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의 뿔은 아일랜드 큰 사슴이 남긴 것이다. 이 불쌍한 사슴은 10,000년 전에 멸종됐다. 아일랜드 큰 사슴은 큰 뿔이라는 축복받은 경쟁 우위가 어떻게 실패의 원인이 되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아일랜드 큰 사슴의 뿔은 우스꽝스럽게 컸다. 아일랜드 큰 사슴의 뿔은 현대 사슴의 나뭇가지 모양같이 않고 두께가 몇 인치나 되는 단단한 판들이 붙어있는 모습이다. 무게도 100파운드가 넘어서 몸무게의 10%나 차지했다.
큰 뿔은 경쟁 우위라고 할 수 있다. 큰 뿔은 먹이로 잡혀먹지 않게 해주고, 암컷에게 진정한 수컷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아일랜드 큰 사슴의 뿔은 통제가 되지 않았다. 아일랜드 큰 사슴들은 자기 뿔을 보고 “됐어, 이 정도면 충분히 자랐어, 더 이상은 안돼. 가만히 있어.”라고 말했지만, 뿔은 종이 멸종할 때까지 자랐을 것이다.
큰 뿔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영양분, 특히 칼슘과 인이 필요하다. 여름에 충분히 먹어놓지 못하면, 겨울 동안 체중을 유지하는데 쓰여야 할 에너지가 뿔이 자라는데 쓰였다. 기후가 변하면서 먹이가 줄어들게 되자, 수컷들은 점점 더 야위어 갔다. 그르고 뿔이 더 커질수록, 환경 변화에 살아남기가 더 어려워졌다.
젊은 수컷들에게는 맞교환이 불가능한 상황이 닥쳤다. 겨울철에 덜먹고도 살아남으려면, 뿔이 작아야 했지만, 을 수 있었지만, 암컷을 유혹해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는 큰 뿔이 필요했다. 이윽고 아일랜드 큰 사슴은 멸종에 이르렀다.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일랜드 큰 사슴이 영양분의 효율적 이용하는데 필요한 작은 뿔과 암컷에게 선택되는데 필요한 큰 뿔 사이에 균형을 맞춰 뿔의 크기를 줄일 수 없을 만큼 환경 변화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다.
다른 유럽 큰 사슴 종들은 동일한 생태 조건에서 살아남았다. 모두가 아일랜드 큰 사슴보다 뿔이 작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단점처럼 보이는 작고 연약한 뿔이 실제로는 생존의 열쇠였던 것이다.
경쟁 우위는 얻어내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해 나가는 것은 더 어렵다. 또한 경쟁 우위는 한 단계에서는 위대해 보이지만, 다른 단계에서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경쟁 우위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이 어느 단계에서 경쟁 우위 역할을 할 수 있다.
투자와 사업에서도 그런 경우가 몇 가지 있다:
1. 약간의 빚
빚지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빚은 선택의 폭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빚이 하나도 없어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집중력을 흩트릴 수 있다.
약간의 빚은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약간의 빚은 갚을 계획을 세우게 해주고, 비 오는 날에 대비해 돈을 만들어두게 해주며, 자만에 빠져 우쭐하지 않게 해준다. 돈이 부족할 때 그 절박한 심정을 느껴보지 못하면, 돈의 진정한 가치를 배울 수 없는 것처럼, 약간의 빚은 나태해지려고 할 때 경각심을 갖게 해준다. 맥가이버같이 유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면, 돈이 많이 한 번도 빚진 적이 없는 사람보다는 1원까지도 꼼꼼히 확인하는 싱글맘이나 싱글파더가 더 좋다.
또 사례가 있다. 몇 년 전 징가가 상장할 당시, 투자자들에게 자사 직원들이 상장으로 큰돈을 벌 것이고, 그러면 “계속 여기서 일할 동기가 줄어들지 모른다.”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우리는 결핍보다 풍요로움을 다루기 더 어렵다. - 나심 탈랩
2. 어쩔 수 없이 새로 시작하는 것
지난해 캘리포니아 산불로 아보카도 농장의 60%가 불타버린 농가가 있었다. 재앙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근사한 다른 일화가 있다.
아보카도 나무는 열매를 맺기까지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심은 후에 농장을 떠나도 된다. 산불 이전 옛날에 지은 농장에는 구식 관개 기술로 아보카도 나무를 키웠다. 그 농가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불타버린 나무들을 치우고, 열매를 맺는 데 10년이나 걸리는 나무를 다시 심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산불은 그 농가를 어쩔 수 없이 새로 시작하게 해주었다. 이제 원했던 이상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 산불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아보카도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고, 산불이 피해 간 다른 구식 농장들보다 더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부담하는 가장 큰 비용 두 가지는 직원 보상과 매몰 비용이다. 때때로 매몰 비용에 대한 집착은 떨쳐버리기 어려울 정도로 재앙 같은 역할을 한다. 2차 세계대전 초기 몇 년 동안 독일 군대가 그토록 강력했던 한 가지 이유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총기, 탱크, 선박 및 비행기를 동맹국에 몰수했기 때문이다. 이후 독일 군대는 신식 무기로 무장한 반면, 다른 나라 군대들은 구식 장비로 싸워야 했다. 1917년 모든 것을 빼앗긴 것이 오히려 새로운 경쟁 우위를 만들어 준 것이다.
실제 사례를 보자면, 새로운 산업에서는 유일하게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기업들이 성공하는데, 그 이유는 젊은이들이 제품이나 경영 방식에서 과거의 개념에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 지식이 훌륭하긴 하지만, 나쁜 부작용을 가져온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딘 윌리엄스
3. 낮은 평가
모든 스타트업은 높은 평가를 받에 자금을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 그렇게 되면 창업자, 임직원 및 기존 투자자들은 장부상이긴 해도 큰 보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높은 평가가 단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결과물에 비해 스토리에 터 잡은 말도 안 되게 높은 평가를 받을 때는 더 그렇다.
금융 시장에서 평균회귀만큼 강력하고 가차없는 힘도 없다. 처음 말도 안 되는 평가를 받게 되면, 다음 자금 조달은 더 낮은 평가로 이뤄지게 된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좋지 않다. 첫째, 잠재 투자자를 쫓아 버릴 수 있다. 골목만 돌아가면 투자할 스타트업에 널려있는 산업에서는 그런 고평가된 곳에 투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더 심각하게는, 직원의 스톡옵션 행사 가격이 주가보다 높아질 수 있고, 직원의 동기부여에 악영향을 미치기 된다. 409a 평가 방식으로 행사 가격을 낮춘 새로운 스톡옵션으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상장 기업의 경우가 가장 위험합니다. 2008년, 시장에서 썰물이 빠져나갔을 때가 그랬다:
경영진 보상 조사업체 이퀼라에 따르면, 당시 실리콘 밸리의 상위 150개 상장 기업 중 직원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이 주가보다 높았던 기업이 80% 이상이었다. 90% 기업의 CEO 역시 행사 가격이 주가 높은 스톡옵션을 들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평가는 아일랜드 큰 사슴의 거대한 뿔과 마찬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 힘든 시절에 건사하기에는 너무 크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 알맞은 경쟁
사람들은 전쟁 중에 서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평화 중에는 스스로를 파괴한다. - 나심 탈랩
이 말을 이렇게 바꿀 수 있다.
경쟁 기업들은 서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경쟁자가 없어지면 스스로를 파괴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직접적인 경쟁자가 드물거나 없는 때가 있는데, 특히 신상품을 내놓았을 경우가 그렇다. 이런 시기가 선물처럼 보이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 선점자의 우위가 신화라고 말해주는 반례들이 많다. 직접적인 경쟁자가 없게 되면, 경쟁자에게 간접적으로 배울 수 없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빠르게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제품을 더 좋게 만들지 않아도 고객을 뺏길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만족함에 안주하는 것보다 바쁘게 뛰어다니는 편이 훨씬 낫다.
자료 출처: Collaborative Fund, "Counterintuitive Competitive Advantages"