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문 없는 집에 대문을 달다. ......

대문 없는 집은 경계가 없어서 좋은듯 한데

스팀에 대문이 없으면 없는게 답답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도 대문을 달았습니다.

아는 분 따님이 그려줬습니다.

어떤게 좋을까 

제가 좋아하는 동물(?)을 그려달라고 했죠.

까만색 촉촉하고 앙증맞은 도롱뇽이나 두꺼비를 원했습니다.

파충류 별로 안좋아하는데...이 둘은 괜히 맘이 가요.

어려서 자주 접했기 때문인듯합니다.

도롱뇽은 일하다가 청소하다 가끔 봤습니다.

이십대 어느봄날

뚜껑을 덮어 놓은 모터펌프를 연결한 우물을 청소할 때였습니다.

땅에서 솟는 우물인데 우물안에 도롱뇽 알이 많이 있었습니다.

알을 손으로 건져 플라스틱 바가지에 담고 물을 부어놨습니다.

투명한 알 속에 꿈틀거리는 작은 생명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신기하고 묘한 뼝아리같은 마음을 느꼈습니다.

꼬맹이 때에도 도롱뇽 알을 신기해 하며 많이 만졌죠.

터트리지 않고 물속에서 퉁퉁치며 먼지를 씻어주곤 했습니다.

어릴 때에도 터트리면 안된다는 것을 그냥 알았던것 같습니다.

그저 만질때 그 촉감이 기분좋게했습니다.

도롱뇽 알은 개구리 알과 다릅니다.

개구리 알이 설사한 것 같은 모양으로 퍼져있다면

도롱뇽 알은 굵고 길게 투명한 튜브로 감싸져 있죠. 

그렇게 또아리를 감은 듯이 물속에 있습니다.

살살 건드리면 튜브하나가 다 움직입니다.

그날 (다시 물에 넣으려고 건져놓은...)

아버지께서 플라스틱 바가지에 건져놓은 도롱뇽 알을 

먹으라며 투명유리잔에 한쪽 끝을 터트려 따랐습니다. 

유리잔 속에는 

투명진주 같은 젤리 안에 까만 점이 있는 

깨끗한 알이 굴러다녔습니다.

까만점이 작게 움직이는 것도 있었습니다.

튜브알 두 개를 터트렸습니다.

더 채우려는 것을 겨우 말렸죠.

마시라

이걸 왜먹어

그냥삼켜

고맙기도하고 (몸이약해서 먹어야한다고...ㅠ)

이런걸 먹어야 하나

이거 먹는다고 뭐...

하면서도 

거절할 수 없는 상황6 궁금함4.

차마 입안에서 터트릴 용기는 없었습니다.

입 안에서 소심하게 담박한 맛을 느끼며 

목을 타고 후루룩 꼴깍 넘어갔습니다.

뱃속에서 부화하면 어쩌지 

순간 생각했죠

그날 이후로 우물에서 도롱뇽을 보면 너무나 이뻤습니다.

두번 다시 먹지 않았죠. 

도롱뇽이 잘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달걀먹는다고 닭에게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겠지만

노롱뇽 알을 먹으면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굼뜨게 움직이는 모습과

둥그스름한 두상은 

보고 있으면 참 귀엽습니다.

마른 땅을 빠르게 다니는 

도마뱀과는 다릅니다.

그때부터인지 누가 어떤 동물 좋아하냐고 물으면 

도롱뇽이 좋다고 답하곤 했습니다.

동물은 순한 누런 암소를 좋아합니다. 

근데..사진 안올라가는듯...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