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앱을 지우고…2주 동안의 변화

in kr •  6 years ago 

페이스북 앱을 지운 뒤 데이터 등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서 확인해주세요

http://ohseyong.com/?p=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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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앱 지운 뒤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아침에 이불 위에서 밍기적 거리는 시간이 대폭 준 것이다. 지난 글에서도 설명했듯, 아침에 일어나면 최소 10개의 페이스북 알림이 와 있었다. 좋아요 등 반응을 보고, 태깅 되거나 내 포스트에 달린 댓글에 답변을 달고. 타임라인을 몇 번 땡기다 보면 15분이 훌쩍 지난다. 새로운 소식을 확인한 뒤 인스타그램을 켜고 친구들의 먹방과 시바견 사진을 보고 있자면, 금새 30분. SNS를 하다가 아침 운동을 거른 적도 있을 정도였다. 헌데 이 시간이 모두 사라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손흥민 골’ 정도다. (우리 흥민이 요즘 골이 없네?) 그 다음은 실시간 검색어 정도? 노트북을 열지 않으면 페이스북을 보지 않으니 연결될 여지가 없다. 덕분에 아침 운동을 다녀온 뒤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지하철에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SNS를 하면서 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다고 느꼈는데, 역시나 그 시간이 부족했다. 특히 지난 주에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생겨 기사를 정리할 시간이 충분했다. 여유가 생겨서일까? 가볍게 새로운 인터뷰를 했는데, 그 기사가 내가 올해 쓴 글 중 가장 높은 뷰를 기록했다. 공유도 많이 됐다. (코딩하는 공익 반병현 CTO “AI 활용한 보급형 스마트팜, ‘상상텃밭’이 만든다”)

최근 아이디어가 고갈됐다고 느꼈는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정리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늘자 아이디어도 늘고, 이를 정리할 여유도 생겼다. 새로운 일을 시도할 동력이 생긴 것이다.

페이스북 앱 지운 뒤 단점


가장 큰 단점은 종종 업무의 방향성을 잃는 것이다. 헌데, 이 단점은 사실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늘 페이스북에 온라인으로 있다 보니, 페이스북 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일을 진행하곤 했다. 내 페이스북 친구는 대부분 개발자고, 개발자들의 이슈를 보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다. 고객 시장 조사랄까?

헌데 페이스북을 지우니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어떻게 할 지 잘 모르겠더라. ‘나 이제 뭐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내 업무를 페이스북이 지시하고 있던걸까?’ 하는 무서운 생각…

시간을 내 업무를 정리하고, 나눴다. 간단한 정리 도구가 필요해 ‘구글 킵(Google Keep)’을 설치해 사용했다. 구글 킵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딱 메모장 기능만 사용하려면 구글 킵 괜찮다.

페이스북 앱을 지운 뒤 잃어버린 방향성은 금새 되찾았다. 이제는 내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아이템 부족이다.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니 만나는 사람에 따라 적절한 대화 주제를 던져야 하는데, 페이스북을 하지 않으니 상대가 최근 관심 갖는 주제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페이스북 자체를 하지 않는 미팅 대상 등 상대가 모두 SNS를 즐겨하는 것은 아니기에 모든 미팅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 앱 지우고 2주간 살아보니


결과적으로 페이스북 앱을 지운 것은 만족스럽다.

업무 특성상 페이스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첫 번째 주에는 스트레스와 내가 앱을 지웠다고 공표를 했다는 압박감에 페이스북 자체를 노트북으로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단점에서 말했던 적절한 주제를 찾기 어렵다거나, 종종 콘퍼런스에서 만나는 대상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거나 소속 등이 기억나지 않아 모바일 브라우저로 검색할 때도 있다.

페이스북 앱을 지웠지만,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업무 특성상 SNS는 잘 사용하면 무척 좋은 도구다. 앱을 지워 과도한 연결에서 벗어나도 노트북으로 충분히 접속할 수 있고, 급할 경우 모바일 브라우저도 있으니 앞으로도 앱은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SNS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SNS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직종의 독자라면 우선 모바일 앱을 지울 것을 강력 추천한다.

방금 SNS에 올라온 내용을 당장 확인하지 않아도 그다지 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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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쭉 읽어가니

페이스북이 인생의 낭비인 다섯가지 이유

해당 동영상이 떠올랐네요

잘 보고 갑니다.

후후... 공감됩니다 감샤해요 ㅎㅎ

SNS는 스팀잇만 있는거 아니었나요????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아예 페북을 안하는 사람으로서도 공감이 많이 됩니다.

저는 사내에서 사용하기도 하고... 업무 특성상 안하기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ㅎㅎ

재밌게 읽었어요 ;)

그래서 저도 페북은 가급적 PC로, 업무시간에만 확인합니다 ㅎㅎ

어느샌가 우리삶 깊숙히 강한 영향력을 주고 있었던게 사실이죠~

맞습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