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 안해원
어머니 주름 속에 잠긴 날들
층층이 쌓여 패각처럼 붙은 손톱 밑에
오래전에 바다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소리없이 뺨을 타고 가슴에 고인 물결
남모르게 닦아내었을 손가락 끝엔
온 몸을 휘감던 바다의 흔적이
딱딱한 돌기 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차갑게 굳어졌던 동태의 지느러미가
갯내음에 싱싱하게 파닥거리는
밥상 위에 올려 진 국그릇 속에
소금 뿌려가며 휘휘 소용돌이 만들던
어머니 손가락
지워내려 해도 지워지지 않을 아픔이
그릇마다 짠내음으로 묻어나던 때
그때부터 내 손가락 끝에도 돌기가 생겼을까
울컥, 가슴으로 바닷물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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