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지 않는 바둑 실력 어떻게 하면 될까요? - 2부

소위 1급 대열에 계신 분들이라면 같은 1급이라도 실력 차이가 나서 경우에 따라서는 3점 이상의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기원에 따라서 그 실력이 틀리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 소위 짠1급이나 강1급의 폭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물1급이나 약1급에서 강1급이 되는데에는 그 어떤 급수에서 느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 만큼 고수가 되는 길이 어렵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저 나름대로 바둑에 새로 눈을 뜨게 되는 계기는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고, 이제부터 지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먼저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시작해 나가게 됩니다. 저는 처음에 바둑을 배우면서는 조치훈의 실리형이 바둑의 전부인양 모든 바둑은 의례 실리 위주로 집차지를 하다가 불리하면 상대 진영에 침투해서 타개하는 그런 게임으로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오청원의 포석이나 사카다의 전투 등 특정 분야에 일가견이 있던 기사들의 바둑을 두어 보면서 조치훈의 스타일에 젖어 있었고 후에는 김인 국수의 힘 바둑이나 조훈현 국수의 속력 바둑에 매력을 느끼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정작 제게 충격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기사는 우주류의 원조라 불리우는 다께미야이었습니다. 특히 조치훈과 수많은 대국에서 극히 대조적인 스타일로 묵묵히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며 두는 바둑이야말로 제가 배워야할 점이라고 생각하였고 저 또한 창의적이면서 공격적인 호방한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우주류를 나의 스타일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다께미야의 우주류라는 3권짜리 책을 진짜 정성을 다해 읽고 내 것으로 만들어 보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러면서 대국에 임할 때는 책에서 보고 느낀대로 전과는 달리 승부에 상관 없이 나만의 우주류를 만들어 나가려고 애를 썼지요. 종전에 두던 소목이나 삼삼은 아예 제 바둑에서 사라져 버렸고 거의 100% 화점 바둑으로 일관하였으며, 귀에서 날일자 걸침보다는 높은 한 칸 걸침 등 모든 돌이 4선 이상에서 떠다니는 그런 바둑을 두게 된 것이지요. 승률은 어땠을까요? 아직 우주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 한 제 바둑은 그 승률이 어느 정도 떨어진 것은 물론이지만 재미있는 것은 하수들에게 우주류를 써먹지 못 해(하수들과의 대국 경우 상대방이 여러 화점에 기착점들을 놓고 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숭률이 훨씬 더 형편 없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어느덧 공포의 상수가 아닌 만만한 상수로 전락이 되면서도 저는 내심 이제 내 스타일이 생기려나 보다 하고 위안이 되었지요. 그러다가 차츰 맞바둑 승률도 오르면서 접바둑 승률도 오르더군요(물론 전처럼 터무니 없는 칫수는 더 이상 두지 않게 되었지만). 이와 같은 과정을 지금에서야 한 페이지로 담는 것이지만 그 당시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승부에 집착은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남달리 승부욕이 강했던 저라서 지고 나면 마음이 상하고 복기를 해 봐도 어떻게 그 바둑을 뒤집을 수 있는지 혼자서는 답이 잘 안 나왔지요. 이렇게 아무 의미 없이 두는 것이 나의 바둑을 두는 길인지? 이런 것이 지는 방법을 배우는 길인지? 바둑이 더 어려워진 것 같고 아니면 우주류는 내 스타일이 될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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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서울에서 개막전을 펼친 9기 기성전 도전7번기는 일본기전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벌인 도전무대로 대단한 관심을 끌었다. 도전자 다케미야 9단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조치훈 기성.​

그러다가 우주류의 근본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나의 스타일(엄밀히 말하면 다께미야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겠지만)을 완성하게 됩니다. 소위 우주류의 3단계 근거 - 모양 - 공격의 3박자인데, 글을 쓰다 보니 원래는 2부로 마칠 생각이었는데 내친김에 제가 이해한 우주류에 대한 설명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오늘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3부에서 최종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https://steemit.com/kr/@onofftrade/g7set-1 늘지 않는 바둑 실력 어떻게 하면 될까요? -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