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연재] 겜블라이프 #15

in kr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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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인터넷 커뮤니티에 흩어져 있는 이른바 꽁 거지들을 모으기는 쉬웠다.

나는 그들이 원하는것을 정확히 알았다. 그들은 정보를 원했고 나는 그들보다 정보력이 좋았다.

정보를 교환하다가 그 인간에 대해서 흥미가 생겨서 술도 한잔 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내 계획에 힘이 되어 주었다.

생각보다 일은 아주 수월하게 진행 되었다. 나는 네이버에서 카페 활동을 해보았다.

그래서 그들을 모아서 카페를 만들었다. 카페 이름은 이른바 [꽁 군단].

하하하. 웃음이 터질 정도로 이름이 참 저렴하다. 하지만 이것만큼 적격인 이름은 없다.

그 이름을 지은 것은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서 저그 종족이 군단을 이루어 부대지정을 해서

공격을 가듯이 토사장을 초토화 시켜버릴 꽁 충들을 만들어서 사이트를 쓸어버리겠다는 웃기는

생각이다.

두번째도 정보를 교환 할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만든 나의 닉네임은 박소대장인데

소대장이라는 말이 군대 용어이니 꽁 군단을 만들어서 1소대 2소대 3소대 를 나눠 일단

중대를 만들고 대대를 만들고 연대를 만들 정도로 사람을 모겠다는 유머러스한 생각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했지만 하고 나니 단지 유머러스한 생각은 아니었다.

사이트 측에서도 갑자기 그런 이벤트 중에 가입자가 한꺼번에 몰려들면 눈치를 채는 경우가

있었는데 소대별로 그렇게 섹션을 나누니까 한번에 정보가 퍼지지 않고

정보의 교류가 원활하지 않게 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 했기 때문이다.

정보란것은 모두가 알게 되면 모두가 모르는것처럼 쓸모가 없는것이 되니 말이다.

우선 내 판단으로 정보력이 빠르고 제법 쓸만한 꽁 거지들에게 내가 정보 공유를 카페를

만들 것인데 가입만 하면 고급정보를 준다고 미끼를 내 걸었다.

꽁거지를 낚는 낚시를 시작한것이다.

가입만 하면 1~2만원짜리 정보들은 아주 많은 편이다.

3~5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정보들은 그들에게는 이른바 고급 정보였다.

그들은 그 유혹에 굴복해서 떡밥을 먹는 붕어처럼 모여들었고 카페에 하나 둘씩 가입 했다.

물론 가입만 하고 정보를 받은 후에 그들은 전혀 그 공간에서 활동하지 않았다.

불과 반나절만에 30명 정도를 모았다.

그리고 다음날에 두번째 계획을 실행했다.

카페 채팅방을 개설해서 이벤트라는 명목으로 돈을 뿌린 것이다.

그냥 초성퀴즈 라던지 유머글을 두개 이상 올리면 담배값을 준다던지

아이디가 웃겨서 마음에 든다던지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하고 명분을 만들어 돈을 뿌렸다.

근데 실제로 내가 모은 꽁거지들은 아이디뿐만 아니라 진짜 웃긴놈들이 많았다.

그 새끼들은 내가 겪어보지 못 한 진짜 창의적인 새끼들이었다.

30만원 정도를 투자 해서 이벤트를 했다.

삼일도 안되어서 회원이 60명 정도가 되었다.

나는 카페 운영 방향에 대한 공지를 했다.

이른바 꽁칙이었다. 꽁칙은 그카페에서는 법과 같은것이었다.

이 카페의 꽁거지들은 꽁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와 페이스투페이스를

한 자라도 예외 없이 강퇴라는 규정을 적용할것이라고 어름장을 놨다.

그 내용은 제법 격식이 있는 것이었지만 요약하자면 대충 이랬다.

  1. 이 카페는 온라인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토사장을 상대로
    유익한 정보를 공유 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곳이다.

  2. 욕설은 허용되나 고인드립이나 일베드립은 허용되지 않는다.
    수위가 높은 성적인 드립과 야한 사진도 허용되지 않는다.

  3. 정보 공유의 방식.

카페에 정보를 공유할때에는 최초 공유자가 날짜와 사이트 명을 초성으로 적고

제공 되는 머니와 환전의 위한 조건을 명시한다.

정보를 공유 받고자 하는 자가 댓글을 달면 공유자가 비밀 댓글로 정보를 공유한다.

정보를 받은 자는 이기든 지든 최후의 배팅의 내역을 공개하여야 한다.

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환전을 하였다면 정보 공유자에게 30%의 뽀찌를 지급한다.

정보를 제공 받고도 배팅내역을 올리지 않거나 뽀찌를 지급하지 않을시 강퇴 한다.

뭐 이런 비슷한 내용이었다. 공지 이후

미리 입수 해둔 정보를 카페에 게시하고 솔선 수범을 보였다.

이후 처음에 만든 네이버 카페는 얼마 못가 네이버의 규정 위반으로 터지게 되었지만 꽁칙은

카카오톡 채팅방, 밴드, 다음카페를 오가며 여러번 그 터를 달리하여도 정보 공유방식의 뼈대로 남았다.

다른 곳으로 옮길 수록 나는 가입에 엄격함을 두었다.

나중에는 신분증을 받고 집으로 날라온 통지서의 이름과 일치하는 경우에만 가입을 시켰다.

실제로 회원으로 가입만 하고 있어도 하루에 5~ 20만원까지 꽁짜로 게임 할수 있는 돈이 생기는 데다가

여벌의 핸드폰과 명의 정보가 있다면 아이피를 달리해서 그 두 배의 세배가 넘는 돈이 하루에

게임 시드로 생길 수도 있으니 그렇게 해도 가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넘쳐 났고

꽁칙을 어기고 강퇴를 당한 후 돈이 떨어지자 다시 가입을 시켜달라고 애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꽁칙은 엄격한 것이라 예외를 둘순 없지만 이번만 봐준다며 다른 닉네임으로 가입을 하게 하고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는 안된다고 한 뒤 대부분 다시 가입 시켜주었다.

강퇴를 하고 강퇴에 대한 규정을 공지하는 것은

그외 회원들에게 꽁칙의 엄격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뿐이고 정보력이 빠르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으면 나는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꽁거지들 사이에도 돈거래 문제가 발생하기 일쑤였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가 이슈화 된다면 빌려준 사람까지 강퇴시킨다고 아에 못을 박았다.

정보를 먹고 날르거나 뽀찌를 지급하지 않거나 다른곳에 정보를 풀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놈들을 강퇴하다보니 나를 모방해서 그렇게 카페를 만드는 놈들도 생겨났다.

2016년 연말즘에는 나에게 그런것들이 별 의미가 없어서 관두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관두게 된 경위는 관리하기가 귀찮아서 몇번 술을 먹었던 동생에게 매니저를 맡겼는데

그 동생이 내 뒤에서 회원들 정보를 빼내어 따로 카페를 차려버린것이었다.

그리고 박근혜는 탄핵 되었고 인터넷 도박판은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고

그때 쯤에 나에게는 그런 정보와 공간이 나에게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도 어딘가에 그런 곳이 운영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관심도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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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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