일단 동서남북이 안 잡히니...헤깔린다.
그날 마트에서 나오는 길에 유턴을 하다가 처음 경찰에 잡혔다. (금지구역이었고 남들도 많이 유턴하더만...몰랐다.)
살짝 어두운 저녁에 반짝이는 파란색 불빛이 신경질적으로 반짝이며 따라왔다.
등에서 땀이나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뭐라고 말하지...어떻게 되는거 아냐?
친구 차라고 어떻게 말하지...등등
심장은 사정없이 쾅쾅거리고 식은 땀이 온몸에서 흘렀다.
오른쪽 허리 총에 손을 올린 폼으로 너무나 위압적인 그 자세로 영어로 뭐라고 하는데 라이센스라는 말만 들렸다.
양쪽 윈도우로 두 경찰이 다가와서 검문하는데 그렇게 위압적인 일은 처음이었다. 아...정말 밥맛이다.
행동 목소리 표정 존재 자체가 권위와 폭력적 긴장을 주는 경찰이다.
그때 갖고 있던 면허증은 한국 국제면허증이었다.
한참을 검색하더니 친구 차 맞냐고 묻고 조심하라고 그냥 보내준다. 땡큐땡큐...
후덜거리며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 몇달 동안은 어디서든 반짝이는 불빛만 보면 심장이 놀래고 몸이 긴장했다.
삼년간 뉴욕에 머물며 티켓값으로 $1500 정도 냈다. ^^
이중에 반은 스탑싸인을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다.
비오는날 스탑싸인에서 멈추지 않고 우회전 한것부터 도대체 내가 언제 무엇을 잘못 했는지도 모르고 받은 것도 몇개 된다. 그때마다 얼마나 속쓰리는지...
언제나 너무나 권위적이고 위화감을 주는 NYPD가 싫었다. 아 맵고짜고싫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찰이 얼마나 친근했고 편했는지 새삼 느꼈다.
경찰이 술취한 시민에게 맞는 모습도 심심찬게 뉴스에서 봤다.
시민이 경찰을 막 대하는 모습도 봤다.
편하고 만만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다.
그만큼 한국 경찰이 국민에게 덜 권위적이고 잘 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얼마나 소중 한지를 잘 모르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물론 많은 분이 경찰을 싫어 할지 모른다.
누군가는 경찰에 분노 할 것이다.
나 또한 평화로울 때 불편한 한 사람이 경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위험할 때 정말 도와 줄 사람도 경찰이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오래전 부터 갖고 있었다.
나름 약한 소시민이라고 생각해 왔던 사람으로서 딱히 누구에게,
어디에 나의 부당함을 호소할 곳이 없었다.
경찰에 신고하는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생각했다.
나만 조용히 착하게 바르게 산다고 세상이 나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사회가 다 같이 성숙하지 않은 이상 나 혼자 편할 수 없다.
그전에는 사회 안전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 안전망이 권력에 앞장서기 보다는 일반 소시민을 위하고
그 일을 조금 더 많이 하길 바랄뿐이다.
살아오면서 딱히 아는 경찰도 없다. 뭐 강철중 정도...
오늘은 경찰이 참 고마운 하루라 한국의 경찰이 생각나서 써봤다.
내가 어려울 때 위험할 때 전화할 곳은 911뿐이다.
날 위해 달려오고 위험을 감수할 사람도 119 이곳에서 일하는 분이다.
이분들의 삶이 안정되길 바란다.
국가에서 이분들의 안전을 위해 더 잘 해주길 바란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도 예전의 시골 경찰처럼 주변의
시민을 돌봐주는 경찰이길 살짝 바래본다.
그래도 딱지는 안받고 싶다.
그냥 연말엔 가까운 곳에 도네이션을 해야겠다.
미국 경찰도 시골 경찰은 참 인상도 좋고 착했다.
음...세번 걸렸었는데 웃으면서 말하고 친절하게 길도 알려줬다.
아. 티켓도 안줬다. 그래서 더 좋았다.ㅎㅎ
옛날에 경찰청 사람들 재미있었는데.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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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일어난 일이 내 일이 되니까 전혀 다르게 느껴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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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공권력의 강도 조절이 장소마다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미국은 내가 당할 땐 너무 과하고 부당하지만, 워낙 다른 배경을 가진 시민이 존재하다보니 어쩔 수 없겠구나하고 이젠 받아들이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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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처음 댓글 남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경찰과 친숙한 직업이라 대체로 한국 경찰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어요. 미국 출장 당시 들어가면 안되는 구역인 줄 모르고 멍청하게 걸어 가다 경고를 받았을 때 정말 쫄리더군요. "아 샛 스탑" 머 이랬던 것 같아요.
경찰 중에 갑은 러시아 경찰이죠. 경찰들이 돈을 빼앗습니다. 모스크바엔 경찰이 시민보다 많은 것 같아요. 사자만한 경찰견을 데리고 자동소총을 갖고 다닙니다. 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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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아직은 소심하게 스팀을 하니라...
미국 경찰은 평상시에도 위압적인 경찰이 훨씬 많죠....
러시아도 다녀오셨군요. 러시아는 그저 기찻길 뚤리길 간절히 바라는 나라입니다. 가보고 싶은 나라..
총! 생각 할 수록 무서운 무기 입니다. 여기선 스포츠 용품점 한쪽에서 파네요...휴스턴
한국경찰 정도면 그래도 좋은 경찰이 많은것 같습니다.
80년대엔 부패 경찰도 많았던것 같은데 지금은 가끔 말썽부리는 경찰도 많지만 대체로 좋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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