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워런 버핏은 인도 방문 중에 경영 대학원생들을 청중으로 한 좌담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진행자가 버핏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실제 투자에 들어갈 때 정확히 무엇을 살펴보십니까?”
버핏의 답변에는 특정 기업과 미래 경제 잠재력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오랜 기간 밝혀온 모든 핵심이 담겨있었다. (괄호 안의 글은 필자가 추가한 것이다.)
맥도날드 매장이나 켄터키 프라이드치킨 매장을 운전하면서 지나칠 때마다, 자동 반사적으로 “이 기업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떠오르곤 합니다.
얼마나 많은 고객을 방문할 수 있을까(수요, 확장성, 성장 잠재력)? 매출 총이익은 얼마나 될까(수익성, 가격 결정력)?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할까(확장성)? 길 건너편에 다른 브랜드의 치킨 매장이 문을 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경쟁력, 진입 장벽, 해자)?
이런 생각들을 해봅니다. 치킨 매장에만 해당하는 질문이 아니라, 구글이나 다른 기업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기업의 경제 잠재력, 경제적 미래를 평가하는 데는 이 질문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을 모르면 이 질문에 답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접근하지 말라).
하지만 때로는 이 질문의 답을 아는 기업(단순한 기업)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게 투자의 전부입니다.
오래전에 이솝이 말한 것처럼, "손안에 새 한 마리가 숲속의 새 두 마리보다 낫다."라고 말했습니다(현금 흐름 할인법의 정의). 기원전 600년에 나온 말이고, 지금은 현금 흐름 할인법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솝은 이미 2,600년 전에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알아내려고 하는 것은 숲속의 두 마리 새를 잡을 수 있다면, 언제 잡을 수 있느냐?(미래 현금 흐름의 발생 시점) 숲속에서 새를 잡을 가능성이 얼마나 확실한가?(미래 현금 흐름의 확실성) 새를 세 마리 잡을 수 있는 다른 숲은 없는가?(기회비용, 더 나은 대안)라는 질문의 답입니다.
내가 말한 것들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입니다(투자는 간단하지만, 단순해야 할 때만 단순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들여 살펴보면서, "이 숲속에 얼마나 많은 새가 있는지 나는 모른다."라고 생각하십시오(해당 산업의 특성, 예를 들어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많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복잡한 기업들). 답을 얻은 후라야 다음으로 넘어가십시오(일생 동안 훌륭한 기업 몇 개만 찾아내면 충분하다).
이렇게 버핏은 투자할 기업을 선택할 때, 뉴스와 소음의 어지럽게 얽히고설킨 상황 속에서 우왕좌왕하지 말고, 몇 가지 핵심 요소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위에서 버핏이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업/주식을 분석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가장 중요한 체크리스트를 간단히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해당 기업의 사업 방식을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가? (사업이 복잡할 경우 종종 경영진이 극복하기 힘든 복잡한 문제가 생기곤 한다.)
2.해당 기업이 과거 5~10년 동안 매출과 주당 순이익을 꾸준히 높여 왔는가? (성장률보다는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3.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수요가 얼마나 많은가? 향후 10년 동안 이 제품 수요가 성장할 만한 활주로가 있는가? 갑자기 제품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는가? (과거에는 수요가 많았다고 해도, 미래에도 계속 많을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 가능성이 적은 단순한 제품/서비스를 생산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4.해당 기업이 과거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는가? 미래에도 확장할 수 있겠는가? (사업이 너무 자본 및/또는 노동 집약인 경우,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경영진의 과거 실적이 미래의 역량을 짐작할 수 있는 좋은 지표이긴 하지만, 산업마다 특성이 있고, 이 특성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5.해당 기업이 10년 후에도 사업을 지속하면서, 지금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가? (기업의 제품/서비스 수요가 많고, 수요의 연속성이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6.해당 기업이 속해있는 산업이 얼마나 경쟁이 치열한가? 주요 경쟁 기업들에 비해 어떤가? 경쟁력을 유지할 만한 해자가 있는가? (가격 결정력이 있는지, 이윤폭은 높은지, 경쟁 우위는 큰지, 진입 장벽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7.과거 경영 실적으로 바탕으로 경영진은 얼마나 우수한가? (과거 8~10년 동안의 자본 배분 상황, 자본 수익률, 기업 지배 구조 및 경쟁 기업 대비 성과를 살펴봐야 한다.)
8.해당 기업이 사업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운전 자본 지출이 필요한가? (이러한 분야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출해야 하는 기업은 마치 러닝머신 위를 계속 달려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런 기업의 재무 구조는 왜곡 과장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주주 가치 창출이 어렵게 된다. )
9.해당 기입이 지출보다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가? (현금 지급기 같은 기업이 경제 환경이 나쁜 상황에서도 생존하고 번영할 가능성이 더 크다.)
10.과거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었는가? (미래의 확실성과 현금 흐름 타이밍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지표이며, 사업의 연속성 판단뿐만 아니라 주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평가하는 데 필요한 필수 요소다.)
11.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기회비용은 얼마인가? 해당 기업에 투자하게 되면 무엇을 절충해야 하는가? (차선의 대안 기업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쩌면 대안으로 나온 기업보다 해당 기업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
단순함을 유지하라
주식 투자에서 우리는 종종 위대한 기업을 찾아내는데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것에 너무 열심히 매달리고, 그런 쓸데없는 엄청난 노력과 거기서 얻은 지식으로 위대한 기업을 찾을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한다. 우리는 사실 결과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기업의 온갖 구구절절한 내용까지 분석하려고 애쓰곤 한다.
세스 클라만이 안전 마진에서 말했듯이,
투자자들은 완벽하지 않은 지식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있고, 불확실성이란 위험을 감수할 때 좋은 보상이 뒤따른다.
많은 투자자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마지막 하나까지 알아내려고 뒤지고 다니기 때문에, 불완전한 정보로도 아주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버핏이 경영 대학원생들에게 설명한 것처럼 단순함을 유지해야 한다.
버핏의 좌담회 동영상
자료 출처: Safal Niveshak, "Stock Analysis: The Most Important Things (Plus, A Case Stu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